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공유오피스에 잘 오셨습니다.
김이랑 지음 / 카멜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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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좋아하시나요?

 

어렸을 때부터 성인이 되어서도 고양이 VS 강아지를 물으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강아지를 선택하곤 하던 저였는데요. 요즘 들어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차마 입을 떼기가 어렵습니다. 정말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박빙의 대결 아닌가요? 하긴 그런 걸 가려서 뭐해요. 고양이든 강아지든 우리 곁에서 함께 숨 쉬며 살고 있는 너무나 사랑스런 동물인 것을.

 

프롤로그_고양이와 작업실을 공유합니다

1 내 고양이는 아니지만

2 고양이 있는 생활

3. 아무래도 넌 내 고양이

4. 집사의 기쁨과 슬픔

5. 너희에게 배운다

에필로그_입양도 동거도 아닌 가족적 생활

차례

 

『고양이 공유오피스에 잘 오셨습니다』는 7평 짜리 작은 작업실을 어느날 불쑥 나타난 고양이 네 마리와 기꺼이 공유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초보 집사에서 시작해 이제는 어느 정도 고양이 집사로서의 궤도에 오른 작가의 글은 읽으면 읽을수록 그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져서 책장을 넘기게 됩니다. 귀여운 일러스트와 보기만 해도 꺄악, 소리가 나는 냥이들 사진이 곳곳에 포진되어 있는 건 안 비밀이에요. 덕분에 늦은 밤 책을 펼쳤다가 중간에 책장을 덮지 못하고 끝까지 다 읽어 버리고 말았어요. 아껴 읽을 걸 그랬다며 뒤늦은 후회를 했지만, 괜찮아 다시 보면 되지~ 하며 책장을 자꾸 팔랑팔랑 넘겨 봅니다.

 

작가님의 작업실은 제목처럼 말 그대로 공유오피스!! 공유의 대상이 사람이 아닌 고양이라는 것이 남다르지요. 고양이들과의 첫만남부터 작업실을 공유하게 된 과정과 적응기, 정착기를 지나 그토록 염원하던 좀 더 큰 작업실로 이사를 갈 때까지의 이야기가 순차적으로 진행됩니다.

 

어머, 이거 고양이 일기네? 로 시작해서 아, 이제 아이들 이름과 특징을 줄줄 읊을 수 있을 것 같고, 그 고양이 친화적인 동네는 과연 어디인지, 작가님 작업실은 대체 어디에 있을지, 동네 어르신이나 꼬맹이들처럼 작업실 앞으로 찾아가 마치 그 동네 주민인 것처럼 스리슬쩍 지나치며 냥냥이들과 인사하고 싶다는 내적 비명을 지르는 수순을 밟았습니다. 네, 저도 모르게 공유오피스 냥이들에게 입덕하게 되는 마성의 에세이입니다.

 

공유오피스에 머무는 구수하고 정감가는 이름의 냥이들을 불러볼까요? 복길이, 복남이, 막내 그리고 지금은 자유로운 냥이 생활을 즐기는 정남이까지 다들 어찌나 사랑스러운지요. 처음엔 걸죽하게 고양이 말로 욕하는 줄 알았던 흰점이(징징이)와 친화력 짱인 동네 고양이 콩이, 똘똘이, 흰둥이들도 틈틈이 등장합니다. 캐릭터 설명은 물론이거니와 친절하게 냥간관계도까지 있습니다! 읽는 동안 냥이들의 귀여움에 여러 번 심장 어택을 당했어요.

 

물론 냥이와 함께하는 생활은 그야말로 '생활'인지라 여러가지 어려움이 뒤따르지만요. 초보 집사로서의 고군분투기를 읽으면서 함께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기도 했습니다. '냥이일지'처럼 고양이 사료와 캔, 간식들, 좋아하는 장난감, 고양이마다 다른 각각의 특징들이 세세하게 기록되어 있는데 왜 이렇게 눈을 뗄 수가 없을까요?

 

곰곰 생각해보건데 "고양이 일지라 쓰고 집사 성장기 라고 읽는다" 라고 감히 던져 봅니다. 제겐 마치 청소년 성장 소설처럼 흥미진진했던, 그러나 소설보다는 아주 가깝고 친근해서 더 푹 빠져 읽게된 에세이였어요. 냥이를 좋아는 하지만 키우지는 않는 1인으로서 고양이에 대한 지식이 그리 많지 않은 저와 처음엔 그닥 다르지 않았던 작가님이 우연히 냥이들을 만나게 되고, 사료를 사고, 간식을 쟁이며, 공간을 공유하다, 급기야 가족을 맞이하게 되는 일련의 과정들이 솔직 담백하게 적혀 있어 더 마음에 와 닿았던 것 같아요.

