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바로 섰는가 - 하루를 시작한다면 마쓰시타 고노스케처럼
PHP종합연구소 엮음, 김현석.여선미 옮김 / 책이있는풍경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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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하게 말하는 '진리'라는 것은 지식의 축척으로 깨우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물론 인생의 진리나 도는 진리에 도달했던 선각자들의 발자취를 재고하며 깨닫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들의 흔적, 그들의 발자취가 담긴 서적을 받아들이며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인생을 깨닫고 반성한다. 책이라는 문헌은 이런 부분에서 상당히 강력한 영향력을 자랑한다. 책이라는 텍스트는 선각자들의, 흔적의 총체이기 때문에, 어떻게 본다면 '진리'로 향하는 지름길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어릴 적부터 독서를 해라. 책을 많이 봐야지, 똑똑해진다. 등등의 지도 아래에서 자라왔었다. 어떤 사람에게 물어도 책은 부정적으로 인식하기보단 대체적으로 긍정적으로 인식한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단순했던 진리에 대해서 조금은 다른 방향으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책은 일본 굴지의 경영자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어록집이다. 365개로 이뤄진 어록으로, 그가 살면서 했던 의미 있는 말들을 모은 아포리즘적 잠언서라고 할 수 있겠다. 일본 경영의 신이라 추앙받는 그의 잠언들을 읽으며, 특별한 점을 발견하고자 노력했었다. 물론 영감이 깊은 문장들도 있었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느낀 것은 기존의 자기 계발서에서 볼 법한 문구들이 상당히 많았었다. 그래서 처음 읽을 때에는 따분하게 읽기도 했었음을 솔직하게 고백한다.


그러나 이 책을 재독하면서 느꼈던 점은, 마쓰시타 회장의 약력을 연계하여 생각해 봤었다. 마쓰시타 회장이 경영계의 레전드가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에는 '몸이 허약했었고, 배우지 않아서' 였다고 한다. 실제로 마쓰시타 회장은 집안 형편 때문에 9살 때부터 상점 점원으로 일을 시작했었다.  그는 가난했고, 배우지 못했으며, 그는 몸이 허약했었다. 어찌 보면 인생을 살아가는 것에서 심각한 패널티를 세 가지나 가지고 시작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그는 그런 약점을 극복하고, 23살 때 마쓰시타 전기 제작소를 설립하여, 일본의 고도성장을 이끈 주역이 됐었다. 그래서 그의 말이나 그의 글은 어렵지 않았다. 어느 경영학서에 나오는 이론들이나 거창한 수식을 책에서는 이야기하고 있지 않았다. 배움이 없는 그였지만, 그의 어록인 이 책을 보다 보면, 그가 인생의 진리라는 것에 거의 도달한 인물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배우지 않고, 스스로 경험으로 진리를 깨우친 위인이었다. (물론 그 역시도 많은 책에서 배움을 갈구했었지만, 그는 이야기했다. 자신의 성공의 비결은 무지하여서 삶의 체험이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는 것을.) 비슷한 예로, 삼성의 이병철, 현대의 정주영 회장 역시도 지식적으로 배워서 기업을 이룩하기보단, 삶의 체험과, 개인의 뚝심으로 기업을 이룩한 점도 떠올랐다. 뻔해 보이는 말과 진리더라도, 누가 말을 하냐에 따라서 전혀 다르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책 안에는 숱한 경영서에서 앵무새처럼 강조하는 문구도 있었다. 그러나 전혀 가볍게 다가오지 않은 것은, 그의 발언 안에는 그의 인생 삶의 체험이 녹아 들어갔기 때문에 같은 말이더라도 무게가 다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가 발견한 진리, 그의 어록을 살펴보면, 확실히 일상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부분들이 많았다. 특별한 것은 없었다. 다만 그 진부하고 일상적인 진리를 마쓰시타 회장은 적절한 비유로 간결하게 표현하고 있었다. 개념을 단순하고 쉽게 표현하는 그의 습작 능력도 나에게 많은 참고가 됐었다. 일본인들의 표현은 역시 단순하며 간결하다. 일본인들은 대체적으로 글을 짧게 쓰는 경우가 많고, 책들 역시도 대체적으로 두꺼운 책 보단 얇고 가벼운 책을 선호하는데, 그러한 분위기를 마쓰시타 회장의 어록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인생을 사는 진리라는 것 역시도 사실 알고 보면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이 많다. 문제는 실천이겠지. 누구나 다 아는 것은 실천하기가 어렵다는 말이 떠오르기도 했었다.


