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대한민국 산업지도 - 투자자를 위한 업종별 투자 가이드
이래학 지음 / 경이로움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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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를 시작한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관심종목 정리'를 꼽고 싶다. 장기투자건 단기투자건 HTS의 관심종목을 정리하는 것은 수학을 배울 때 구구단을 배우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대한민국에 상장된 기업은 무려 2300여 개가 되는데, 이 많은 기업들 중 중요한 기업들은 산업별, 섹터별, 테마별로 정리를 반드시 해야 한다. 그래야 시장의 흐름을 파악할 때 어디에 돈이 들어오는지 주도업종이 무엇인지, 소외 업종은 무엇인지 알 수 있고 거기에 맞춰 대응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정리를 혼자서 하기가 무척 어렵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흔히 알고 있는 대기업들은 쉽게 분류하겠지만 중소기업이나 하위 업체들로 가면 듣도 보도 못한 생소한 기업들이 부지기수다. 반도체로 예를 들자면 대한민국 시민 누구나 '삼성전자'는 알고 있지만 '주성엔지니어링' , '동진쎄미켐'과 같은 기업은 생소하게 다가올 것이다. 만약 이런 기업들이 낯설지 않다면 주식시장에 경력이 있거나, 이쪽 업계와 관련이 깊은 직종일 가능성이 높다. 아무튼 투자를 진행하면서 산업별로 정리를 반드시 해야 하는데 주린이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또한 업종별로 사이클이 다르기에 투자 포인트도 다르다. 같은 돈으로 투자를 한다고 했을 때 반도체 섹터와 식품류 섹터는 움직이는 사이클과 속성이다 다르기에 진입과 청산 포인트 역시 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업종별로 잘 정리된 요약집의 도움을 받으면 훨씬 수월하고 편안하게 시장을 파악할 수 있다.

이 책은 상장된 기업들을 업종별로 재구성하여 정리했다. 책을 천천히 살펴본 바, 관심이 없었던 업종과 산업 군의 개요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 수 있었다. 혹자들은 이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요즘은 인터넷상으로 관련주나 테마주 정리를 잘 해놨고, 전자공시도 편하게 열람할 수 있기에 굳이 책으로 파악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처음에는 나도 그랬다. 1년 정도 주식시장에 있으면서 인터넷 검색과 공시 읽기 등등의 노가다를 통해 섹터 정리를 했다. 나는 장기투자보단 중단기 투자인 모멘텀 투자를 하고 있기에 관심종목을 테마 위주로 정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계는 있었다. 시간도 많이 들었지만 무엇보다도 주도주나 관심이 있는 섹터는 철저하게 조사했지만 소외된 업종이나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섹터들은 손이 잘 안 갔다. 고기만 좋아하고 채소를 싫어하는 어린아이처럼 섹터와 업종에 대해서도 편식하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그래서 올 초에는 이 책을 바탕으로 편식한 업종과 싫어하는 섹터들을 차곡차곡 정리하고 있다.

시중에는 이와 비슷한 부류의 책이 몇 권 나와있다. 동종 부류의 책들 가운데에서 이 책이 가지는 특징은 무엇일까?

첫 번째로, 저자의 신뢰성이다. 개인적으로 저자가 유튜브에서 진행하고 있는 달란트투자 채널을 애독하고 있다. 열성팬까지는 아니지만 관심 있는 패널이나 섹터를 다룰 때에는 빠지지 않고 시청하는데 내용이 상당히 괜찮았다. 또한 주린이 시절 저자의 전작인 전자공시 100% 활용법이라는 책을 봤는데 정말 큰 도움을 받았다. 대한민국에서 공시를 다룬 책들 중 가장 모범적인 책으로 손꼽아도 될 정도로 좋은 책이었다. 그런 저자가 쓴 신간이니 내용이 디테일하지 않을까라는 신뢰가 있었다.

두 번째로, 기업을 분류할 때 저자가 하나하나 공시를 열어보고 정리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 부분을 꼽고 싶다. 공시를 열람한다 하더라도 초보자 입장에서는 분류하기 애매한 기업들이 있다. 예를 들어 특정 기업의 경우 코스피나 코스닥에는 화학으로 분류되지만 매출의 대부분은 자동차 부품에서 나오는 경우가 있다. 그럼 이런 기업들은 화학으로 분류해야 할까? 자동차로 분류해야 할까? 자동차 섹터로 분류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이렇듯 애매한 부류의 기업들, 섹터별 분류가 모호한 기업들에 대해 기준을 정하여 손수 분류를 했다는 점을 높이 사고 싶다.

마지막으로 주식을 잘하기 위해서는 특정 분야를 전문가 뺨치는 수준으로 깊고 디테일하게 아는 것보다 넓은 범주의 섹터를 전반적으로 두루 얕게 아는 것이 좋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투자에 있어 필요한 업종의 지식과 밸류체인을 최소한으로 잘 정리한 요약집이다. 시장의 업종과 흐름을 파악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을 줄 것 같다. 주린이 분들께 특히 추천하고 싶은 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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