 

고양이들 각각의 개성을 존종하고 조율하며 함께 살아가는 그 과정들이 아름답고 애틋하고 보기 좋았습니다. 집 고양이들이 모두 행복하다고 단언할 수 없지요. 길에서 사는 고양이들도 다 불행한 것은 아닐테고요. 인간과 더불어 각자의 묘생을 즐길 수 있다면 집이든 길이든 장소가 무슨 상관이겠어요. 다만 더위와 추위, 굶주림과 위험 상황에 더 취약한 길 고양이들의 삶이 조금 더 녹록치 않은 걸 알기에 애잔한 마음이 들기는 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조가 최선이 아닌 고양이도 있을테니까요. 자유로운 영혼의 정남이처럼요.

 

아, 아무래도 서평이라기 보다는 공유오피스의 냥이 입덕기에 더 가까운지도 모르겠네요. 작가님과 작업실을 공유하는 동안 뚱냥이가 되어버린 냐옹이들.. 지금쯤 다이어트는 잘 되었을까나요? 더 넓은 곳으로 이사가서 전보다 더 자유롭고 편안할 것 같아요. 사랑스런 아이들의 남은 냥생이 모쪼록 평화롭고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어딘가에 있을 정남이!! 아프지말고 건강하게 자유를 즐기렴~!

 

고양이들과 작업실을 공유하게 된 3년의 시간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고양이 공유오피스에 잘 오셨습니다』를 펼쳐 보세요. 한 발 내딛는 순간, 부정할 수 없는 냥이 입덕기가 시작됩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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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드는 밤의 궁궐 기담 궁궐 기담
현찬양 지음 / 엘릭시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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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무서운 이야기 좋아하시나요? 기이한 이야기는요? 한 여름밤 등골을 오싹하게 해 주는 기담이 있다면 들을 요량이 있으신지요.

 

어릴적 이불을 뒤집어 쓰고 손바닥으로 눈을 가려가면서도 티비 앞에 앉게 했던 전설의 고향이 생각납니다. 책장을 펼치기도 전에 『잠 못 드는 밤의 궁궐 기담』에는 어떤 내용일지 몹시 기대가 되었어요. 나쁜 일이 일어날 줄 뻔히 알면서도 결국에는 어기고 마는 금기라니. 도대체 한밤의 궁궐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요?

 

1장 도깨비집터

2장 사라진 궁녀

3장 천벌

4장 쥐 중에서 고양이 같은 것

5장 군자불어괴력난신

외전 면신례

궁녀규칙조례

작가의 말

 

『잠 못 드는 밤의 궁궐 기담』은 이방원이 통치하고 있는 조선 시대의 경복궁에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경복궁의 교태전이 주 무대라고 할 수 있지요. 중전인 원경왕후와 딸인 경안궁주가 교태전에 머물고 휘영당, 안상재, 운경당에도 각각 후궁들이 머물고 있습니다.

 

주상의 명으로 중전이 교태전에 갇혀 냉궁이라 불리는 중이나 많은 사람이 드나드는 궁은 여전히 말도 많고 탈도 많지요. 이야기는 경복궁에서 일하는 궁녀들이 주축이 되어 진행되는데 가장 중심이 되는 인물은 교태전의 지밀나인 마노아와 세답방 나인인 장백희입니다.

 

해마다 이맘때만 되면 경복궁에 부엉이가 날아듭니다. 근정전 처마에 보란 듯이 앉아 밤이 새도록 우는 부엉이(고양이매)를 쫒느라 소란한 여름밤, 노아와 백희의 방에 어린 나인들이 들이닥칩니다. 자기 방에서 자는 게 규칙이지만 문앞에서 베개를 쥐고 벌벌 떠는 나인들에게 백희는 오늘만 같이 자자며 불러 들입니다. 불길하기 짝이 없는 부엉이 울음 소리는 언제나 그렇듯 꼭 2주간 이어져요.

 

궁궐에는 왜 이리 금기가 많습니까?

이것도 하지 마라, 저것도 안 된다.

정말이지 언제 무얼 하나 어기게 될지

몰라서 늘 불안하다니까요.

완전히 도깨비 소굴이야.

1장 도깨비집터_P.35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어린 나인들이 버선이 자꾸 없어진다며 투덜대자 이를 귀엽게 바라보던 백희가 한마디 툭 던집니다.

 

버선 도깨비 있지!

여기가 원래 도깨비 집터였잖아.

1장 도깨비집터_P.35

 

모두가 잠깐 말을 멈춘 바로 그 시점에 부엉이가 부엉, 울고 미닫이 문이 벌컥 열리며 경안궁주가 들어섭니다. 그리고 경복궁을 도깨비집터라고 말한 연유를 캐묻지요. 궁주의 하문에 어쩔 수 없이 백희가 입을 엽니다.

