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지테리안, 세상을 들다
쯔루다 시즈카 지음, 손성애 옮김 / 모색 / 2004년 4월
평점 :
품절


요가는 나의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 식생활도 그 중 하나인데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내 밥상은 시쳇말로 "저 푸른 초원"을 향해 가고 있었다. 이것은 의식적인 노력의 결과라기보다는 무의식적이며 점진적으로 변화된 일로 평소 고기를 즐겨 먹었던 예전의 식습관과 비교해 보면 크나큰 발전이 아닐 수 없다. 이 놀라운(?) 현상은 당연히 먹거리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먹거리는 내 일상의 중요한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렇다고 내가 완전한 채식주의자냐면 그건 아니다. 핑계일지 모르지만 뿌리까지 완전한 베지테리안이 아니라면 사회생활을 하면서 채식만을 고집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직장내 회식은 주로 고기집에서 이뤄지고, 간혹 친구나 동료와 같이 식사할 경우 혼자 따로 먹거리를 챙긴다는 것은 불편하기도 하려니와 왕따가 되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내 주위는 그렇다. T.T) 하지만, 요즈음 여러가지 이유로 고기를 먹는 것이 썩 편안한 일만은 아니게 되었다. 첫째는 내 몸의 자연스런 반응탓이고, 두번째는 단지 고기를 얻기 위해 이 아름다운 지구를 마구잡이로 훼손해도 되는가하는 회의때문이고, 세번째는 과도한 고기류의 섭취가 건강에 이롭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며 마지막으로 인간이 먹거리에 대한 신중한 생각이나 고마운 마음도 없이 단지 식욕을 충족시키기 위해 인해 엄청난 수의 동물을 생각없이 먹어야 하는지에 대한 인도적 양심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써놓고 나니 너무 거창하다. 완전한 베지테리안이라고 말할 수 없는 상황에서 채식주의를 논하는 것은 스스로도 불편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살아가는데 있어 음식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생각해볼때 꼭 한번쯤은 먹거리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반성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더불어 한끼의 식사를 위해 지구상의 한 생명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감사하는 마음없이 아무렇게나 먹어 치우는 일이 결코 자랑꺼리가 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리뷰가 옆길로 샜다...... 책은  베지테리안에대한 전반적인 정의와, 먹거리가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고기와 사회권력과의 관계, 먹거리에 얽힌 역사적 이슈 등), 유명한 베지테리안과 그들의 일화등을 단락별로 엮었다. 채식주의와 관련된 내용을 깊이 있게 다루었다기 보다는 전반적으로 두루두루 살펴놓았다고 보면 된다. 읽기에 부담스럽지는 않으나, 완전한 채식주의라면 그 내용에 다소 실망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