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누가 아피아를 치료할까 - 의료지원, 2024년 문학나눔도서 선정 ㅣ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에스테르 뒤플로의 문제 해결 지식그림책 시리즈 2
에스테르 뒤플로 지음, 샤이엔 올리비에 그림, 최진희 옮김 / 라이브리안 / 2023년 12월
평점 :

화려한 색감의 그림이 눈길을 끄는 그림책이다. 각 페이지마다 글은 적고 그림이 가득 그려져 있어서 긴 글을 읽기 어려워하는 아이들도 쉽게 읽을 수 있다. 짧은 글이지만 긴 생각이 들게 하는 '의료지원'에 관한 주제이다.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의료지원'에 관한 주제를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아피아 이야기로 풀어서, 재미있는 그림과 함께 읽을 수 있다. 글을 몰라도 그림을 보면서 부모님과 이야기 나누기도 좋은 지식 그림책이다.

이 책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에스테르 뒤플로의 문제 해결 지식 그림책 시리즈 중 두 번째 이야기인 의료지원에 관한 지식 그림책이다. 알록달록 예쁜 그림에 끌려 책을 읽다 보면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지식 그림책이다.
이 책은 <타임>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과 <이코노미스트> 선정 '세계가 주목하는 젊은 경제학자 8인'에 선정돼서 세계적인 경제학자로 인정받고 있는 에스테르 뒤플로 작가님이 집필하셨다. 오랫동안 세계 곳곳을 돌며 빈곤을 비롯한 사회경제적 문제의 해결 방안을 찾아 수많은 현장 실험과 연구를 진행한 공로로 2019년에 노벨 경제학상을 받으셨다.
에스테르 뒤플로의 문제 해결 지식 그림책 시리즈 전권의 그림은 에콜 에스티엔과 스트라스부르 장식예술학교를 졸업하고 2016년에 앙굴렘 페스티벌에서 수상하신 샤이엔 올리비에 작가님께서 담당하셨다.
이 글을 옮긴이는 이화여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한 뒤 프랑스와 미국에서 거주하며 어린이 그림책을 공부하신 최진희 작가님께서 해주셨다. 옮긴 책으로는 <냉장고로 들어간 그림책>, <마음에도 문이 있어요?>, <우당탕탕 책들의 전쟁>이 있다.

아피아는 스와힐리어로 '건강'이란 뜻을 가진 말이다.
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크고 작은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병에 걸렸을 때 도움받을 수 있는 의료 기관이나 의사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도 하지만, 예방 접종이나 백신에 대한 무지도 중요한 원인이다. 의료지원 문제는 치료 약이나 의사 외에도 많은 것을 필요로 한다.
이 책에 담긴 이야기는 실제로 지구상의 어딘가에서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에게 일어나는 일이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서 그들이 겪는 여러 가지 문제를 나의 문제, 우리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할지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눈길을 끄는 화려한 색감의 그림과 함께 짧은 글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글을 모르는 어린 친구들은 그림을 보면서 부모님이 읽어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좋겠다. 주인공은 아피아이다. 아피아는 약국을 운영하는 아빠, 남동생 소날과 함께 살고 있다. 아피아는 열이 오르락내리락 하고 온몸이 덜덜 떨리고 아프다. 아빠는 아피아를 치료하기 위해 마을 의사인 다다스 박사에게도 가고, 주술사에게도 간다. 그래도 낫지 않자, 나라에서 운영하는 보건소를 찾아가지만 문 닫은지 오래이다. 결국 아빠는 아피아를 데리고 멀리 떨어진 공중 보건소까지 간다. 소렌 박사님은 아피아가 말라리아에 걸렸다고 한다. 약은 아빠의 약국에 있다고 한다. 하지만 돈을 아끼려고 가짜 약을 샀는데, 진짜 약과 가짜 약이 섞여서 진짜 약을 구별할 수가 없다고 한다. 닐루아빠의 도움으로 아피아는 약을 먹고 건강을 되찾았다.

아피아의 이야기를 읽고 아이들과 생각이 많아졌다. 우리는 아프면 쉽게 병원에 갈 수 있고, 약을 먹고 주사를 맞을 수 있다. 아피아처럼 많은 어린이들이 약을 구하기 힘들거나 병원에 가기 어려운 일이 있다니 안타까웠다. 주술사를 찾아가는 부분에서는 옛날 어르신들이 약이나 병원 대신에 민간요법으로 치료하는 일이 생각났다.

이 책에 나온 말라리아는 백신을 접종하거나, 모기장 안에서 잠을 자면 발병률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부모들의 무관심 때문에 백신 접종률이 낮은 수준이라고 한다. 백신의 효과는 늦게 나타나고 비용 부담은 곧바로 다가오니 백신 접종을 자꾸 미룬다고 한다. 그래서 백신 예방 접종 캠프에서 모기장 무료 배포나 렌틸콩 나눠 주기, 휴대 전화 무료 사용 시간 늘려주기 등을 통해 백신 예방 접종을 늘려 나가고 있다고 한다. 아이들의 예방 접종 완료에 효과적이라고 하니 다행이다.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읽으면서 아피아처럼 질병의 위험에 노출된, 의료지원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우리가 할 수 있는 도움이 뭘까 생각해 볼 수 있는 지식 그림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