 

단, 한 가지 약조를 해주셔야 합니다. 우리 궁녀끼리는 비밀 이야기나 괴이한 이야기를 하고 나면 반드시 귀를 씻는답니다. 귀 씻은 물을 대나무밭에 부으면 비밀을 지키겠다는 뜻으로 받습니다. 오늘 이 이야기가 사람들의 입을 돌아다니지 않고, 오로지 대나무숲만 헤맬 수 있도록 해주신다면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약조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1장 도깨비집터_P.42

 

이렇게 시작되는 첫번째 기담은 바로 경복궁이 지어지기 전에 그 자리에 있었던 백희의 집, 바로 도깨비집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백희는 과연 무슨 사연을 지닌 걸까요? 자신이 살았던 집이 도깨비의 집터였다는 백희의 말에 저절로 숨을 죽이고 이야기에 빠져들었습니다.

한양부에서 누가봐도 당당한 기와집에 살고 있던 백희는 그야말로 사랑받으며 자란 양가집 규수였어요. 오라비는 학문에 재능이 있어 소과에 급제하고 개경 유학길에 올랐지요. 그러나 좋은 시절도 한 때, 나라의 주인이 바뀌자 겨우 목숨을 부지한 오라비는 집으로 돌아와 자리에 드러누워요. 장손이 병석에 눕자, 가세는 천천히 기울고 아버지마저 주색에 빠져 돌아가시고 맙니다. 급기야 아버지의 상을 치르는 중 찾아온 한 도사로부터 '이 집 장손은 사람 백 명을 먹어야 살겠'다는 말을 듣게 됩니다.

그날부터 오라비의 병세는 악화되고 어머니는 백희를 다른 집에 가서 돈을 벌어오라며 일을 시킵니다. 여느 때처럼 일을 다녀오던 어느 날, 백희는 집 앞에서 생전 아버지처럼 장성한 오라버니를 만납니다. 집 안 어디에도 어머니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병약했던 오라비는 이제 다 나은 모양이라며 기운이 넘쳐났습니다. 오라비가 그간의 노고를 치하하며 목간을 권유하기에 백희는 부엌 문고리에 숟가락을 걸어두고 오랜만에 뜨거운 물에 몸을 담갔어요. 그런데 오라비가 자꾸 문을 두드립니다. "목간 다 했니? 백희야, 목간 다 했니?" 아무도 없는 집에 혼자 남겨진 백희는 어떻게 될까요? 정말 오라비가 사람들을 잡아 먹은 걸까요? 오라비는 사람일까요, 도깨비일까요?

각 장이 끝날때마다 괴이도감이 실려 있어요. 1장의 끝에는 부엉이를 고양이매라 부르는 이유와 백 명의 사람을 잡아먹으면 용이 되어 하늘로 승천하는 비비에 대한 내용이 실려 있습니다.

 

도깨비집터를 시작으로 기담은 매일 밤 이어집니다. 화자가 청자가 되고 청자가 화자가 되기도 하면서요. 궁궐 안에는 기이한 일들도 소문도 어찌나 많은지요. 그런 와중에 궁녀가 사라져 궐이 발칵 뒤집어지기도 합니다. 하늘로 솟았거나 땅으로 꺼졌을리 만무한데 궁녀 하나가 감쪽같이 사라진 거지요.

 

사라진 궁녀는 새로 들어온 후궁의 몸종인 '한단지'였는데, 아직 궐의 사정을 알지 못하고 뻣뻣하게 굴다가 빨래터에서 싸움을 일으켜요. 하지만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낸다고 했던가요? 잘못을 한 단지 대신 자기 자리를 빼앗긴 세답방 나인 효진이 외려 혼이 납니다. 그 후 며칠이 지나지 않아 단지가 홀연히 자취를 감추게 되었어요. 단지는 어디로 간 것일까요?

 

단지의 행방을 두고 말이 많아지던 어느 날 밤, 효진과 어린 나인들은 춘향이 놀이를 합니다. 요새 말로 하면 분신사바, 같은 것일까요? 춘향이를 불러 질문을 하는 놀이인데, 이것은 궁녀 규칙 조례에도 떡하니 적혀 있는 금지된 놀이입니다.

 

금지된 놀이를 한 바로 다음 날, 효진이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는 일이 생깁니다. 그런데 이상도 하지요. 마치 하늘이 아닌 땅에서부터 벼락을 맞은 듯 아래는 새카맣게 탔는데 얼굴은 멀쩡하고, 시체에서는 순식간에 물비린내 같이 썩은 악취가 풍겼습니다. 이 또한 괴이한 일이 아닐 수 없지요. 궐은 점점 흉흉해지고, 사건의 내막을 알아내기 위해 왕은 괴인이자 신선이라 불리는 강수 선생을 궐에 불러들입니다. 교태전 소속의 환관이라는 신분으로 수사를 맡게 된 강수 선생은 과연 사건의 내막을 파헤칠 수 있을까요?

