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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의 미래 ‘공정’ - 부패동맹의 해체와 적폐청산
김인회 지음 / 준평 / 2019년 11월
평점 :
2010년쯤이었나 보다.
마이클 샌델 교슈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킨 해가.
아마도 그 당시 국가를 상대로 세금으로 자신의 사업을 하는 MB정부의 부도덕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였기 때문에 시민들이 ‘정의’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
그리고 2019년. 우리는 또 정의에 대해 엄청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조국 교수의 법무부 장관 임명과 동시에 – 물론 임명될 것이라는 설이 돌기 시작하기 전부터 준비되었겠지만 – 온 언론과 검찰, 그리고 야당이 모두 하나가 되어 정의를 외치기 시작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조국 교수와 그의 가족들이 눈처럼 깨끗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생각, 희망 자체가 어쩌면 너무나 순진한 생각이나 무모한 요구일 것이다.
다만 과연 그가 저질렀다고 의심되는 아주 다양한 부정들이 – 아직 확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 우리나라의 모든 언론과 검찰의 특수부와 야당들이 들어 일어나 떠들어야 할 정도의 문제인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거기에다가 소위 최고의 학벌을 자랑하는 SKY의 학생들까지 반대 시위를 할 정도의 문제인지 의문인 것이다. 솔직히 시위에 참가하는 이들 중에서 학생부전형을 위해 엄마, 아빠 찬스를 쓰지 않은 이들이 있을까. 더 현실적으로 최소한 과외비라도 엄빠, 아빠 찬스를 쓰지 않았다면 정시라도 제대로 볼 수 없었을 것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과연 그들이 이야기하는 정의는 무엇일까? 자신은 되고 남은 안되는 정의란 무엇일까?
“정의, 공정, 윤리, 사랑, 자비, 인권 등의 이념은 인류 역사와 함께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금만큼 정의, 공정, 윤리, 사랑, 자비, 인권이 강하게 요구된 적은 없습니다. 어제보다는 오늘이,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많은 정의, 공정, 윤리, 사랑, 자비, 인권 등을 요구할 것입니다. 이것은 세계적인 추세이며 객관적인 추세입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며 오히려 한국은 이러한 경향을 앞장서서 걸어가고 있습니다.” - P. 199.
<정의의 미래 “공정” - 부패 동맹의 해체와 적폐청산>는 오랜 시간 진보의 영역에서, 또한 과거 정부정책을 결정하는 자리에 있던 일인으로 정의에 대해 고민해왔던 저자가 정의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있게 이야기하는 책이다.
저자는 올바른 정의는 올바른 인간관에 기초하여야 하는데, 현대가 모든 것이 수요보다 공급이 넘쳐나는 초과잉사회임에도 불구하고 극과 극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고, 이런 양극화가 미래에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기에, 자본중심이나 국가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의 인간관에 기초한 공정이 미래의 정의라고 이야기한다.
또한 공정한 미래를 위해서는 지금까지 특혜를 누리고 있는 모든 사람과 조직들의 구조를 혁파하고 법과 구조를 개혁해야 함을 말한다.
물론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기에 기존 권력들의 반대를 과감히 물리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함을 강조한다.
“미래비전, 미래 국가의 모습은 인간관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인간관은 인간이 도대체 어떤 존재인가, 인간이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무엇이 인간을 움직이는 근본 동력인가, 인간과 사회의 관계에서 인간이 차지하는 위치는 무엇인가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인간관이 제대로 서야 인간의 행복과 안전을 위한 제대로 된 국가를 만들 수 있습니다. 국가는 구성원인 시민의 행복과 안전, 이익을 위하여 존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을 이해하지 못하는 국가는 있을 수 없습니다.” - P. 26.
“기본적인 의식주 생활이 해결되고 초과잉시대에 들어선 지금 생산보다는 분배가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분배가 중요해지는 순간 공정성은 핵심 과제로 떠오릅니다. 지금의 한국이 처한 상황은 공정성 가치를 국가의 철학으로 삼아야 한다는 점, 미래전략의 핵심으로 삼아야 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 P. 305.
공정한 사회란 어떤 사회일까?
모두가 똑같은 출발선에서 출발하는 것일까? 모두가 똑같이 소유하는 것일까?
이미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로 극과 극으로 나뉜 현실에서 이를 한순간에 뒤집는 것은 파괴적인 혁명외에는 방법이 없을 것이다. 이는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이야기이다.
보다 현실적인 방법은 가진 자들에게 조금 더 거둬서 가지지 못한 이들에게 나누는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합법적인 방법을 통해서 말이다. 세금과 복지와 분배를 통해서.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 나 혼자만 잘 먹고 잘 살 수도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렇게 교육을 받아 왔다. 이젠 바뀌어야만 한다.
바뀌지 않으면 모두 공멸할 수 있음을 알아야만 한다.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행위의 가능성, 즉 자신이 자신의 주변을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인간과 공동체의 행복과 불행은 주어진 숙명도 아니고 누군가가 만들어주는 것도 아니고 바로 인간이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인간은 행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미래를 만들 수 있습니다. 어떤 세계를 만들 것인가, 내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정하면 그에 따라 나와 세상이 만들어집니다. 미래 설계의 힘은 전적으로 사람, 그중에서도 사람의 결심, 맹세, 서원, 행위 가능성에서 나옵니다.” - P. 2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