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안개초등학교 1 - 까만 눈의 정체 쉿! 안개초등학교 1
보린 지음, 센개 그림 / 창비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전 이 책을 가제본으로 먼저 만나 보았어요.
책이 도착하자마자, 아이가 먼저 뜯어보고 읽었어요.
책의 두께가 얇기도 하고, 프롤로그부터 흥미 진진~!! 게다가 앞부분엔 센개님의 만화가 있어서 만화를 좋아하는 아이는 우와, 만화다! 하며 반가워했어요. 귀염귀염한 그림체에 내용은 오소소~^^

아이가 책을 펼치곤 앉은 자리에서 휘리릭 다 읽고 일어나더라구요. 

너무 재미있다며, 2권도 어서 읽고 싶다고 하면서요.

아이가 먼저 읽었으니 궁금해서 물었지요.
어떤 부분이 제일 기억에 남았냐고요.
망설일 것도 없이 조마구가 선생님의 얼굴을 손으로 홱 훑은 장면이래요. 
선생님의 눈을 후후 불어 주머니에 넣고 선생님을 호로록 삼키다니!

헉, 소리가 나지요? ㅎㅎㅎ

그럼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책 속으로 한 번 들어가볼까요?

<쉿! 안개초등학교>는 미스터리 동화를 표방하고 있어요. 보린님의 글과 센개님의 그림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데요. 프롤로그에 이어지는 센개님의 만화가 있어서 글을 읽기 전에 흥미를 더 유발하는 것 같아요.

안개초등학교는 지은지 100년도 넘은 아주 오래된 학교에요. 학교 뒤에는 13동 지하에 미라가 살고 있다는 소문이 도는 미라 아파트가 있고요. 학교 앞에는 늙은 가로수들이 가지를 머리카락처럼 늘어뜨리고 있는 암흑도로가 있어요. 이 도로는 전국교통사고 1위로 악명을 떨치는 까무룩터널과 이어져있지요. 암흑도로 건너편에는 해골계곡이 있는데 그곳은 아무도 돌보지 않는 유적지에요. 해골 계곡을 끝까지 내려가면 매년 여름 무더위가 찾아올 때마다 빨갛게 변하는 강, 빨간목욕탕이 나와요. 빨간목욕탕은 아침마다 무시무시하게 안개를 토해 내서 학교까지 흘러와요.

주인공 지은이는 바로 이 안개초등학교로 전학을 왔어요. 벌써 전학만 네 번, 그러니까 안개초등학교는 지은이의 다섯번째 초등학교예요. 그 전의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만화를 통해서 알 수 있어요.

지은이가 쳐다보면 끊임없이 딸꾹질을 한다거나, 지은이랑 같이 밥을 먹으면 꼭 배탈이 난다거나, 지은이랑 손을 잡으면 뾰루지가 백아홉개쯤 난다거나 하는 일들이요.

이번에는 조용히 잘 지내리라 마음 먹은 지은이에게, 담임선생님의 폭탄 발언이 떨어집니다.

"묘지, 너."
"너 말이야, 너. 자기 이름도 몰라?"

그렇습니다. 지은이는 얼마전에 이지은에서 묘지은으로 성이 바뀌었어요. 그렇다고 다짜고짜 '묘지'라고 부르다니 너무 하지 않나요?
아이들은 묘지,묘지하며 키득대고 웃습니다.
담임 선생님은 아이들 속에 공기나 배경처럼 섞여들고 싶은 지은이를 매번 콕 집어 내서 문제를 풀라고 시키고, 못하면 화를 냅니다. 선생님은 걸을때마다 지익지익 소리가 나는 슬리퍼를 신고, 걸으면서 30센티미터 자를 벽에 딱딱 치는 통에 지나갈때면 특유의 소리가 나요. 지익 딱 지익 딱, 그래서 별명이 직딱샘입니다.
전학온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았는데 직딱샘한테 찍힌 지은이는 학교가 너무너무 싫어집니다.