 

물고기였는데 오래 살아 신력을 얻으면서 사람 모양을 갖추게 된 병화어, 쥐면서도 다른 쥐를 공격해 잡아 먹는 서묘, 사람의 신체와 닮았으나 사람은 아닌 괴인, 이마에 뿔이 돋아 있고 세월이 가도 늙지 않는 강수, 강수가 부리는 교전지상까지 온갖 괴상한 이야기가 한데 모여 있는 『잠 못 드는 밤의 궁궐 기담』의 백미는 외전인 '면신례'에 있습니다.

 

외전에는 열 여섯이나 되어 입궁하여 나인임에도 불구하고 어린 생각시들의 눈치를 보며 일을 배우는 처지였던 백희와 고려시대부터 궁에서 생활했으나 그 태도를 고깝게 여겨 침방에서 괴롭힘을 당하던 노아의 첫 만남이 실려 있어요.

 

외전을 읽은 후 별책부록처럼 나온 궁녀 규칙 조례를 읽다보면 피식 웃음이 비어져 나옵니다. 궁에 들어오는 어린 아이들에게 이 비망록을 일러주는 것이 무엇으로부터 비롯된 일인지 알고 나면 엄격하게만 보이는 규정에도 틈이 있음을 알게될 테니까요.

 

'경복궁이 거대한 학교라고 한다면 궁녀들은 영원히 졸업하지 못하는 학교에 갇힌 학생'이라며 '온갖 불합리한 규율이 판치는 곳이며 불안과 공포가 일상화된 공간'에서 '괴물들이 실체화된다면 얼마나 즐거울까'라고 생각했다는 작가의 이야기에 불현듯 『밤을 걷는 선비』가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궁궐 안 깊은 곳에 살고 있는 흡혈귀도 있는데 더한 괴물도 많겠지 싶어지면서요.

 

『한국 괴물 백과』를 토대로 『어우야담』 등의 옛 이야기를 비롯, 여러 논문들을 참조하여 제 3의 괴물을 만들어 냈다는 작가의 상상력에 탄복했습니다. '경복궁을 거닐 때 한 번이라도 괴력난신이 즐비한 조선을 상상해 주신다면 작가로서는 더없는 영광'이겠다는 작가의 말에 선선한 가을날 경복궁을 한 번 가봐야 겠다고 생각해봅니다. 아름다운 경복궁에서 괴이한 일들을 들춰보는 낯선 시선으로 이야기를 음미하며 거닐어 보는 것도 색다른 체험이지 않을까요?

 

이 세계에 온 것을 환영한다,

낯선 이여.

작가의 말_P.323

 

작가의 환영 인사를 받으신 여러분, 괴이한 일이 펼쳐지는 경복궁으로 지금 바로 입장하세요.

 

#잠못드는밤의궁궐기담 #현찬양 #엘릭시르 #기담 #괴이한이야기 #서평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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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운 밸런스 - 돈, 운명을 내 것으로 만드는 다섯 개의 힘
엄서영 지음 / 서사원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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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운명을 내 것으로 만드는

다섯 개의 힘

운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드는 것이다!

부의 운 밸런스

Prologue 타고난 운을 역전시키다

Part 1 부는 운 밸런스가 결정한다

부와 운의 관계

에너지를 움직이는 공간의 힘

Part 2 부를 당기는 운 밸런스 실천법

차분한 물 에너지로 밸런스 맞추기

열정의 화신 불 에너지로 밸런스 맞추기

에너지의 연결고리 흙 에너지로 밸런스 맞추기

시작을 상징하는 나무 에너지로 밸런스 맞추기

결실과 의리의 상징 금 에너지로 밸런스 맞추기

참고문헌

Contents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을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요. 모든 것의 기본은 나 자신에서 출발해요. 운도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늘 당첨 운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해 왔던 저라서 운수나 요행을 바라지는 않습니다만, 타고난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 나가는 운이라면 한 번 해볼 만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저 운명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바꿀 수 있다면, 그 방법을 안다면 참 좋지 않을까요?

사주팔자와 음양오행에 대해서 관심은 있으나, 한자와는 담을 쌓은 터라 가까이하기엔 어려웠어요. 한두 번 정도 철학원에 가서 사주를 본 적은 있습니다만, 그 결과를 100% 믿는다기보다는 조언을 얻거나 약간의 궁금증을 해소한다는 차원이었지요. 무겁게 여기지 않고 가벼운 풀이 정도로만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내 운명이 다 정해져 있고, 변하지 않는다고 하면 어쩐지 억울하잖아요. 내가 어찌해 볼 수 없는 내 운명이라니, 철석같이 믿기엔 괘씸한 마음이 드니까요. 하지만 정해진 운을 바꿀 수 있다면 어떨까요? 

