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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딩 멘탈 게임 - 투자는 멘탈 게임이다
제러드 텐틀러 지음, 장진영 옮김 / 새로운제안 / 2025년 1월
평점 :
외국 유명 트레이더의 추천 책을 보는데 이 책이 올라와 있었다. 멘탈 게임이라는 제목이 특이해서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신간으로 번역돼서 볼 수 있었다. 무언가를 배울 때에는 단계가 있다. 수학을 배우려면 숫자와 사칙연산을 배우고 인수분해와 같은 복잡한 식을 공부해야 한다. 트레이딩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시장의 용어와 규칙 룰 등을 배우고 자신에 맞는 매매법을 배우는 게 우선이다. 이런 것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게 되면 마주치게 되는 것은 나의 멘탈이다. 기술적인 테크닉이 아주 뛰어나다 하더라도 멘탈이 온전하지 못한다면 매매의 포텐을 100% 이끌어낼 수 없다. 어떤 투자를 하더라도 멘탈은 중요하다. 이 책은 그런 멘탈에 관련된 부분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미 시중에는 시장 참여자를 위한 심리서들이 많이 나와 있다. 그러나 이 책을 완독해 보니 다른 책들과는 차별점이 있다. 멘탈이라는 요소는 매우 주관적이다. 인간의 심리를 다루는 부분인 만큼 모호하고 객관적이지 않다. 깨진 멘탈의 치료법도 단순하다. 안 좋은 부분을 억제하고 하지 말라는 식의 처방법이 대부분이다. 이 책은 모호하고 주관적이라는 멘탈에 대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 부분이 가장 눈에 들어왔다. 내가 직면한 감정이 어떤지, 어떤 단계에 해당하는지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여 거기에 맞는 처방법을 알려준다. 기준이 있다는 것. 모호한 문제에 대하여 모호한 결론이 아니라 시스템적으로 접근한다는 부분이 인상 깊었다. 물론 이 기준이라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안 좋게 다가올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많은 공감과 도움이 됐다.
심리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내면을 들여다보고 부정적 감정이 어떤 단계인지 차분하게 진단하며 행동하는 것. 이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저자는 주식이나 트레이딩을 하는 사람들만 진단하는 것이 아니라 포커나 카지노 선수, 스포츠 선수 등의 멘탈도 케어했다. 그런 치료 노하우를 집대성하여 쓴 것이 이 책이다. 트레이딩과 스포츠, 카지노 등의 활동은 공통적으로 경쟁을 해야 하고 승패가 있다. 패배할 수 있는 확률이 있다는 점이 멘탈을 상하게 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 나의 매매를 돌아봐도 그렇다. 큰 손실이 났을 때, 멘탈 제어가 되지 않으면 뇌동매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는 몰랐다. 큰 손실이 일어나는 것 자체를 인정할 수 없었다. 그럴 수 있는데... 사람이 하는 일이니 당연 실수가 있을 수 있다. 그렇기에 큰 손실 이후 서둘러 복구를 하려고 부단히 애를 썼다. 물론 복구한 적도 있다. 그러나 10에 7은 안 좋은 결과를 맞이했다. 큰 손실 이후 좋은 기회가 있다 하더라도 정상적인 멘탈을 가지지 못했다면 매매가 어긋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수들은 큰 손실을 인정하고 그날 패배를 시인한다.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장 경험이 많은 분들은 추가적인 뇌동 매매를 원천 차단하여 손실을 최소화하는 데 의의를 둔다. 이런 생각 하나하나가 모두 경험과 건강한 멘탈에서 나온다. 얼마 전 큰 손실을 봤을 때에도, 내가 한 일은 스트레스를 최대한 관리하면서 천천히 복구할 계획을 세워나갔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말이다.
호흡이 짧은 데이 매매를 하건, 스윙 트레이딩을 하건, 추세추종을 하건, 인베스팅을 하건 투자에 있어 멘탈은 중요하다. 투자에 있어 처음이자 마지막을 장식하는 요소일지도 모른다. 자신의 감정적인 부분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과 생각 없이 트레이딩 하는 것은 결과가 다를 수밖에 없다.
건강한 멘탈에서 건강한 매매가 나온다. 책에서 챕터로 다루는 감정적인 요소들, 욕심, 두려움, 틸트(뇌동), 자신감, 절제력 등은 시장에 참여하는 순간 매번 마주하게 된다. 그런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기준을 잡고 나의 매매를 잘 관찰시키는 것. 이런 부분들을 책에서는 다루고 있다. 좋은 책을 만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이 책의 존재를 알게 해 준 외국의 트레이더 분께도 감사한 마음이다. 시장 참여자분들은 돈과 시간을 들여 읽을만한 좋은 책이다. 두고두고 읽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