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풍당당 여우 꼬리 1 - 으스스 미션 캠프 위풍당당 여우 꼬리 1
손원평 지음, 만물상 그림 / 창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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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선정이 되어 『위풍당당 여우 꼬리-①으스스 미션 캠프』를 받아보았습니다. 손원평 작가님의 동화책은 어떨까 궁금했는데, 역시는 역시였네요. 마지막 장을 덮고 나자 다음 책이 몹시 궁금해졌어요.

특별 가제본의 표지를 넘기면 앙케트가 나와있어요. 어린이 독자들이라면 정말 재미있게 적어나갈 것 같아요. 그 다음에는 작가님들의 프로필이 나와요.

손원평 작가가 『아몬드』로 화려하게 작품 활동을 시작한 건 다들 아실거예요. 저희 집에도 그 책이 있는데 큰 아이가 무척 재미있게 읽더군요. 전, 부끄럽게도 아직이에요. 조만간 꼭 읽어봐야 겠어요. ^^

작가가 사회학과 철학에 더해 영화 연출을 전공한 덕분일까요? 흡인력 있는 이야기에 기발한 상상이 더해져서 머릿속으로 빠르게 장면이 그려지는 매력을 갖고 있어요. 청소년 소설에서 일반 소설, 이제 동화까지. 작가님의 스펙트럼은 한계가 없나봅니다.

등장인물 소개는 만물상님이 예쁜 그림으로 표현해주셨어요. 가제본이라 흑백인데 실제 출간된 책을 보면 색감이 더해져 인물의 표정이 더 생생하게 드러나요. 표지도 너무 예쁘더라구요. 단미의 뒤에 보이는 여우꼬리와 비밀스러운 표정의 아이. 호기심을 자극하는 표지와 제목도 위풍당당한 표제가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것 같습니다.

표지에 나와있는 아이가 바로 이 책의 주인공인 손단미입니다. 초등학교 4학년- 평범하기만 하던 단미의 일상에 커다란 변화가 생겨요. 초여름, 어느 깊은 밤에 악몽처럼 등 아래쪽에서 무언가 나타납니다. '한꺼번에 꽃이 활짝 피는 것'도 같고, '우산을 촥 펼치는 것'도 같고, '하늘을 향해 쏜 불꽃이 빵 터지는 것' 같았던 그것은 바로 "꼬리"였어요. 세상에나, 꼬리라니요! 평범한 여자아이가 갖기엔 너무나 큰 비밀 아닌가요? 꿈이라면 제발 빨리 깨길 바라보지만, 악몽같았던 그 꿈이 단미에게는 현실이 되고 맙니다.

복잡한 생각을 지우기 위해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창문으로 다양한 크기의 빗방울이 흘러내리고 합쳐지는 게 갑자기 묘한 운명의 지도같이 느껴졌다. 어딘가 비밀스러우면서도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이상한 사건이 일어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1. 77앙케트_P.15~6.

'묘한 운명의 지도'와 '어딘가 비밀스러우면서도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이상한 사건'이라니 앞으로 일어날 일을 더 궁금하게 만드는 대목이었어요.

모두가 잠든 깊은 밤, 달빛이 은은하게 비출 때 단미에게 또다시 꼬리가 나타납니다. '자기 꼬리를 물려고 뱅뱅 도는 강아지'처럼 꼬리를 잡아보려고 애를 쓰지요. 드디어 꼬리를 낚아채 힘껏 잡아당기다보니 '마치 내가 나 자신과 싸우는 것 같'기도 했고요. 꼬리가 쑥 뽑히자 그 자리에는 꼬리 대신 여자아이가 서 있었어요. 단미와 똑같이 생겼지만 짧고 푸른 단발에 눈빛이 어두워 보이는 표지에 나와 있는 바로 그 아이예요! 정체를 묻는 단미의 질문에 꼬리는 대답합니다.

난 너야. 너도 그걸 인정해야 해.
2. 되살아난 악몽_P.35

단미는 과연 꼬리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매년 7월 여름방학을 앞두고 단미네 학교에서는 4, 5, 6학년을 대상으로 캠프가 열려요. 정식 명칭은 '교내 한마음 캠프'지만 아이들은 '으스스 미션 캠프'라고 부르지요. 캠프를 며칠 앞둔 어느 날,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생겨 시무룩한 단미에게 엄마가 데이트 신청을 합니다. 엄마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출발하려는데 갑자기 옆차가 끼어들며 잘못을 뒤집어씌우자, 화가 난 단미의 등 뒤로 꼬리가 휙 솟아올라 뒷좌석을 가득 메워버려요. 비밀이 탄로나는 순간이었지요.

여보, 그날이 왔어. 단미한테 그게 찾아왔어.
3. 엄마의 고백_P.40

엄마에게 꼬리가 들통나 버린 단미는 그 길로 집에 돌아옵니다. 그리고 자신이 엄마를 닮아 구미호라는 걸 알게 돼요. 부모님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다행이었지만, 단미는 여전히 혼란스럽고 친구들에게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생겨 마음이 무거웠어요. 이윽고 '으스스 미션 캠프'가 다가옵니다. 단미의 모둠은 '해골 모둠'으로 썩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친구들이 한 자리에 모이게 되지요.

단미가 친구들에게 꼬리를 들키지 않고 캠프를 무사히 넘길 수 있을까요?
캠프에선 또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원래 아이들은 늘 엄마의 예상보다 빨리 자라는 법'이라는 단미 엄마의 말처럼 아이들은 생각보다 많은 고민을 갖고 있어요. '내가 좋아하는 나'와 '내가 싫어하는 나'가 공존하며 서로를 밀어내기도 하고 외면하기도 하고, 맞 부딛히기도 해요. 좋기도 싫기도 하는 그런 마음들이 충돌하며 한뼘씩 더 성장해 나가겠지요.

캠프에서 단미는 같은 해골모둠인 재이의 부스 <당신의 마음을 읽어드립니다>에서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두 아이는 그렇게까지 다른 존재가 아닐지도 몰라. 둘의 마음속에 있는 비밀도 마찬가지야. 겉모습은 달라도 따지고 보면 같은 비밀일지도 모른다고. 그러니까…… 너도 외면하고 싶은 비밀이 있다면 그걸 피하기만 할 게 아니라 이용하는 방법을 알아내는 편이 좋을 거야.
6. 내 마음을 읽어 봐_P.78~9.

이윽고 단미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지요. 꼬리와 사이좋은 친구가 될지, 미워하면서 살게 될지- 단미는 옳은 선택을 하게 될까요? 앞으로 나올 여덟 개의 꼬리는 또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요?

다음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기를 바라며... 벌써부터 2권이 빨리 나왔으면, 하는 독자가 저만은 아닐거라고 생각해봅니다. ^^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나'와 '싫어하는 나'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는 건 비단 어린이들뿐만이 아닐 거라는 것도요. 저도 여전히 매일 그런 생각들로 속이 시끄러우니 아직 다 자라려면 멀었나봐요~^^

비밀도 고민도 많은 열한 살 단미의 다음 이야기도 곧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며 긴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창비 #위풍당당여우꼬리 #손원평 #만물상 #서평단가제본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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