프로필에서 볼 수 있듯이 작가는 명리학 공부를 통해 '모든 사람에게는 다섯 가지 에너지가 주어지고, 이 에너지들의 밸런스를 맞추면 불안했던 주변 환경과 심신이 안정되어 폭발적으로 운이 상승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해요. 본업인 공간 디자인에 다섯 가지 에너지가 조화롭게 들어간 인테리어를 접목하여 많은 이들의 운을 상승세로 끌어올리는 경험을 해왔고 인테리어 디자이너이자 에너지 밸런스 멘토로 활약하고 있다고 합니다. 

'운명을 주는 것은 하늘이지만 그 주어진 운을 바꾸는 것은 우리의 몫'이라는 글이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하늘의 뜻을 거스르고 스스로 운을 개척하는 방법을 '개운법'이라고 하는데요. 개운법에는 세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운을 바꾸는 세 가지 방법

1. 멀리 이사가거나 해외로 나가 현재 자신에게 영향을 주는 하늘과 땅을 둘러싼 물리적인 에너지에서 벗어나는 방법.

2. 결혼, 이혼, 이직을 함으로써 나를 둘러싼 사람의 에너지로부터 벗어나는 것.

3. 공부를 하며 자신을 알고, 세상을 보는 혜안을 키워 나에게 필요한 운을 만들어 내는 것.

부의 운 밸런스_P.21

이러한 개운법을 실천하고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결심, 행동, 노력,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우고, 결심하고, 행동하고, 끊임없이 노력'하다 보면 운이 따라 온다는 거지요. 이 운을 부르는 마음과 행동의 하나로 작가는 '밸런스'를 이야기 합니다. '밸런스란 에너지가 막힘 없이 흐르는 것을 뜻'하는데요. '에너지의 흐름을 스스로 만들고 관리할 수 있다면 우리가 원하는 운으로 부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안의 에너지가 어떤 상태인지 아는 게 우선이겠지요. 

사람을 만드는 사주와 오행 에너지에서 사주팔자와 오행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오행 에너지는 태어날 때부터 주어지는 운명'이며 '사주팔자의 여덟 글자와 조합되어 서로를 살리고 죽이며 각자의 삶에 영향을 준'다고 이야기 합니다. 인간에게 주어진 오행 에너지는 서로 조화를 이루고 부딪히며 순환하는데, 고루 순환되는 에너지의 흐름을 '에너지 밸런스'라고 하는데요. 불완전한 오행 에너지의 흐름을 느끼고 안정적으로 바꾸려고 노력한 사람은 운의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고 합니다.

나의 오행 에너지는 '원광 만세력'이라는 앱을 통해 알 수 있어요. 도널드 트럼프를 예로 들어 만세력을 보는 방법도 나와 있습니다만, 정확한 풀이를 알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다만, 만세력 결과를 통해 나의 오행 에너지를 확인할 수 있어요. 오행 에너지는 물水, 불火, 흙土, 나무木, 금金의 다섯 개로 이루어져 있는데,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에너지가 다릅니다.


만세력 보는 방법 중에 ②오행의 구성 중 목, 화, 토, 금, 수 옆에 괄호 안에 숫자가 있어요. 이것이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오행 에너지입니다. 총 합이 8인 오행 에너지가 골고루 분포되어 있는 게 아무래도 가장 좋겠지만, 사람마다 분포되어 있는 정도가 다 다릅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채우면 되니까요.


나의 에너지와 공간에 채워진 에너지가 결합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다. 이렇게 바뀐 에너지는 다시 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부의 운 밸런스_P.65


PART 2 부를 당기는 운 밸런스 실천법에는 오행 에너지에 대한 각각의 특징과 그 에너지가 약할 때 나타나는 특징을 설명합니다. 그리고 부족한 에너지를 채우는 공간 인테리어, 소품, 생활 습관, 직업 및 인간관계, 오감 밸런스까지 상세히 알려줘요. 나의 오행 에너지를 채울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여 여럽지 않게 따라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만세력 앱을 이용해 오행 에너지를 살펴봤는데요. 하나도 없는 게 있더군요. 나에게 없는 에너지를 어떻게 보충하면 좋을지 이 부분 참고하여 실천해볼 요량입니다. 부족한 에너지를 보충하는데 참으로 다양한 방법이 적혀 있어서 실천하기에도 좋을 것 같아요.

