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끌리는 사람들, 호감의 법칙 50 - 그 사람은 왜 또 만나고 싶은 생각이 드는 걸까?
신용준 지음 / 리텍콘텐츠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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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업투자를 하면서 가장 좋은 점은 불필요한 인간관계를 줄일 수 있다는 부분이다. 조직에 속하게 되면 껄끄럽거나 피곤한 관계가 있기 마련인데 그런 집단이 없으니 인간관계가 심플해진다. 내가 정말로 필요한 사람들이 누구인지를 알게 되고, 또 그로 인해 인간관계에서 쓸 수 있는 에너지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반면 단점도 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처럼, 인간관계가 심플해지고 자신과의 시간을 많이 보내다 보니 생기는 고질적인 외로움이 그것이다. 또 하나는 인간관계가 심플하기에 특정 인간에 대한 의존이 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직장인들은 가족들과 싸우고 나서 회사 동료들에게서 위안을 받을 수 있겠지만, 나의 경우는 가족과의 관계가 절대적이다. 그래서 가족들과 트러블이 생긴다면 심리적인 대미지가 남들보다 크게 올 수 있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 역시도 오래 걸리는 것 같다.

 

 핵심은 이것이다. 인간관계가 심플하다고 해서 인간관계가 덜 중요하지 않다는 것. 아니 오히려 심플한 인간관계이기에 더욱 신경 쓰고 중요하게 관리를 해야 한다. 이를 일반화해보자면 조직에 속하건, 속하지 않건, 사람이라면 응당 주변 관계에 대해서 늘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따라서 '주변 사람들에게 나는 어떤 사람으로 인식될까?'라는 질문은 무척 중요하다. 내가 호감을 주느냐 불쾌함을 주느냐에 따라서 상대와의 관계의 방향이나 결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상대에게 호감을 주고 싶어 한다. 불쾌한 사람으로 남고 싶지 않을 것이다. 인싸든 아싸든, MBTI의 E 유형이든, I 유형이든, 적극적이든, 내성적이든... 성격을 떠나서 인간은 기본적으로 타인에게 불쾌함보다는 호감을 남기고 싶어 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본능적이다.

 

 책은 이런 인간관계에 있어 호감을 줄 수 있는 법을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런 부류의 책은 썩 좋아하지 않는다. 관계를 다루는 테마는 자기 계발 코너에서 볼 수 있는 사골 테마다. 신간 매대에서 책을 살펴보는데 이 책이 보였다. 아무 기대 없이 책장을 넘기다가 호감형 인간의 유형 중 백치미, 순진형 유형에 가수 김종민 이야기를 담은 구절을 유심히 읽었다. 얼핏 봐서는 모자라고 덜떨어져 보이는 것 같지만 그는 자신의 모습을 꾸미지 않고 솔직하게 방송에 보인다. 완벽을 추구하는 시류 속에서 김종민의 부족한 2%는 도리어 사람들에게 편안함으로 다가갔고 호감을 자극한다. 저자의 분석에 무릎을 쳤다. 이후 책을 가져와 처음부터 읽기 시작했다.

 

 책에는 50가지 법칙으로 호감을 유형화하였는데, 굳이 이런 세세한 틀에 자신을 맞출 필요는 없다고 본다. 내향적인 사람이 인싸들이 가질법한 호감의 요소들을 무리해서 따라 할 필요는 없다. 내향적인 사람은 자신의 성격을 살릴 수 있는 부분에서 호감을 얻을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반대로 외향적인 사람들은 좀 더 활동적인 부분에서 호감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나 역시 어떤 호감을 가졌으며 어떤 부분이 비호감일까 생각하며 읽었다. 과거에 나는 기승전결이 딱딱 정해져있고 유형화된 것을 좋아했다. 이런 나의 완벽주의가 누군가에게는 호감으로, 누군가에게는 불편함으로 다가왔을 것 같다. 최근에 나는 최대한 물처럼 살려고 노력한다. 관계에서 추구하는 모델도 물이다. 물은 그릇에 따라 형태가 바뀐다. 관계도 마찬가지다. 나는 요즘 최대한 상대에게 맞추려고 노력한다. 과거에는 목소리를 내려고 노력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들어주는 것이 편하고 좋다. 내 이야기를 굳이 무리해서 할 필요도 없다.

 

 읽으면서 문체가 익숙하다는 느낌을 받아 알아보니, 과거에 리뷰를 쓴 《고수의 협상법》의 저자가 쓴 신간이었다. 뻔하고 다소 식상한 주제를 다룬 책인데도 불구하고 정독으로 이어진 것으로 볼 때, 나 역시 저자의 편안한 필력에 호감을 느끼는 것 같다. 표지에 나온 것처럼 세상을 움직이는 데에는 돈과 권력, 호감이 필요하다. 돈과 권력. 이 둘은 얻기가 쉽지 않은데 반해 호감은 위치와 상관없이 노력 여하에 따라서 가질 수 있는 요소다.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의 매력 자본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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