그리고 마쓰시타 회장의 예처럼, 진리로 향하는 길은 서책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는 것도 새삼스럽게 느꼈다. 다방면적인 지식도 중요하지만 책 속의 지식과 배움을 벗어나, 지식 밖의 체험도 중요하다는 것을, 마쓰시타 회장처럼 한 분야에 열심히 몰두하고, 체험하고, 매진하고 열정적으로 일을 하다 보면, 삶의 진리에 대해서도 성찰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진리나 도라는 것은 결국 어떻게 본다면, 하나로 이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진리나 도는 지식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삶에 일상에도, 체험에도, 일에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 분야에 정통하게 된다면, 분명 삶의 처세에도 많은 도움을 주지 않을까 생각했다. 비슷한 관점으로 <학문의 즐거움>을 쓴 일본 수학자 '히로나카 헤이스케'씨 역시, 수학 공부만을 팠지만 그의 책을 읽다 보면 그가 인생의 진리에도 도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쓰시타 회장과 비슷한 예가 아닐까 싶다.


 사실 이런 잠언서들의 리뷰는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상당히 난이도가 있는 편이다. 어록들의 주제가 통일성 있는 부분도 없으며, 여러 주제를 중구난방으로 들쑤시고 있기 때문에, 어디서부터 손을 데야 할지 난감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내용적으로 요약을 해 보자면, 마쓰시타 회장이 바라보는 국가관, 경제관념, 생활관, 특히 경영자의 마인드(경영자의 입장 리더의 입장으로 현상을 해석하는 부분이 많다.), 등등의 잘 나와 있는 책이다.


나는 요즘 기상하자마자 이 책을 읽는다. 365개의 어록으로 구성돼서 365일과도 맞춰진다. 하루에 한 어록을 읽으며 생각을 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런 책들은 한 번에 쭉 읽는 책이 아니라, 두고두고 조금씩 읽으며 음미하는 책이기 때문에, 느림의 미학으로 책을 음미하며 독서하며 저자의 어록에 대해 사색을 많이 하려고 노력한다.


 책은 마쓰시타 회장이 느낀 인생의 진리라고 할 수 있겠다. 그것이 이 책의 장점이기도 하고 한계이기도 하다. 그만의 진리, 그가 발견해 낸 진리라는 점이니까,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단, 적절하게 받아들여서 나의 인생의 자양분으로 삼고 싶다. 나도 마쓰시타 회장처럼, 책에서도, 그리고 삶의 체험에서도 영감을 받아 '나만의 진리'를 설정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영감을 받은 대목을 옮겨본다. 나도 비슷한 생각을 습작으로 남긴 적이 있어서 더욱 반가웠던 글이었다.



 

'청춘은 마음의 젊음이다. 마음속에 신념과 희망, 용기가 넘치고, 새로운 일을 멈추지 않는 한 청춘은 영원히 그 사람의 것이다.'


이것은 내가 좌우명으로 삼는 말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사람은 누구나 해마다 나이를 먹는다. 이는 자연의 섭리다. 하지만 나는 나이에 상관없이 젊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하루하루 새롭게 끌어안으면서 살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런 정신적인 젊음을 잃지 말자는 것이 오래전부터 나의 바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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