차분한 물 에너지, 열정의 화신 불 에너지, 에너지의 연결고리 흙 에너지, 시작을 상징하는 나무 에너지, 결실과 의리의 상징 금 에너지. 이 중에서 내가 가진 에너지는 무엇일까요? 부족한 에너지는요? 나에게 없는 에너지도 여러가지 방법으로 채워 나가며 에너지를 조화롭게 운용할 수 있다면 참 좋겠지요. "에너지를 관리한 사람만이 운의 큰 파도를 탈 수 있다"고 하니 오늘부터 그 에너지를 좀 살펴보심이 어떨까요?

안으로는 내가 가진 오행의 에너지를, 밖으로는 내가 머무는 공간의 에너지를 조화롭게 운용할 수 있다면 운을 틔울 수 있을 거예요. '공간 밸런스의 기본은 비움과 정리 정돈'이라고 하니 저는 일단, 비움부터 시작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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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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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풍경이고 싶었다 연시리즈 에세이 10
황세원 지음 / 행복우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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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세원 님의 『그렇게 풍경이고 싶었다』의 사인본을 받았습니다. 정성껏 손으로 적어주신 꿈꾸는 모든 풍경을 응원한다는 문구에 마음이 찡했어요. 코로나 시작 이후 해외는 커녕 국내 여행도 제대로 해 보지 못한 1인이라서 작가가 해외 곳곳을 누비며 경험한 일들과 그곳의 풍경, 그리고 여행을 통해 어떤 깨달음을 얻었을지 무척 궁금했습니다. 거기에 대리만족의 욕구는 덤이겠지요.

 

아침놀

과테말라 용암에서 마시멜로를 구워 먹고 싶다

1부. 마법의 문은 없지만

2부. 고요한 소란

3부. 마음과 믿음

4부. 매일이 초연

저녁놀

당신이 보게 될 그곳의 순간들을 함께 하고 싶다

차례

 

때로는 혼자서 훌쩍, 떄로는 동료, 친구, 사촌 동생과 때로는 엄마와 둘이서, 또 때로는 부모님과 함께 여러 나라와 도시에 각기 다른 시간동안 머물며 겪은 일들이 4부에 걸쳐 담겨있어요.

 

각 정거장마다 누군가는 내리고

누군가는 타면서

비움과 채움이 반복될 뿐.

그렇게 풍경이고 싶었다_P.25

드넓은 사막, 양떼 몰이, 일몰의 풍경들과 '그 계절의 밤하늘이 춤추'는 오로라까지. 멋진 풍경들과 더불어 작가의 모습이 담긴 스냅사진들이 수록되어 있어요. 특히나 오카방고 델타의 마을에서 나타난 꼬마 아가씨 캐런이 작가의 손을 잡고 있는 사진이 기억에 남아요. 비록 비스킷 한 상자를 받고 유유히 사라졌을지라도 낯선 이를 경계하지 않고 스스럼 없이 다가와 손을 잡았을 아이의 순진무구함이 느껴졌습니다.

 

일정이 꽉 짜여진 여행과 느슨하게 그때 그때 발길 닿는대로 하는 여행, 둘 중 뭐가 좋으신가요? 어느 것이 정답이라고는 할 수 없지요. 사람마다 각자의 취향과 스타일이 있는 거니까요. 하지만 '쉼에도 쉼이 필요'하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어느 곳에 가면 어딜 가봐야 하고, 아니 여길 안 가봤다고? 하는 물음에 일일이 대응하기보다는 작가처럼 '나만의 여행' 스타일을 고수하는 편이 좋을 것 같아요.

 

남는 건 사진이라며 요즘은 어딜 가나 카메라와 핸드폰을 들어 사진을 찍기 바쁘지요. 하지만 어쩌면 사진으로 담지 못해 오롯이 눈으로만 담았던 그 시간들 그 풍경들이 더 기억에 오래 남는건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아요. 사진으로 찍었으니 언젠가 다시 볼 수 있어, 하는 마음보다 남겨둘 수 없으니 눈으로 마음으로 깊이 담아 놓는 것의 무게는 아무래도 차이가 있을테니까요. 사진으로 남기는 것보다 소중한 건 '그 시간에 온전히 빠져드는 마음'이겠지요.

 

하루 아침에 내가 나일 수 없듯이 모든 건 연결되어 있으니 차곡차곡 이어지는 삶의 페이지를 이왕이면 잘 적어내리고 싶어요. 그래서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여행을 통해 다정한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저도 집콕 생활을 접고 여행을 좀 다녀봐야겠어요. 이 나이 먹도록 여전히 국내에서도 안 가본 곳을 세는 것보다 가본 곳을 세는 게 훨씬 빠르니까요.

