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력을 이기는 주식투자 치트키 - 주식 초보가 고수되는 주식입문 기본서
박영수.김홍열 지음 / 율도국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투자를 시작하면서 작년에 많은 책을 읽었다. 달러와 일부 원자재, 금을 제외한 자산들이 폭락하던 시점에 나는 본격적으로 전업투자를 시작했다. 이토록 폭락하는 추세에서 전업을 시작하다니... 초짜 입장에서는 무척 부담이 됐다. 나는 다르겠지라고 생각하며 패기 있게 시작했지만, 나'역시' 마찬가지였다. 초짜였기에 손절에 익숙하지 않았고 계좌가 박살 났다. 그렇게 폭락장을 온몸으로 견딘 2022년 초반이었다. 다행히 5월을 기점으로 미숙하나마 나만의 원칙이 생기기 시작했다. 지랄 같은 변동성을 보이며 무시무시하게 폭락하는 장세 앞에서 치고 빠지기를 반복하며 기민하게 행동했고 계좌를 살려냈다. 물론 지금도 스윙 종목들은 물려 있는 것이 대다수지만, 작년 이맘때처럼 마음이 불안하지는 않다. 그때보다 시장의 변동성을 조금이나마 더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폭락장에서 -10%는 우습지 않게 볼 수 있다. 특정 종목을 좋은 가격에 매수를 했다 하더라도 전체 지수가 떨어지는 날에는 주가가 속수무책으로 떨어진다. 새해 첫 개장일인, 오늘의 시장도 그랬다.(참고로 이 글은 2023년 1월 2일에 썼다.) 대형주들은 반등이 나왔지만 중소형주는 처참하게 박살 났다. 이럴 땐 뭔가를 하기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주시하고 있던 종목들의 가격 등락을 살피며 매력적인 매수 가격대로 떨어지길 기다렸다. 매수를 한 것도 겁에 질려서 매도를 한 것도 없는 무료한 하루였다.

이렇게 여유가 있는 날, 나는 투자와 관련된 책을 읽거나 고수들의 유튜브를 본다. 새로 발간된 리포트를 보기도 하며, 원자재나 세계 각국의 주식시장의 흐름도 살핀다. 오늘은 오랜만에 투자 관련된 신간을 읽었다. 장중에 이렇게 책을 읽다 보니 1년 전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작년, 차트 공부에 열을 올릴 때 큰 도움을 받은 책이 있었다. 서점에서 살펴보고 생각보다 괜찮은 책 같은 느낌이 들어 온라인으로 주문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내용이 생각보다 괜찮았다. 올드 한 레트로 감성이라고 해야 할지, 촌스럽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노란색과 파란색 빨간색의 표지가 무척 튀었다. 다소 튀는 표지와는 다르게 내용은 무척 알찼다.

그 책의 이름은 《스마트개미를 위한 주식차트 심리분석》인데 차트 공부를 할 때 큰 도움을 받았다. 아직은 경험이 많이 필요하지만, 이 바닥에 1년간 뒹굴어보니 기법이나 고급 정보들은 싼값에 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기에 시중에 발간된 주식 투자 관련 책들의 대부분은 껍데기만 언급하고 정작 중요한 노하우는 빼놓는 경우가 많다. 아무튼 이 책은 달랐다. 저자 나름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풀어내고 나름의 원칙을 설명하고자 노력한 부분이 돋보였다. 그래서 차트 공부에 열을 올릴 때 큰 도움을 받았다.

최근에는 《세력을 이기는 주식투자 치트키》라는 책을 읽고 있다. 전에 읽었던 《스마트개미를 위한 주식차트 심리분석》의 공동저자가 새롭게 발간한 책이다. 전작이 차트에 중점을 뒀다만 이 책은 차트를 포함하여 공시를 보는 법과 외국인의 심리, 그리고 전체적인 매크로 시황에 대해서도 종합적으로 고찰하고 있다. 치트키는 게임을 할 때 좀 더 쉽고 편안하게 할 수 있는 편법이다. 세력을 이기는 치트키라, 과연 그런 것이 있을까? 기대하며 책을 꼼꼼히 살펴봤다.

