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상대
조영환 지음 / 지상사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추천받은 책이다. 그리고 예전에 읽었던 책이고, 이번에 읽었던 책이다. 저자는 자신의 이력, 여성들과 많은 접촉을 통한 경험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부제인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상대'인 여자라는 제목은 심히 공감된다. 남자와 여자는 생물학적으로도 다르지만, 정서적으로 다른 부분이 상당한데, 가장 큰 부분이 남성의 단순성, 여성의 복잡성이니까...

 

저자가 규정하는 여성의 특징들은 고찰할 만 하다. 나도 사실 솔직히 이모들 밑에서 자라왔기 때문에 일반론적인 여성 속성들은 경험적으로 많이 습득했었다. 다소 남자들보다 분위기에 약하고 감정적이고, 복잡한 동물, 단순한 남자들과는 다르게, 복잡한 이면을 가진 여성들, 세심한 변화 (예를 들면 머리 스타일을 바꾼다거나, 네일을 새롭게 한다거나, 새로운 스타일의 옷을 입는다거나!)를 통해서 자신의 심리를 표출하는 여성들, 그리고 그 변화를 읽지 못하는 대부분의 무감각한 남자들...

 

어쨌든 일반론적인 여성에 대해서 잘 고찰하고 있는 책이다. 다소 이성 경험이 없는 남자들은 한 번쯤 볼 만한 책이며, 여성에 대해 빠삭하게 알고 자부한다는 바람둥이 형들도 한 번쯤 볼 만한 책이다. 책 자체가 어렵게 쓰여있지도 않으며, 가볍고 부담 없는 문체로 쓰여있어서 편하게 쭉쭉 읽어나가면 된다.

 

다만 책을 보며, 다소 저자의 주장이 너무 일반화된 편견에 치우친 점이 없잖아 있다. 예를 들면 허영과 사치는 여자의 본능이라는 점(물론 나도 이 주장을 한 저자의 의도는 잘 알지만 함부로 일반화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아닐까?), 걷기나 움직이기를 즐겨 하지 않는다는 부분 (물론 남성에 비해 비활동적인 부분이 있지만... 글쎄 이렇게 일반화할 수 있을까), 남자는 과거의 연인을 기억하지만 여성은 현재만을 기억한다는 부분 ( 남성이 무조건적으로 과거의 연인만을 추억하는 존재는 아니다. 솔직히 나만 해도 나는 과거의 연인에 대해서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는다.) 거기다 가장 결정적으로, 결혼을 하려면 어리고 젊은 여자와 결혼하라는 저자의 관점... 저자는 이 관점을 내세우면서, 강력하게 주장한다. 어린 여자의 배에서 난 아이가 건강하다고, 맞는 소리긴 한데, 여러 가지 관점으로 볼 때, 편향된 논리로 비치기 딱 좋은 멘트가 아닐까도 싶다. 막말로 결혼을 생물학적인 면만 고찰하야 하는가? 사회 문화적, 경제적인 면을 통합하여 고찰하여서 하는 것이 결혼이다. 지극히 생물학적인 관점으로 서술된 저자의 주장이 아쉬웠다. 그리고 여성의 눈물에 속지 말라는 점. 여성의 눈물은 슬픔의 감정으로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가식도 포함되어 있다는 점도 사실 좀 너무 확대해석한 경향이 있었다.(저자는 이런 논지를 현실론적으로 솔직하게 썼다고 하는데... 너무 개인의 생각이 강하게 투영된 해석이 아닐까...)

 

뭐 그렇다고 해서, 아쉬운 내용만 있는 책은 아니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공감했던 것은 '여성과 다툴 때는 10초 이상 다투지 마라. 웬만하면 10초 내에 결론을 내되, 장기전이 될 시에는 은근히 남자가 패배를 유도하는 쪽으로 싸움을 티 나지 않게 이끌어가야 한다는 점' 이 부분에서 아주 큰 공감이 갔다. 여성과 싸움을 해 보면 알겠지만 엄청난 스트레스를 동반하기 마련이고, 싸우면 싸울수록 이기더라도 이긴 것이 아닌, 그야말로 얻을 것 하나 없는 전쟁이 바로 여성과의 싸움이다. 따라서 저자의 저 논의는 세겨 들을 만 했었다. 거기다 너무 완벽하게 여성을 챙기지 말고, 때론 일부로라도 모자라게 행동해서 여성의 보호본능과 모성애를 자극하라는 부분도 유심히 볼 만 했다.

 

좀 치우친 경향이 있는 부분이 있다. 그 부분은 사실 어떻게 본다면 남성 입장에서 여성을 최대한 너그럽게 해석했는데도, 나타날 수밖에 없는 고질적인 차이와 한계라고 할 수 있겠다. 그만큼 여성은 복잡한 동물이고, 규정할 수 없는 종족이다. 남자도 여자를 모르고, 사실 같은 여성이라도 여성을 완벽하게 이해하기란 어렵다.

 

우리나라 남자들은 대체적으로 무관심하며, 감수성이 다소 결여됐다. 우리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만 봐도 대체적으로 무뚝뚝하다. 요즘은 다정다감한 남성들이 예전보단 많아졌다. 복잡한 여성들의 내면을 잘 살펴줄 수 있는 남자들이 많아졌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봤을 때, 아직까지는 남자들이 여성을 이해하려고 하는 부분은 부족하기 마련이다. 나도 남성이지만 이런 부분은 우리 남자들이 반성을 해야 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어쨌든 이 책은, 남성의 입장에서 해석한 여성의 모습이다. 그 해석에 오류가 있고, 본질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더라도, 나는 저자가 다른 성을 지닌 여성들을 따뜻하게 바라보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책에서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저자의 태도는 어쨌든 지금 대다수의 남성들의 시각과는 큰 차이가 있다. 저자의 논의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저자의 그런 여성에 대한 열린 마음 자세를 본받아야겠다고 생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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