 

그 시절 그때에만 가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시절 한정의 여행지도 있겠지요. 장소뿐 아니라 함께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여행지의 색이 덧입혀지기도 할 테고요. 맘에 맞는 익숙한 동료들과 함께할 때와 오롯이 혼자 하는 여행은 마음가짐부터 다를 거예요. 

 

여행 에세이를 읽다 보니 올 해가 가기 전에 저도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인생이라는 길고도 짧은 여행길에 함께할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물론 행복한 일이지만, 때로는 혼자만의 여행을 떠나는 것도 참 좋은 것 같아요. 물론, '여자 혼자 여행하기 괜찮은 곳'은 없을테니 안전이 최우선인 건 당연한 거고요. 늘 여기가 아닌 어딘가를 꿈꾸지만 오랜 집콕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저라서 작가의 발자취를 따라 함께 여행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언젠가 가까운 시일 내에 '홀로 떠나는 여행'을 감행하리라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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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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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위의 산책자 나와 잘 지내는 시간 1
양철주 지음 / 구름의시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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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삶은 꿈을 찾는 시간이 아닌

꿀 한 방울을 찾는 시간일 때가 많다

종이 위의 산책자

들어서며

Ⅰ 나의 고백

Ⅱ 사소해도 하찮지 않은

Ⅲ 그때의 열정과 간절함이

나가며

목차

 

연휴가 시작되기 전날에 책을 받았어요. 직접 적은 카드와 함께 도착한 『종이 위의 산책자』를 펼쳐 보았습니다. '필사는 무엇을 창조하려 함이 아닌 작품의 곱씹음 혹은 작가에 대한 사랑 고백'이라는 작가의 말에 십분 동의합니다. 종이 위의 산책자, 라는 제목부터가 제 시선을 사로잡았어요. 눈으로 읽고 마음으로 거니는 종이 위의 산책.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 같아요.

 

책을 읽다가 내 마음에 와 닿는 문장이 나타나면 잊어버릴새라 그 부분을 따라 적어 눈에 담고 마음에 새기는 것이 필사라면 제 필사의 역사도 그리 짧지만은 않습니다. 외려 언제부터 필사를 했느냐고 물으면 정확한 시기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오래되었지요. 작가처럼 책 전체를 통으로 필사하진 않았지만, 책을 좋아하는 유년을 지나 자칭 타칭 문학소녀였던 중학생 무렵에는 이미 명언이나 문장을 적은 노트가 여러 권 있었어요. 엽서에 좋아하는 시를 적어 코팅을 하고 고리로 연결하여 벽에 걸어두기도 하고 선물을 하기도 했지요.

 

그리고 최근 일년 동안에는 필사방의 일원으로 그때그때마다 다른 책들을 필사했어요. 얼마 전에 300일 필사를 마치고 9월 한 달은 안식월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하니 필사의 즐거움과 기쁨, 필사의 소중함을 몸소 느끼며 7년간 13여 개의 책들을 필사를 해온 작가의 글이 어찌 반갑지 않을 수 있겠어요. '나의 손과 눈과 시간을 통과해 간 문장들이 그저 의미 없고 허무하게 흘러가지는 않았으리라 믿는다'는 작가의 글에 저 역시 같은 바람을 갖습니다.

 

필사를 통한 위로와 사랑, 필사적 사랑법이 담겨 있는 『종이 위의 산책자』에는 필사를 하며 느낀 작가의 시적인 산문 스물여덟 편이 담겨 있습니다.

 

소중한 문장을

마음에 품은 사람은,

그러므로

두 개의 심장으로 산다.

종이 위의 산책자 중에서

 

그렇다면 저도 두 개의 심장이 있으려나요. 나이가 들수록 점점 책을 읽어도 영화를 보아도 그 내용이 기억이 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어떨 땐 읽었던 책인 것을 기억하지 못하고, 마지막 장을 덮을 때쯤에서야 아, 이 책 읽었던 거네 하고 알아차리는 날도 있어요. 책을 읽기만 하고 기록하지 않은데서 오는 폐혜랄까요. 

 

필사를 하면 책의 내용을 더 오래 기억하고 간직하게 되리라는 믿음. 그것이 필사하는 사람의 마음이다.

종이 위의 산책자_괴로운 날에는 절실한 책을 중에서_P.79

 

하지만 어떤 책의 어떤 문장들은 그렇게 스쳐지나가기에 너무 아깝습니다. 눈으로 읽고, 마음으로 스미는 그 문장은 어떻게 해서든 기억하고 싶어져요. 그럴 땐 여지 없이 종이를 펼쳐 그 문장을 따라 적습니다. 그저 눈으로 읽을 때와 소리를 내서 읽을 때, 그리고 그 문장을 손으로 적을 때의 느낌은 사뭇 다릅니다. 그렇게 눈으로 읽고 손으로 적어내려가다 보면 그 멋진 문장이 내 안에 조금씩 스며드는 것을 느낍니다. 마치 내가 그 문장을 지어낸 것 같은 뿌듯함 마저 들때가 있지요.