주식을 잘 하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고려해야 할 변수들이 많다. 세계 경제의 시황, 각종 원자재의 추이, 특정 산업 군의 움직임, 개별 종목들의 이슈와 공시, 재무제표 분석 등등... 이뿐 아니라 주가의 등락을 표시해 주는 차트도 빠지지 않고 체크해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을 종합해서 종목을 추리고 어떻게 진입을 할 것인지, 얼마나 분할로 들어가야 할 것인지 매도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등등을 결정한다. 말로는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는데 전업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도 기준을 세우고 지킨다는 것이 참 어렵다.

이 책에는 이런 요소들이 두루 나열되어 있다. 게다가 외국인의 심리를 그리스 로마 신화로 대표되는 헬레니즘 문화와 헤브라이즘 문화로 분석한 것은 무척 신선했다. 인문고전 원전 번역서들을 읽은 터라 이런 해석이 무척 반갑고도 이색적이었다. 개미의 심리를 한국인 특유의 문화로 해석한 것도 재미있었다. 시황과 공시, 증권 리포트를 읽는 방법, 재무에 대한 부분도 두루 다뤘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여러 책에서 다룬 주식 투자의 필요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최적화하여 단권화한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때는 나도 차트만을 보고 차트를 신봉하며 매매를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차트는 필요하지만 맹신해서는 안 된다. 차트의 유용성은 진입해야 할 타이밍과 매도 타이밍을 알려주는 지표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전작도 좋았지만 이번에 나온 책이 주린이 분들에게는 훨씬 유용할 것 같다. 이제 주식을 입문하는 사람에게는 이 책이 다소 어렵고 생소할 수 있다. 그러나 매매를 조금 해본 3개월 이내 새내기분들, 기본적인 공시와 차트, 그리고 시황을 볼 줄 아는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초급자에서 중급자로 레벨 업을 하고 싶은 분들이 보면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서점에 가서 매대에 진열된 책의 숫자를 보면 자산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다.'라는 말이 있는데 전적으로 공감한다. 특정 자산이 버블이 끼면 그와 관련된 신간들이 무수히 쏟아진다. 그래서 2020년에는 코인과 주식과 관련된 신간이 엄청나게 나왔다. 그때는 주식과 코인이 엄청 고점이었으니까, 너도나도 그와 관련된 책을 내기 바빴다. 그런 책들 중에서도 명저도 있겠지만 실속 없는 책들이 대부분이다. 내실보단 시류에 편승해 가볍게 쓴 책들이 대부분이라는 뜻이다. 그렇기에 오프라인 서점의 신간소개 매대는 특정 자산의 버블 척도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럼 그 반대의 경우는 어떨까? 요즘 같은 폭락장에서 주식에 관련된 신간을 발간한다는 것은 시류를 거스르는 행위다. 그리고 그만큼 내용에 자신이 있다는 반증일 수도 있다. 이는 투자에 있어 역발상 기법을 떠오르게 한다. 이 책이 바로 대표적인 케이스가 아닐까? 책은 폭락장이 정점인 2022년 말에 발간됐다. 버블이 한창일 때 발간된 전작과 대조적이다. 그래서일까? 내용도 알차고, 중수 이상이라면 상식적으로 알고 있을 만한 내용들을 파트별로 골고루 명료하게 정리했다. 그렇기에 차트에 대한 부분을 알고 싶다면 《스마트개미를 위한 주식차트 심리분석》을 추천하지만 전체적인 조감을 원하는 분들은 이번 작품인 《세력을 이기는 주식투자 치트키》를 추천하고 싶다. 투자에 대한 인사이트를 깊이 있게 키우고 싶다면, 둘 다 일독하길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