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렁 소녀 발 차기 작은 스푼
황선애 지음, 서영 그림 / 스푼북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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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렁 소녀 발 차기


내가 어렸을 때는 가정 조사서라는 걸 학기 초에 작성해서 제출했다. 아빠는 뭐 하시는지, 엄마는 뭐 하시는지 직업란이 있었다. 거의 대부분의 아이들이 엄마는 주부를 적었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그게 자연스러웠다. 내가 어른이 되고 주변을 둘러보면 맞벌이가 흔한 가정의 모습이 되었고, 가족 구성원도 다양해졌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갔는데 요즘은 가정 조사서를 작성하지 않더라.

우렁 소녀 발 차기는 이런 요즘의 가정에서 역할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은 대학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했으며 <오리 부리 이야기>로 제11회 비룡소 문학상을 수상하신 황선애 작가님이 글을 썼다. 지은 책으로는 <빨개봇이 사라졌다!> <수상한 콩콩월드 대모험> <신비한 퐁당퐁섬 대모험> <자꾸자꾸 책방>(공저) 등이 있다.

멋진 발차기 그림은 서영 작가님이 그려주셨다. 쓰고 그린 책으로 <주름 때문이야> <여행 가는 날> <비 안 맞고 집에 가는 방법> 등이 있다.

표지의 한 가운데 우렁 소녀의 발 차기 장면이 역동적으로 그려진 게 인상 깊다. 그 아래는 가족의 역할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그림이 있다. 아빠가 앞치마와 국자를 들고 있고, 엄마는 출근 준비를 하고 있다. 어떤 이야기가 있는지 들어가 보자.




차례

발 차기 자격증

아빠는 우렁 각시

우렁 아니고 우리영

왜 아빠가 엄마야?

아빠는 자격증이 필요해

발 차기하면 안 돼요?

볼품없는 자격

우렁 소녀 발 차기




발 차기 자격증

주인공 이름은 우리영이다. 우리영의 가족은 엄마가 자격증으로 일한 돈으로 먹고산다. 우리영도 누군가 반 친구를 괴롭히거나 놀린다는 얘기를 들으면 출동해서 발 차기를 한다. 그러면 일러 준 애는 고맙다고 사탕 같은 걸 준다. 하지만 아빠는 자격증이 없어서 집에만 있다. 하루는 학교에서 이호철이 누군가 놀리는 게 보였다. 출동했다. 발차기를 했는데 이호철이 피하는 바람에 교실에 들어오던 승우가 코를 맞았다. 코피가 났다. 선생님께서 다시는 발차기를 하지 말라고 했다.




아빠는 우렁 각시

아빠와 동생이 동화책을 읽다가 동생이 아빠도 우렁 각시야?라고 했다. 아빠가 우렁 각시처럼 집안일 잘하니까 그렇게 말한 거라고 했다. 그때 집에 할머니가 찾아왔다. 학교에서 코피 난 승우네 할머니였다. 승우는 괜찮다고 했지만 할머니께서 화가 나서 오셨다. 할머니는 아빠가 집에서 애들 관리 좀 하라고 했다. 우리영은 집에서 빨간 매니큐어를 칠한 아빠가 부끄러웠다.

우렁 아니고 우리영

교실에 들어가는데 이호철이 우렁이다 우렁이 라며 쑥덕거렸다. 아빠가 우렁이면 딸도 우렁이 맞지?라고 놀렸다. 어디서 그런 얘기 들었냐고 하니까 승우를 쳐다봤다. 미안하다고 아이스크림까지 사줬는데 할머니한테 쪼르르 일러바치고, 아빠 얘기까지 소문 내다니. 앞으로 승우랑은 안 놀 거라고 다짐한다. 승우가 생일파티를 한다고 한다. 승우 아빠는 집에 없다. 외국회사를 다녀서 승우를 잘 못 보니까 한번 볼 때 선물을 왕창 사준다. 우리영은 승우가 부러웠다. 학교 끝나고 교문 앞에서 아빠를 봤다. 평소 같았으면 아빠한테 달려갔을 거다. 아빠를 못 본 척했다. 동네 아줌마들이 아빠 이야기를 수군거렸다.





왜 아빠가 엄마야?