 

이런 기분, 이런 마음을 함께 느끼고 공감할 수 있는 이가 있다는 건 즐거운 일이지요. 그리고 그런 기분을 고스란히 활자에 담아 낸 것을 읽고 있자니 낯모르는 작가가 어쩐지 너무나 가깝게 느껴졌어요. 아마 필사를 해왔고,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할 이들이라면 읽는 내내 많은 부분 공감하실 수 있을 거예요.

 

첫번 째 산문에는 작가의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분명 작가의 이야기인데 자꾸 저의 어린 시절이 겹쳐지는 건, 저희 할머니도 이야기꾼이셨기 때문일 거예요. 흥 많고, 이야기 좋아하고, 노래 좋아하는 우리 할머니가 자꾸만 생각이 나서 마음이 찡했습니다.

 

작가는 연필로 필사를 해오고 있다고 해요. 필사한 노트를 태우면 흑연 냄새가 가득할 거라는 이야기도 기억에 남아요. 마음에 드는 연필 한 자루와 종이가 있다면 필사의 준비물로는 최고가 아닐까 싶습니다. 비록 저는 연필로 필사를 하지 않지만, 마음에 드는 도구로 좋아하는 문장을 적어내릴 때의 그 기쁨은 이미 충분히 알고 있으니까요.

 

필사를 하고, 문장을 적는데 집중하다 보면 정말 시간 가는 줄도 몰라요. 하루가 저물고 어스름이 찾아오는 무렵에 이 문장들을 따라 적었습니다. 너무도 완벽한 시간, 저에게도 그 시간들이 종종 찾아오곤 합니다.

 

필사를 통해 '입소문 내는 한 사람이 되어' 본다는 것도 정말 즐거운 일이에요. 내 필사를 보고, 서평을 읽고 누군가 그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면 참 뿌듯한 일이 아닐 수 없지요. 나만의 즐거움에 그치지 않고 타인에게도 전하는 기쁨이 될테니까요.

시간이 지나갔다고 해서, 어느 한 시절을 벗어났다고 해서, 사랑이 끝났다고 해서 그때의 간절함과 열정이 부정되지 않기를. 그 시절의 간절함 속에서 우리는 가장 뜨거웠었다. 지금은 그때와 너무 다른 열정 혹은 빙하기를 통과하는 중이라 해도.

종이 위의 산책자_지금은 그때와 다르더라도 중에서_P.143

 

지나놓고 보면 별 것 아닌 일처럼 느껴지지만, 그 당시에는 어느 누구보다 뜨거웠고 어느 무엇보다 소중했던 일이 분명 있을 거예요. 이만큼 살아왔으니 앞으로도 그런 일들이 없으리란 법은 없지요. 하지만 '빙하기를 통과하는 중이라 해도' 언젠가 또다시 간절함과 열정이 되살아날지도 몰라요. 그러니 부정하지 않기로 해요. 사랑도 열정도 간절함으로 충만했던 그 시간들을.

 

'나만을 위해 만들어'지거나 '나만을 위해 쓰'이지 않았다고 해도 내 마음에 와서 기쁨을 주는 그 문장을 발견한 사람은 나일테니까, 그 발견을 통해 행복을 얻는 동안 필사의 견고한 성은 부서지지 않는 나만의 세계가 되겠지요. 내가 구축해 나가는 나만의 세계는 필사를 계속하게 하는 원동력임이 분명합니다.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엎친데 덮친 격으로 헤쳐 나가야 할일이 산처럼 내 앞에 놓여 있을 때, 필사를 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필사를 하는 고요한 시간을 통해 스스로의 마음을 돌아보고 곱씹어보며, 내 앞에 놓인 문제를 직시할 수는 있겠지요. 신은 감당할 수 있는 시련만 주신다지요.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시간은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내 안의 힘을 길러줄 거라고 저 또한 생각해봅니다.

 

오늘도 내일도 그리고 글씨를 쓸 수 있는 그 순간까지 저 역시 필사를 계속해 나갈테지만, 언젠가 저의 문장도 이렇게 활자로 담아낼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이 또 한번 생겨나는 시간이었어요. 종이 위를 마음껏 유영하다 보니 어느새 책의 마지막 장에 다다랐습니다. 때로는 깊이 침묵하고, 때로는 책에서 느낀 것들을 함께 조잘거릴 수 있는 든든한 동행자가 이 세상 곳곳에 있다는 생각에 든든해집니다. 필사를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함께 읽고 싶은 책 『종이 위의 산책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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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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