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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타르코스 영웅전 4 ㅣ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4
플루타르코스 지음, 이다희 옮김, 이윤기 기획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사람은 힘을 갈구한다.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겠지만 인간은 자신의 삶으로부터 더 나은 힘을 갈구하기 위해 오늘도 노력하는 존재들이다. 명성을 얻고, 돈을 벌고, 성공하고 싶다는 욕망을 단순화하자면 힘의 욕망이 아닐까. 그럼 사람은 왜 자신이 속하는 집단으로부터 힘을 얻으려고 하는 것일까? 간단하게 설명해보면 힘이 있는 사람이 힘이 없는 사람보다 누릴 것들이 많으며, 더 편하게 인생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힘의 지표라고 할 수 있는 돈을 버는데 그토록 열중이며, 어느 정도의 돈을 축적한 사람들은 결국 우두머리 자리라고 할 수 있는 정치활동을 통하여 자신의 영향력을 직간접적으로 과시하려고 노력한다.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에 나온 영웅들도 대부분 이러한 자신의 욕망에 충실했으며, 특히 4권에 나오는 인물들은 이러한 욕망에 매우 열정적인 인물들이었다.
그들은 자신의 힘을 유지하기 위해 심지어 배신을 하기도 했으며, 다른 정적들을 모두 숙청하고 온전하게 힘을 자신의 것으로만 누리려고 했다. 보통 사람들은 '저렇게까지 해서 힘을 얻을 필요가 있을까?'라고 생각하지만, 권좌에 올라본 사람은 그 권좌의 달콤함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한다고 한다. 그랬기에 왕조 국가의 왕들은 자신의 왕권을 무조건 강화하려고 노력했고,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4》에 나오는 영웅들 역시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잃지 않기 위해 그토록 노력했다. 이렇듯 강한 권력은 그 자체만으로도 매우 유혹적이다. '모든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라는 명언도 결국 권력의 유혹의 위험성을 뜻하는 문구다.
그럼 이런 권력의 유혹으로부터 어떻게 대처하여야 바람직한 이름을 남길 수 있을까? 이것이야말로 4권의 인물들에게서 저자인 플루타르코스가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핵심이다. 그는 배신과 독재의 인간상을 보여주면서 결국 권력자들은 권력으로부터의 이 두 가지 유혹을 절제하기를 주장하고 있다. 집단과 조국을 배신하면서까지 권력을 유지하지 않아야 하며, 획득한 권력을 자기 자신만이 독점할 것도 경계하고 있다. 물론 국가의 상황이나 시민들의 요구로 인하여 권력을 독점할 수도 있지만, 자신의 본분과 자신의 역할이 끝나면 과감하게 권력을 내려놓아야 한다. 뤼산드로스와 술라는 각각 그리스와 로마를 독점하다시피 하였지만, 그들은 끝내 힘을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그들의 독재는 이후 시대에 악영향을 미친다. 뤼산드로스로 인해 스파르타는 그리스 전역의 패권을 장악했지만, 숱한 폴리스들의 반란을 야기했고, 결국 그의 사후 그리스의 전성기는 다시 오지 않았다. 로마의 술라는 독재관으로 황제에 가까운 권력을 휘둘렀다. 그의 사후 로마는 패권주의 군벌들에 의해 좌지우지됐으며 그 정쟁에서 승리한 카이사르를 기점으로 공화정이 폐지되고 왕정으로 바뀌었다. 이렇듯 독점적인 권력의 유혹은 이후 시대에 더욱 커다란 혼란을 가져왔다.
또한 권력을 유지하는 동력은 권위와 힘이 아닌 시민들의 자발적인 지지로 비롯해야 한다. 배신과 독재는 시민들의 지지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알키비아데스와 마르키우스는 결국 시민으로부터 자신의 권력을 인정받지 못했고, 그러한 현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이지 않아서 배신을 통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술라와 뤼산드로스는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세력들을 힘으로 억눌렀으며, 그로 인해 권력을 독점했다. 이렇듯 그들이 유지하고자 했던 권력에는 시민들의 지지와 복종이 결여됐다.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권력을 유지하였기에 그들은 역사로부터 온전한 영웅이 아닌 반쪽짜리 영웅으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