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단타로 매일매일 벌어봤어? - 주린이를 위한 실전 단타 입문서
양선호 지음 / 넥서스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나라에서 코스닥을 정복하는 것은 서울대를 가는 것보다도 힘들다.'

 

 단타투자를 하면서 심심찮게 들었던 문구다. 그만큼 코스닥 시장은 변동성이 강하고 등락폭이 높아 초보들이 투자를 하기에는 벽이 무척 높다. 코스피는 우리가 잘 아는 우량주들이 몰려 있다. 이들은 시총이 크고 안정적인 재무를 가지고 있기에 주식이 무척 무겁다. 무겁다는 뜻은 안정적이지만 등락폭이 높지 않다는 말이다. 코스닥은 이와는 반대다. 벤처기업, 신생기업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이들은 투자유치 혹은 기업가치를 높이는데 집중한다. 이렇다 보니 이들 기업은 미래와 비전, 그리고 기대감으로 기업 가치가 책정된다. 시총도 가볍기에 주가의 등락폭도 엄청 심하다. 한마디로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시장인 셈이다. 단타투자를 하는 사람들은 코스닥을 노릴 수밖에 없다. 등락폭이 강하다는 것은 돈을 크게 벌 수 있다는 소리고 하이 리스크이기에 주식을 짧게 보유하는 데 있어 최적이다.

 

 문제는 시장의 난이도다. 서울대를 가는 것보다 어려운 코스닥에서 단타로 어떻게 매일 살아남아야 하는가? 초짜 입장에서는 혼란할 수밖에 없다. 요즘은 단타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인정하는 분위기지만 코로나 이전까지는 '단타 = 도박'이라는 인식이 일반적이었다. 주식에 관련된 이야기를 할 때에도 '나는 단타를 친다.'라고 하면, 은근히 무시하는 투가 일반적이었다. '투자는 장기투자, 가치투자가 진정한 투자'라는 고정관념이 주류를 이뤘으니까. 그래서 단타에 대한 지식은 은밀하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전수되고 이어졌다. 단타 고수들은 고액을 받고 자신만의 필살기 기법을 가르치곤 했는데, 수익을 내지 못하는 사기꾼들도 전문가 행세를 하며 초짜들의 돈을 갈취하는 경우도 많았다. 아무튼 코로나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단타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습득하기란 굉장히 어려웠다.

 

 팬데믹은 기관과 외국인이 주도하던 주식시장을 개인이 압도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대규모 개인자금이 주식시장에 투입되면서 주식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개미들의 욕구도 높아졌다. 이에 발맞춰 단타에 대한 지식들도 하나둘씩 세상에 공개되기 시작했다. 단타에 대한 책도 여럿 출간되고, 유튜브를 비롯하여 여러 고수들의 생생한 기법들을 손쉽게 편안하게 배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과거에는 단타에 대한 지식을 배우기 위해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해야 했는데 요즘은 손쉽게 배울 수 있으며 시간과 비용을 훨씬 절약할 수 있다. 그렇다고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너무 많은 지식들이 포화되어 주린이 입장에서는 자칫 길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지식이 소수에게 공유되어서 문제였지만 요즘은 지식이 넘쳐나서 문제가 생긴다. 넘쳐나는 지식 중에는 걸러야 할 지식도 많기 때문이다.

 

 책도 마찬가지다. 많은 책이 출간됐지만 정작 주린이 입장에서 단타를 차근차근 배울 책은 찾기가 쉽지 않았다. 나는 시중에 나온 단타에 관련된 책은 거의 다 둘러보는 편이다. 출간된 단타 관련 책을 분류해 보면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 기법 중심(차트 관련도 포함), 두 번째 마인드 중심(매매일지 스타일의), 세 번째 세력주 중심(코스닥 급등주의 대부분은 세력주다.). 여기서 기존의 책이 가지는 문제점을 살펴보자.

 

 첫 번째 기법 중심의 책은 고수들의 필살기나 차트 해석을 바탕으로 구성됐다. 주식시장은 시대를 거듭할수록 변화한다. 매매 트렌드도 바뀌고 세력들의 움직임도 날로 정교해진다. 그래서 이 바닥에서는 '공개된 기법은 기법이 아니다.'라는 명언도 있다. 책에서 공개된 기법들은 과거 시점에 통용된 것이라서 '대응을 중요시하는 주식시장의 현재성'을 간과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나는 기법을 참고할 거면 책보다는 유튜브의 셀럽 고수들의 매매법을 보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고수들의 경우 승률이 높은 기법은 웬만해서는 공개하지 않는다. 필살기는 고액 강연을 듣는 VIP들에게만 알려준다. 물론 책에 공개된 기법들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사실 고수들의 필살기 기법들도 책에서 공개하는 기본적인 기법을 응용하고 발전시킨 것들이 대다수다. 책에서 나온 기법들을 무조건 맹신하기보다 어떻게 구체화하여서 내 것으로 커스터마이징 해야 하는 것일까. 그 부분을 고민해야 한다. 물론 이런 공부는 주식에 대해 어느 정도 이론과 실전을 겸비한 중수에게 적합할 것이다. 주린이 입장에서는 버겁다는 뜻이다.

