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스크립티드 부의 추월차선 완결판
엠제이 드마코 지음, 안시열 옮김 / 토트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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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기개발 서적을 자주 읽는 편이지만 리뷰로 남긴 적은 드물었다. 지금까지 블로그에 주로 남긴 서평들은 대부분 인문학, 철학, 역사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이지만, 이제 경제와 경영, 그리고 자기개발 서적도 간간이 올릴까 생각한다. 그 첫 타자로 베스트셀러였던 《부의 추월차선》의 후속작인 《부의 추월차선 완결편 언스크립티드》를 리뷰해볼까 한다. 이 책은 전작인 《부의 추월차선》의 확장판이자 후속편이라고 할 수 있다. 전작과 이번 작의 관계를 표현해보자면 전작은 부에 대한 커다란 시각을 제공하는데 초점을 뒀다면, 이번 편은 전작의 거시적인 관점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디테일한 부분들을 다루고 있다. 그래서 전작은 총론이라고 볼 수 있고, 이번 책은 각론이라고 보면 되겠다.

저자인 엠제이 드마코는 30대에 커다란 부를 성취하고 은퇴한 인물이다. 그는 자신이 부를 이룬 배경을 전작인 《부의 추월차선》에서 밝혔는데, 한 마디로 요약하면 '사회에 만연한 통상적인 관념들을 거부하고, 부자가 될 수 있는 추월차선으로 갈아타라.'라는 것이다. 전작에서 저자는 인생에는 세 가지 길이 있는데 가난을 만드는 인도, 평범한 삶을 만드는 서행차선, 부자를 만드는 추월차선이 있으며,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나이와 상관없이 재빠르게 추월차선으로 갈아타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전작의 경우는 저자가 말하는 '부의 추월차선'에 대하여 추상적이고 거시적인 관점으로 설명하고 있기에 세부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하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우리의 윗세대 관념으로 생각해보자면, 인생에 있어서 부를 이루는 시기를 보편적으로 (물려받은 부가 없다는 가정 하에) 50 ~ 60세 정도로 꼽는다. 그때가 되면 자식들도 모두 출가했고, 저축을 많이 해둔 결과가 이 시기부터 빛을 발휘하기 때문이니까. 그러나 우리 시대에는 경제구조와 산업구조가 급격하게 변했다. 금리는 낮아지고, 취업은 힘들고, 퇴직 이후에도 새로운 경제활동을 고민해야만 한다. 이런 급변하는 시기에 30대에 부를 재빠르게 축척하고 은퇴한 저자는 오늘날 젊은 사람들에게 있어 부러움과 선망의 대상으로 꼽힐 수밖에 없다. 노동은 소중하고, 신성한 것이지만 까놓고 말해서 노동보단 놀고먹는 것이 더 즐겁지 않은가. 그러니 이렇게 빨리 은퇴하여 경제적으로 자유를 찾은 저자가 솔직히 부러웠다.  

어찌 보면 우리는 저자의 말대로 오늘을 뼈빠지게 소비한 대가로 안락한 노년을 보장받는 셈이다. 그래서 저자는 《부의 추월차선》에서 '돈이란 느리고 천천히 버는 것이 아니라 빠른 시기에 폭풍처럼 버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런 저자의 말은 하루하루가 불안한 오늘날에 꿈과 같이 들리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를 실천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속 시원하게 설명해주지 않았다. 그렇기에 저자는 이번 신작인 《부의 추월차선 완결편 언스크립티드》를 통하여 자신의 부의 관념을 더욱더 디테일하게 풀어내어 설명했다. 

이 책에서 핏대 높여 강조하는 것이 바로 '조작된 관념과의 결별'이다. 통상적인 관념, 그리고 통속적인 관념, 사회에 만연한 노동에 대한 통설과 보편성 등등으로부터 자유로운 사고를 할 수 있어야만 역설적으로 경제적인 자유를 이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고 한다. 언스크립티드(Unscripted)라는 형용사는 '각본에 따르지 않는'이라는 뜻이다.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저자가 지목하는 각본이란 우리 사회에서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관념들이다. 정해진 규율과 각본과의 결별을 강조한 저자는, 그런 자신의 주장을 강화하며 예시로 자신의 관념과 사업 경험 등등을 풍부하게 들려준다. 이런 사례들은 전작인 《부의 추월차선》보다 더욱 풍성했으며, 더욱 디테일했다.

결국 저자는 두 권의 책으로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우리에게 남겼다. 《부의 추월차선》을 통하여, 추월차선으로 갈아타서 경제적 부를 이룩하라는 메시지. 《부의 추월차선 완결편 언스크립티드》를 통하여, 그런 부의 추월차선으로 갈아타는데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조작된 각본이니, 익숙한 각본과의 결별을 과감히 시도하라는 메시지. 두 메시지는 이렇듯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책을 읽으며 느꼈던 것은 두 가지인데, 첫 번째는 피나는 저자의 노력이다. 이 시리즈를 읽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책을 보고 그저 그런 인물이 얄팍하게 쓴 책이겠거니 했었는데, 실제로 책을 읽어본 결과 저자는 부를 이루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었다. 많고 많은 저자의 노력 중 가장 눈에 들어온 점은 바로 독서였다. 저자는 경제적 부를 이루기 위해 수많은 책을 읽었으며, 나태해지려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노력했다. 두 번째는 바로 자신만의 철학이 뚜렷하다는 부분이다. 운 좋게 떼돈을 벌어서 자신을 과시하려고 쓴 책들과는 다르게, 이 책은 저자가 시행착오를 겪으며, 생각했던 자신의 주관적인 철학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자기만의 색깔이 너무 뚜렷하기에, 어떤 사람들이 보기에는 거부감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래도 나는 자기만의 색깔이 뚜렷한 저자의 철학을 읽으며 많은 부분을 배웠던 것 같다.

끝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자서전을 읽을 때에는 책의 내용을 모두 믿기보다 의심하며 읽어나가야 한다. 성공한 사람들은 자신의 행적을 남길 때, 자신의 행위를 은연중에 미화하거나 과장하여 부풀리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 책 역시 그런 부분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는 고질적인 단점이 있지만, 읽어본 바로 다른 부자들의 책보다는 자화자찬이 비교적 덜한 것 같았다. 모쪼록 부에 대한 마인드 정립, 그리고 돈벌이에 대한 관념을 색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싶다면 일독을 권하고 싶다. 전작인 《부의 추월차선》을 읽지 않더라도 《부의 추월차선 완결편 언스크립티드》를 읽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기에, 굳이 한 권만 본다면 《부의 추월차선 완결편 언스크립티드》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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