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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전쟁 - 잔혹한 세상에 맞서 싸우는 용감한 여성을 기록하다
수 로이드 로버츠 지음, 심수미 옮김 / 클 / 2019년 3월
평점 :
세상 인류의 절반은 여성이다. 모든 여성이 누군가의 어머니이고 아내이고 딸이다.
그들은 남성에 비해 차별을 받을 이유가 전혀 없지만 현실에서는 엄청난 차별을 받고 있다.
거의 모든 나라가 공식적으로는 남녀가 평등하며 인종에 상관없이 인간은 똑같다고 이야기하지만, 방송에서는 항상 인종차별과 남녀차별에 대한 뉴스가 넘쳐난다.
실제 여성은 남성에 비해 동일한 시간의 노동을 하면서도 남성이 받는 급여의 3분의 2 정도 밖에는 받지 못하고 있으며, 진급도 늦고, 최고위급에 올라가는 확률도 낮다.
왜 그럴까? 남성이 여성보다 능력이 뛰어나서 그런 것일까?
아닐 것이다. 어쩌면 슬프지만 남성들이 여성들이 자신들보다 더 뛰어날 것이 두려워 여성들을 억압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종교과 전통의 이름으로.
“나는 모든 종교에 대해 매우 비판적입니다. 우리 여성들은 모든 종교에 의해 억압받고 있습니다. 오늘날 여성해방 운동에서 최고의 위협은 종교적 극단주의입니다.” - P. 162. 이집트의 가장 저명한 페미니스트이자 소설가, FGM(여성성기절제) 반대 운동가인자 투사인 나왈 엘 사다위의 말.
“전 세계적으로 여성을 상대로 하는 얼마나 많은 범죄가 전통이라는 이름 아래 벌어지고 있는 걸까? 도대체 왜, 인류는 세계화되고, 훨씬 더 많은 정보를 흡수하고, 분명히 더 풍부한 지식을 갖추었는데도 시대에 뒤처지고 이해할 수 없는 전통을 경외하는 마음을, 이성을 무시하고 법을 어기면서까지 고집하고 있는 것일까? 전통이라는 아우라는 여성혐오를 감추고 심지어 범죄행위를 합리화하기 위해 얼마나 편리하게 이용되는가?” - P. 285.
<여자 전쟁 – 잔혹한 세상에 맞서 싸우는 용감한 여성을 기록하다>는 영국의 ITN과 BBC에서 30년간 해외 특파원으로 일한 영국의 프리랜서 비디오저널리스트이자 방송기자인 저자가 전세계에서 자신이 직접 취재하면서 보고 겪은 여성들에 대한 차별과 학대, 그리고 그에 대한 저항의 기록을 담은 책이다. 안타깝게도 저자는 집필중 2015년에 사망했다.
이 책에는 종교와 전통(관습)이라는 이름으로 현재에도 후진국, 선진국 가릴 것 없이 전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성성기절제(FGM), 조혼과 강제결혼, 명예살인, 온갖 형태의 인신매매와 성착취에 대한 이야기들이 적나라하게 적혀 있다.
그와 함께 소수이지만 그러한 차별과 학대, 성착취에 저항하는, 현재에도 목숨을 걸고 전쟁을 치르고 있는 이들의 노력도 담겨 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남성을 떠나 한명의 인간으로 분노가 치밀어오름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이런 차별과 학대의 현장에서 진정한 기자로써의 모습을 보여주는 저자의 진심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운명을 받아들이고 침묵하길 거부하는 세상의 약자들에게 바치는 헌사이다. 그래서 이 책은 불의에 맞서 싸우고 있는 용감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 P. 14.
“이 책은 세상에 알려질 필요가 있는 여자들의 삶을 가장 설득력있게 풀어내기 위해 그녀가 기울여온 노력과 헌신의 증거물이다. 이것은 모든 여자들의 책이다. 이집트와 아르헨티나만큼 서로 멀리 떨어진 국가들, 인도와 아일랜드만큼이나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벌어진 불의와 폭력의 연대기다.” - P. 366.
“수(저자)는 우리 시대에 벌어지고 있는 다른 전쟁들을 보여주려 했다. 하루도 빠짐없이 벌어지는 수많은 전투들, 여자들과 어린 소녀들이 당하고 또 맞서 싸우는 전투들. 그녀는 마지막 순간까지 그들과 함께, 그리고 그들을 위해서 싸웠다.” - P. 383.
책을 보는 내내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인간은 피부색이나 성별에 상관없이 똑같은 하나의 인격체로 대우를 받아야만 하지만, 혹시나 무의식적으로라도 다른 인종에 대해, 여성에 대해, 또 다른 약자들에 대해 차별을 말하고 행동하지 않았는지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었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더 조심스럽고 섬세해지고자 노력하려고 한다.
내가 쉽게 던지는 농담 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큰 상처로 남을 수 있음을 항상 기억하고자 한다. 나 또한 누군가의 농담에 상처를 받을 수 있음을 기억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