 

 두 번째 마인드 중심에 대한 책이다. '주식은 멘탈이 전부다.'라는 말이 있다. 실제로 주식을 하다 보면 멘탈이 털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단타의 경우, 요동치는 주가를 보고 있노라면 하루에도 천당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하는 급행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다. 주린이 입장에는 멘탈이 중요한 것일까 습관이 중요한 것일까? 둘 다 중요하다. 그러나 하나만 선택하라고 하면 습관이다. '주식의 시작은 좋은 습관을 들이는 것이고, 끝은 멘탈로 완성된다.' 내 다이어리에 써 놓은 문구인데, 나의 단타 철학에 가장 중요한 지침 중 하나이기도 하다. 멘탈 이전에 익혀야 할 것은 좋은 습관이다. 특히 단타의 경우 습관을 잘못들이면 뇌동매매로 빠질 가능성이 무척 높다. 그래서 초보 시절에서는 언제 익절하고 언제 손절해야 하는지 확실한 기준을 세우고 칼같이 지켜야 한다. 감정을 버리고 기계처럼 습관을 지켜야 한다. 익절이야 이득을 보고 있으니 상황을 보고 대처하면 되지만 손절에 관해서는 칼같이 지켜야 한다. 요지는 마인드와 관련된 책도 좋지만 좋은 습관을 길러줄 수 있는 책이 주린이에게는 더욱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세 번째, 세력주에 관련된 책은 무척 주관적이라 주린이 특성상 책에 옥석을 가려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세력주에 대한 공부는 단타와 코스닥 시장을 이해하는 데 있어 필수적이다. 그러나 저자별로 해석하는 방법이 다양하고 주관적이다. 따라서 단타에 대한 기본기를 어느 정도 쌓은 다음에 고수들의 해석법을 공부하면서 장단점을 가려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단타책은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물론 상술로 수준 이하의 내용으로 분량만 때운 책도 있긴 하지만) 사실 단타는 어느 정도 육감적인 본능과 관계된 기법이라 글로 설명하거나 강연으로 100% 전수하기란 무리가 따른다. 수능으로 치자면 단타는 직감적인 속성을 가진 국어와 비슷하고 가치투자는 단계적으로 체계적으로 학습해야 하는 수학과 비슷하다. 그렇기에 고수들은 자신만의 기법이나 생각을 풀어낸다고 하지만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그래서 늘 아쉽게 느껴졌다. 초보자를 위해 친절하게 저술된 단타 입문서는 없을까. 막상 지인에게 추천하려고 하면 어떤 책을 추천해야 할지 막막한 경우가 많았다.

 

 다행히 최근에는 좋은 단타 입문서들도 속속 발간되고 있다. 유목민의 《나의 월급독립 프로젝트》 시작으로 얼마 전 리뷰했던 《주식의 도》도 괜찮았다. 그리고 지금 리뷰하는 《주식 단타로 매일매일 벌어봤어?》도 주린이 입장에서 꼭 필요한 내용만 담겨 있었다. 《주식의 도》가 시황 매매, 테마주 스윙 매매에 중점을 뒀다면, 이 책은 단타에 대한 기초(스윙 위주)에 대해 전반적으로 아우르고 있다. 특히 3장 단타 고수들의 트레이딩 테크닉에 나온 기법들은 단타 고수들이 빈번하게 사용하는 기초 기법들의 원리를 과외하듯 자세하게 풀어 놨다. 이 원리를 잘 분석하여 승률이 높은 기법을 위주로 연습한다면 자신만의 기법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이 좋은 점은 본문에 쓸데없는 저자 자랑이 없다는 점이다. 몇몇 주식 책들은 저자의 수익률 계좌 인증을 넣어 쓸데없이 책 부피만 채우는데, 단타 세계에서 계좌를 까는 것이 자격증처럼 통용된다 할지라도 독자 입장에서는 썩 달갑지 않다. 계좌 인증보다는 독자에게 실제적인 내용을 담는 것이 좋은데, 이 책에서는 과도한 저자 PR이 없다는 점도 좋았다. 내가 이 책에서 배운 것도 많았다. 호가창에 대한 해석과 수급매매에 대한 기법이 인상적이었다. 아마 저자의 필살기는 수급매매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전체적으로 단타 입문에 관해 잘 정리된 책이다. 단타의 철학과 필요성, 단타에 대한 기초지식, 단타의 기초 기법, 각종 팁과 마인드까지... 단타 전반에 관해 폭넓게 아우르는 책이다. 이 책을 입문서로 읽고 보컬 김형준의 《실전투자 절대지식》을 기본서로 본다면 단타에 대한 기초체력은 튼튼하게 다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출간을 토대로 더 좋은 단타 입문서들을 만나봤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