아빠가 부끄러웠다. 아빠가 회사에 다녔을 때는 한 번도 못 느껴봤다. 아빠가 처음 집에 있을 때는 좋았다. 이젠 아니다. 사람들이 아빠 흉보는 게 싫다. 아빠가 회사에 다시 나갔으면 좋겠다. 엄마가 자격증이 있으면 먹고살기 편하다고 했다. 아빠는 자격증이 없다. 아빠가 자격증을 따도록 도와줘야겠다.

아빠는 자격증이 필요해

동생 리하에게 아빠가 자격증이 있으면 장난감을 많이 사줄 거라고 아빠가 일하도록 도와주자고 이야기한다. 아빠에게 자격증을 따서 일하라고 말하자, 돈 있어도 장난감이 너무 많아서 안 사줄 거라고 했다. 엄마는 아빠가 집에 있어서 너무 좋다고 했다. 하지만 리영이는 아빠 창피하다고 말했다.


발 차기하면 안 돼요?

리영이는 어제 아빠한테 그렇게 말하고 후회했다. 학교에 가서 이호철이 우렁이라고 놀리는 바람에 발 차기를 해버렸다. 선생님께서 보시고는 연구실로 불려갔다. 호철이는 발차기에 맞지 않았지만 호철이가 놀려서 나는 말로 맞았다고 말했다. 호철이가 뭐라고 놀렸는지 말해보라고 했다. 호철이가 아빠 보고 우렁이 아빠라고, 우렁이 딸이니까 나보고도 우렁이라고, 사실 아빠가 집안일만 하신다고 말했다. 선생님도 엄마가 바쁘시고, 아빠가 집안일만 하셨다고 한다. 아빠가 집안일을 잘하시고, 선생님도 이렇게 잘 키워 주셨다고 한다. 선생님이 되고 싶은 내 꿈을 항상 응원해 주셨다고 했다. 호철이가 말한 우렁이, 선생님은 그 말이 우렁찬 아이라고 했다. 씩씩하고 힘찬 아이. 선생님과 상담 후 우리영은 가슴이 뛰었다.

볼품없는 자격

교문 앞에 아빠가 데리러 왔다. 창피한 아빠라서 미안하다고 했다. 우리영은 아빠에게 미안했다. 아무 아빠나 그렇게 집안일을 잘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아빠 나 잘 키워주라고 했다. 그때 이호철이 전화가 왔다. 김승우가 위험하다고 했다. 우리영은 달려갔다. 중학생 언니들이 승우를 괴롭히고 있었다. 발차기는 이럴 때 하는 거다. 다리를 쭉 뻗었다. 언니 한 명이 다리를 탁 잡았다. 그때 아빠가 왔다. 우리영은 선생님이 왜 발 차기를 하지 말라고 했는지 이해했다. 그리고 아빠를 기다리면서 이호철과 승우에 대한 오해를 풀었다.




우렁 소녀 발 차기

승우 생일파티를 한다. 친구들이 모여있다. 수아는 엄마, 아빠, 언니랑 산다. 아빠는 회사에 다니고, 엄마는 집안일을 한다. 미라는 할머니, 할아버지랑 산다. 할아버지는 아파트 경비 일을 한다. 부모님과는 떨어져 산다. 요한이는 아빠랑만 산다. 아빠가 돈도 벌고 집안일도 한다. 승우 할머니의 부탁으로 우리영의 아빠가 생일파티 음식을 해주셨다.

자격증이 없어도 자격이 있으면 먹고살기 편한 거였다. 자격증이 있어도 우리영처럼 실력이 부족하면 아무 쓸모가 없는 거였고. 우리영의 아빠는 요리할 자격이 충분했다. 엄마는 아니지만 집안일하실 자격도 충분했다.


이야기를 읽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요즘 시대의 흐름을 잘 반영한 이야기였다. 아빠가 일을 하지 않고 집에만 있어서 주변 사람들이 놀린다고 생각해서 창피했던 주인공이 오해를 풀고, 아빠가 집안일하는 것을 받아들이고 아빠가 회사에서 일을 해야 한다는 편견을 극복하는 이야기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여러 모습의 가족이 존재한다. 엄마만 육아휴직을 하던 예전에 비해서 아빠가 육아휴직을 하는 경우도 볼 수 있다. 서로 이해하는 마음으로 가족의 역할을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되는 이야기이다.

큼직한 글씨와 재미있는 그림이 중간중간 잘 배치되어서 초등학교 저학년 친구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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