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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인생은 이야기가 된다 - 월스트리트 저널 부고 전문기자가 전하는 삶과 죽음의 의미
제임스 R. 해거티 지음, 정유선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7월
평점 :
《그렇게 인생은 이야기가 된다》의 서문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어요.
죽음은
우리의 이야기를 제외한
모든 것을 앗아간다
-짐 해리슨-
***
많은 이야깃거리를 갖고 있었지만,
그 이야기를 다 하지 못하고 떠난
나의 누나 캐롤 케이 허거티 워너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누구나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지요.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 세상 어디에도 나와 같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비슷한 일을 겪더라도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르면 전혀 새로운 이야기가 씌여질 테니까요.
'월스트리트 저널 유일의 부고 전문기자'라는 타이틀이 다소 생소하지만, 매일 2~3시간씩 전 세계의 사망 기사를 찾아 읽으며 누군가의 인생을 한 편의 '이야기'로 탄생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니 뭉지근하게 마음 한 켠이 아파오면서도 한편으로는 무척 감동적인 작업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의 원제, Yours Truly(그럼 이만 안녕히 계세요)는 세상을 떠나는 이의 마지막 인사라고 해요. 이해인 수녀님의 추천글처럼, "차가운 죽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책" 이라는 표현에 동감합니다.
작가는 나의 인생 이야기, 우리의 인생 이야기가 보다 나은 대접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인생 이야기를 쓰는 방법, 세상을 떠난 뒤 마무리해야 하는 사람에게 메모나 음성 녹음을 남기는 방법을 일러 줍니다.
그리고 인생 이야기를 쓰기 전에 아래의 세 가지 질문을 던집니다.
인생에서 무엇을 이루고자 했는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
목표를 이루었는가?
임종을 앞둔 시점이 아닌, 살아가는 동안 스스로에게 종종 던져야 하는 질문이라면서요.
PART 1 기억되고 싶다면 이야기를 남겨라
PART 2 누구나 책 한 권만큼의 이야깃거리를 품고 있다
PART 3 나는 이렇게 내 부고를 쓰고 있다
PART 4 좋은 부고, 나쁜 부고, 이상한 부고
총 네 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고, 각각의 장마다 뼈 때리는 조언과 함께 자신의 부고를 쓰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합니다.
당신의 인생을 벽화로 그려본다면, 그 시작은 무엇일까요? 출생일, 태어난 순서, 정확한 사망일, 이름에 얽힌 사연, 종교의 유무, 삶에 큰 영향을 준 요인들, 초년의 관심사와 직업, 배우자나 연인을 만나게 된 사연 등 부고에 넣을 세부사항은 많고도 많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인생 스토리 중 어떤 것을 선택하여 이야기로 남길지는 오로지 자신의 몫이겠지요.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은 마치 소설처럼 디테일이 살아 있어야 합니다. 적절한 요소를 배치해 이야기에 생동감을 불어넣고 상황을 선명하게 보여주려면요.
내가 가진 이야기 중 어떤 것을 풀어 놓을지 고민이 된다면, 앞서 던진 세 가지 질문을 떠올려야 합니다. 그 밖에 작가가 던지는 심층 질문에 답하다보면, 기억의 퍼즐이 착착 맞물리며 이야기로 탄생하는 경이로운 순간을 경험할 수 있지 않을까요?
글쓰기가 버겁다면, 녹음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주의점이 있지요. 할 이야기가 잔뜩 있더라도 한 번에 다 말하려고 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작가는 또 전문적인 글쓰기 기술이 없어서 인생 이야기를 쓰지 않는 사람들의 변명을 쏙 들어가게 해 줄 구체적인 글쓰기 비법도 술술 풀어 놓습니다.
누구나 책 한 권만큼의 이야기를 품고 있는데, 부고마저 재미없다면 죽는데 무슨 낙이 있냐고 작가는 이야기합니다.
서양의 장례에는 추도사가 빠지지 않습니다. 장례식에서 최고의 순간, 즉 슬픔을 잠시 내려놓는 순간은 추도사를 낭독하는 사람이 고인의 재미있는 버릇이나 익살스러운 말과 행동을 상기시킬 때 찾아온다는 사실을 상기시키지요.
아버지의 부고는 실패했다고 여기지만, 누나 캐롤이 세상을 떠났을 때는 작가의 노력이 추도사를 통해 드러납니다. 책에 실린 여러 부고의 형태와 실례를 통해 '부고'라는 어렵고도 익숙해지지 않는 그 이야기를 조금씩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 주지요.
나만큼 나를 잘 아는 사람은 없을테니, 내 부고를 내가 쓸 수 있으려면 마음 속에 늘 질문과 답을 준비해야 할 것 같아요.
매일 새로운 하루를 맞이하는 것처럼 내 안에도 언제나 새로운 이야기가 쓰여질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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