벌써 20년이나 지났다. 형과 함께 니콘F401 를 손에 넣는 것을 계기로 가끔 사진을 찍곤 했다. 사진이라는 묘한 매력이 클로즈업된 사진들과 세상이 멈춘 듯한 한장 한장의 사진속에서 느낄 수 있었다. 손을 통해서 온몸으로 느껴지는 그 찰깍하는 진동에 묘한 쾌감까지 느낄 수 있었던 기억이 이제 특히나 새롭다. 대학을 마치고 군입대를 하면서, 뜻하지 않게 군에서도 정훈관련하여 사진을 만질 수 있었다. 기록사진이라 잘 찍고 싶은 욕심이 생겼고 어느정도 군 생활을 한 이후에는 집에서 사용하던 F401 카메라를 반입까지 결심할 정도로 열정을 가지고 촬영을 했던 시기가 있었다. 그리고 그 이후 알게 모르게 서서히 시간이 흘러 오늘에 이르렀다. 딱히 특별한 이유도 없었는데 왜 그 동안의 세월은 사진에 세상과 삶을 담을 기회가 점점 줄어들었던 것인지... 그간의 오랜 시간만큼이나 사진에 대한 변화도 많다. 디지탈 카메라가 나오면서 필름과 인화비용이 줄어들게 됨으로써 사진에 대한 부담감이 많이 사라짐과 동시에 사진은 누구나가 접할 수 있는 하나가 되지 않았나 싶다. 특히나 핸드폰에 카메라 기능이 내장되고 저해상도에서 이제는 수백 메가픽셀급도 핸드폰에 내장이 되는 실상이다. 초기의 고가 디지탈 카메라의 해상도조차도 이제는 핸드폰 내장 카메라만도 못할 만큼 기기의 발전은 거듭되어 왔다. 이처럼 많은 것은 바뀌었으나 사진을 찍어야 하는 사람들에는 변하지 않는 그 무엇이 있다. 어쩌면 "내 사진에 힘을 주는 101가지"가 그것이 아닐까 그림이나 조각, 음악처럼 사진도 하나의 예술임과 동시에 이제는 삶의 일부분이라고 생각된다. 그만큼 이제는 우리 삶에서 뗄라야 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은 구절은 바로 다음 구절이다. "사진은 빛으로 그린 그림이다". 어찌 사진을 이렇게 멋스런 말로 표현 할 수 있었을까. 빛이 없다면 결코 사진이란 있을 수 없으리라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 빛의 방향과 빛의 양에 따라 이 세상을 담아내는 것, 바로 사진을 찍는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사진기자 활동을 하고, 포토 저널리즘을 연구한 저자 곽윤섭은 생활 사진가들에 사진활동에 더 편하게 다가설 수 있게 하며, 최소한의 사진가로서 예의와 도리가 무엇인지 말한다. 또한 작품으로서의 획기적인 한컷의 사진을 찍는 사진가이기 이전에 먼저 사람다워야 한다고 말한다. "우물에 빠지려는 아이가 있다면 사진을 찍을 것인가? 그 어떤 명분도 사람의 목숨만큼 소중하진 않다. 아이를 구할 수 있다면 사진 따위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또 뱀이 아주 희귀한 새의 알을 먹으려는 것을 보게 된다고 할지라도 사람은 그들 사이에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뉴스를 보면, 각종 우울한 소식들이 세상을 채우고 있다. 보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세상이 험악해졌다거나 사람을 믿지 말아야겠다는 소식들이 널리고 널려 세상을 더욱 더 폐쇄적으로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현실이다. 즐거운 마음으로 빛의 도움을 받아 바라보고 세상, 특히나 긍정적이고 아름답고 세상을 더욱 살아갈 만 한 곳으로 만들 수 있는 사진들이 세상에 널리 넘쳐 흐르기만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