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별 과제 하다가 폭발하지 않는 법

조별과제 하다가 폭발하지 않는 법 ㅣ 슬기로운 학교생활
윤미영 지음 / 생각학교 / 2023년 12월

누군가와 함께 일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어른도 갈등이 생기기 쉬운 일인데 하물며 어린 학생들이 함께 조별 과제를 한다는 것은 갈등이 생기기 쉬운 상황이다. 이 책은 학교 안에서 일어나는 갈등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제목을 보자마자 이 책은 우리 아이들이 꼭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직 초등학생이지만 앞으로 중학교에 가면 조별 과제를 하면서 힘든 상황이 생길 것 같아서 미리 준비하고 싶었다.

이 책의 저자는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영어교육과, 동대학원 교육학과를 졸업했으며, 30여 년간 영어를 가르치다가 현재는 청소년 상담복지센터에서 청소년 상담을 하고 계시는 윤미영 선생님이다. 청소년들의 관계 갈등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곳이 조별 과제라는 점에 착안해 집필했다고 한다.

책은 크게 4가지 주제로 나뉘어있다.

1조의 고민. 선생님, 쟤 때문에 조별 과제가 힘들어요

2조의 고민. 교실 안에 사람은 가득한데 왜 제 친구만 없죠.

3조의 고민. 다들 아무렇지 않은데 왜 저만 화가 나죠.

4조의 고민. 항상 환영받는 친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자기주도적 학습을 위한 조별 과제활동이 교실 속 갈등을 더 키워간다는 점에서 학생들의 실제 고민을 듣고 솔루션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구성된 책이다. 어찌 보면 조별 과제의 문제점은 다들 알고 있다. 과제 수행에 참여는 안 하면서 결과만 얻어 가려는 무임승차자, 항상 자신이 혼자 모든 일을 도맡아 하는 경우, 조별 과제 때문에 갈등을 겪다가 친구 관계를 포기하는 친구 등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문제점들도 보여주고, 조별 과제를 넘어서 교실 안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갈등 상황을 제시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생활하는 인간관계 속의 문제들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저자도 우리의 삶은 마치 조별 과제와 같다고 말하고 있다.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다 보면 각자의 개성이 다르기 때문에 함께 지내다 보면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런 갈등을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학생들의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선생님의 솔루션을 통해서 제시하고 있다.

선생님의 솔루션 1. 조별 과제 하다가 폭발하지 않는 대화법

선생님의 솔루션 2. 분노 방출 전에 나를 다독이는 생각법

선생님의 솔루션 3. 친구와 더욱 단단한 관계를 만드는 훈련법

선생님의 솔루션 4. 스스로 행복해지는 나와의 소통법

아무리 많은 정성을 들인 관계라 해도 누군가와의 만남이 나를 고통스럽고 아프게만 할 뿐 나를 성장시키지 못한다면 그건 우정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세요. 97p

친구와의 관계가 중요해지는 청소년기에 올바른 친구관계를 위한 방법도 제시하고 있다. 나도 그때는 친구가 전부였고 친구와 사이가 나빠질까 봐 친구의 요구를 될 수 있으면 다 들어줬던 기억이 난다. 이 책에서는 진정한 우정, 진정한 친구관계에 대한 부분도 알려준다.

봄을 기다리는 겨울나무처럼

성숙해지는 자신을 기대하세요.

99p

글자가 많은 이런 책은 엄마 책이라고 거들떠도 안 보던 아이들이, 읽어보라고 권하지도 않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둘이 대화를 하고 있었다. 나는 숨죽여 조용히 아이들의 대화를 엿들었다. 초등학생인데 벌써 조별 과제의 어려움을 이야기했다. 조별 활동을 위한 준비물을 각자 가져오기로 했는데, 자기만 준비물을 가져오고 아무도 가져오지 않아서 선생님께서 부족한 준비물을 주셨다고 한다. 또 다른 경우는 함께 활동을 해야 하는데 두 친구가 비협조적으로 나와서 혼자서 자료조사를 다 했다고 하더라. 평소엔 이런 학교생활을 잘 이야기하지 않아서 몰랐는데 이번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아직 어리지만 아이들도 학교에서 갈등 상황을 겪고 있었구나 알게 되었다. 학교생활에서 갈등 상황이 어려운 친구들과, 아이들과 갈등 상황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싶은 학부모님들께 이 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