지은이가 조마구를 처음 만난 건 어김없이 직딱샘에게 혼이 난 날이었어요.
선생님이 수행평가 문제지에 빗금을 그으며 화를 내자 지은이는 얼어붙어 아무 말도 하지 못했어요. 그러자, 직딱샘은 입이 붙었냐며, 밥은 어떻게 먹냐고 화를 냈지요. 아이들은 좀비가 뇌를 먹었나 묘지?하며 와 웃어댔어요. 밥은 어떻게 먹느냐는 직딱샘의 말이 떠올라 지은이는 점심시간에 급식실로 가지 않았어요. 대신 공동묘지라고 불리는 뒷마닽 텃밭으로 갔지요. 훌쩍훌쩍 울고 있는 지은이 앞에 커다란 그림자가 울음소리에 맞춰 구물구물 다가오기 시작했어요.

그림자가 사라진 자리에 얼굴이 까무잡잡하고 눈동자가 새까만 작은 아이가 나타나 지은이에게 왜 우느냐 물었지요. 학교가 싫고 담임 선생님이 싫어서라고 대답하자 아이는 내가 도와줄테니 나랑 친구하자고 제안합니다.

"난 조마구인데, 넌 이름이 뭐야?"
"난 묘지은."

점심시간이 끝나 텃밭에서 돌아와보니 내내 비어있던 옆자리에 조마구가 앉아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지은이와 조마구는 학교에서 늘 함께였어요. 아이들은 조마구의 눈동자가 너무 새까맣고 블랙홀 같다며 싫어했지만, 지은이는 오히려 조마구가 좋았어요. 조마구와 같이 다닌 뒤에는 묘지라고 놀림받는 일도 줄고요. 조마구는 반에서 가장 작았지만 누구보다 든든한 지은이 편이었으니까요. 지은이는 여전히 걸핏하면 직딱샘에게 야단을 맞았지만, 조마구랑 둘이 야단을 맞으니 혼자 야단맞을 때보단 훨씬 나았지요. 점심시간이면 지은이랑 조마구는 공동묘지의 쥐 무덤으로 갔어요.

조마구는 쥐 무덤에 버드나무 잎을 꽂아놓고 매일 이렇게 물었습니다.
"쥐님, 쥐님, 목 없는 쥐님, 오늘이 딱 좋은 날일까?" 하고요. 그러던 어느 날, 버들잎이 고개를 푹 꺾자, 조마구가 활짝 웃으며 말했어요.
"오늘이 딱 좋은 날이래! 잘됐다, 그렇지?"

그 다음 장 제목이 바로 "한입에 호록"이에요.
아이가 가장 인상 깊었다고 얘기한 그 장면이 나오는 부분인데요.
아, 이 부분은 직접 읽어보셔야 해요~^^ㅋ
'딱 좋은 날'이 어떤 날이었는지는 책을 펼쳐보면 알 수 있답니다. ㅎㅎㅎ

그 날 지은이는 조마구의 모습을 보고 너무 놀라서 친구가 되자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어요. 지은이가 내내 조마구를 피해 다니자, 어느날부턴가 조마구는 학교에 오지 않았지요. 대신 반질반질 새까만 눈동자 두 개가 나타나 지은이를 졸졸 따라다닙니다.

사물함 속에도 선반 밑에도 머리카락 사이에도 어디나 까만 눈이 지은이를 쳐다봤어요. 그 까만 눈의 정체가 무엇인지, 지은이는 이미 알고 있지요.
결국, 지은이는 사라진 조마구를 찾아 나섭니다.
용기를 내어 조마구가 살고 있는 해골계곡에 간 지은이에게 또 한 번 신기한 일이 생기지요.

전 이 부분도 이 책의 명장면인 것 같은데, 차마 말씀드릴 수가 없네요. ^^ㅋ 우여곡절끝에 다시 학교로 돌아온 조마구와 지은이에게는 또 어떤 일이 펼쳐질지..

2권이 기대가 되는 <쉿!안개초등학교>였습니다.

무더운 여름이 어느덧 막바지에 다다랐어요.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지만 낮에는 아직 덥지요.

아이와 함께 미스테리 동화 <쉿!안개초등학교>를 읽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에 빠지면, 잠시나마 더위를 잊고 오소소, 소름이 돋을지도 몰라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