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워 하면 갇혀버린다
이거룡 지음 / 명진출판사 / 1998년 2월
평점 :
품절


오랫만에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었다. 일단 이거룡 교수님은 글을 잘 쓰신다. 폭넓은 지식을 바탕으로 현재 우리가 부딪히는 부조리한 현실의 문제점을 잘도 집어 내신다. 가려운 곳을 제대로 긁어주신다.

저자가 직접 말씀하셨듯이 이 책은 인도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인도라는 거울을 통해 우리의 자화상을 보여준다고나 할까. 광폭하게 경쟁적이면서, 정도를 넘어선 자본주의를 우상으로 삼고, 다양성은 무시된채 획일적이고 경직된 우리 사회의 이면을, 그 속에서 대중의 무리에서 결코 낙오되어서는 안될듯 발 붙이고 사느라 정신 없는 우리의 모습을 인도라는 필터를 통해 재조명해 주는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의 현실과 비추어볼때, 뼈속까지 달라보이는 인도라는 사뭇 특이하기만한 나라에 대한 환상으로 일관하지도 않는다. 그들이 처한 현실을 보이는 그대로 가감없이 정직하게 그려준다.

정말 이렇게 거대한-그러나 환상에 지나지 않는-시간에 쫓겨 생각없이 아둥바둥 살 필요가 있을까. 책을 읽고나면 삶에 있어 정말 중요한건 한순간에 사라질 물질이나, 그밖의 잡다구리한 지식은 아닐 듯 하다. 한번쯤 조용히 번잡스런 내 주위를 정리해 보고 싶을때 읽으면 마음이 쉴 수 있는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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