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oor to Time (Paperback)
Moore, Ulysses / Scholastic Paperbacks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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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에르도메니코 바칼라리오(Pierdomenico Baccalario)라는 이탈리아의 작가의
2004년작 시간의 문(The Door to Time, Ulysses moore 시리즈의 1편)입니다.
그는 비교적 젊은 74년생 작가로 고등학교 때부터 글을 써왔고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였지만 그의 대표작은 모두 판타지 소설입니다. 특히 총 6편으로 구성되어있는 율리시스 무어 시리즈는 1편이 ‘La Porta del Tempo'라는 제목으로 2004년에 이탈리아에 출간되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2006년에 영어로 번역되면서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6년에 바로 한글로 번역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해리포터 시리즈‘ 와 ’반지의 제왕‘에 이어 판타지 소설의 인기를 이어가는데 한몫을 했습니다. 후속작인 ’센추리 게임 시리즈‘ 도 최근 출간되어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11살 쌍둥이 Jason와 Julia는 부모님과 함께 영국의 킬모아 코브만의 절벽에 지어진
아름다운 저택인 Argo Manor로 이사를 온다. 전주인인 율리시스 무어라는 수수께끼의 인물이 수십년간 살았다던 이 집에서 Jason은 처음부터 신비로운 그 무언가를 있음을 직감했고, 부모님이 이삿짐을 마저 챙기러간 몇 일간, 새 학교에서 만난 친구 Rick과 함께 집안구석구석을 탐험한다.

절벽에서 우연히 찾아낸 나무상자에서 수수께끼 같은 문자가 쓰여진 종이를 발견하고,
장롱 뒤에 숨겨져 있던 4개의 열쇠구멍이 있는 낡은 문을 발견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 누군가가 그들을 위해 남겨놓은 듯한 이어지는 단서들를 통해 낡은 문밖에 미지의 공간으로 떠나는 그들 앞에 스릴넘치는 모험과 놀라운 판타지가 기다리고 있는데...

 인기에 비해 비교적 늦게 접하게 된 율리시스 무어 시리즈입니다.
아마도 영문판이 나오자마자 한글번역본이 나오면서 한글판은 베스트셀러가 되었지만
영문판은 조금 늦게 사랑을 받는 것 같습니다. 한글판의 독자대상은 초등학교 고학년과 청소년이지만 해리포터가 그랬던 것처럼 성인들에게도 많은 인기를 받고 있더군요.
(후기 중에는 초등학교 아들 읽으라고 사줬다가 자기가 정신없이 읽고 있다는 글도 여럿 있더군요 -_-;) 

  총 6편중에 1편만 읽어서 정확히는 판단할 수는 없지만 순수판타지이면서 마법, 엘프, 악마와의 대결등과 같이 기존의 판타지에서 많이 보여줘서 약간 진부해진 아이템보다 수수께끼, 암호풀이 등 정통모험물의 요소와 미스테리적 요소 또한 풍성하게 포함하고 있어 신선한 재미가 있었습니다. 지루한 부분이 거의 없을 정도로 빠른 스토리 전개와 치밀한 구성을 가지고 있어서 시간가는 줄 모르게 읽게 되는 책입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무엇보다 감동을 받은 점은 놀라울 정도로 쉽고 친절한 영어로 쓰여있다는 사실이었는데요 기존에 어렵게 읽었던 책들의 작가들이 약간 원망스러울 정도입니다.(쉽게 써도 재밌기만한데 -_-!)
영독서를 입문하시는 분이나 어려운 책들 읽으시다가 기분좋게 빠른 완독하고 싶은 분들에게 강력추천합니다. 


★☆ 

* 별표는 순수하게 책이 얼마나 어려운 영어로 쓰여졌나를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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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ook Thief (Paperback) - 『책도둑』 원서
마커스 주삭 지음 / Alfred A. Knopf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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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rkus zusak 의 2005년작 'The Book Thief'입니다.
그는 75년생의 젊은 호주작가로 호주인 아버지와 독일인 어머니사이에서 태어나
2차 세계대전이 있었던 1940년 전후의 암울했던 나치치하 독일사회와 유태인 학대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자랐으며 이런 내용들이 'The Book Thief'에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I am the Messenger(2006)', 'The Underdog' 등 작품의 저자이기도 한 그는
젊은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출간한 작품마다 상을 받았고 호주 및 미국 비평가들로부터
'Literary phenomenon(문학천재)' 라는 칭호를 받기도 한 주목받는 소설가입니다.
‘The Book Thief' 또한 2007년에 Michael L. Printz Award를 받은 작품입니다.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1940년 전후 나치치하의 독일에서 Liesel은 9살때 입양되어

양아버지인 Hans의 밑에서 자라게 된다. 그녀는 처음에 친어머니에게 버림받았다는 사실과 함께오다 숨진 동생에 대한 악몽에 매일 시달리며 적응하지 못하지만 양아버지인 Hans의 지극한 사랑과 돌봄으로 적응하기 시작하고 그에게 글을 배우면서 책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갖게 되며 나치에 의해 수많은 책들이 불탈 때 타다남은 책을 훔치는 것을 시작으로 'Book Theif'로의 생활을 시작된다.  Hans의 유태인 친구의 아들을 숨겨주면서, 또 전쟁이 진행되면서 Liesel과 그녀의 가족은 수많은 시련을 맞게 되는데... 

 

 'The Book Thief'를 읽고 후기를 쓰기위해 저자인 마커스 주삭에 대한 자료를 보다가
그가 아직 30대의 젊은 작가임을 알고 적지 않게 놀랐습니다. 물론 그의 어머니의 생생한 경험과 증언들로부터 소재를 얻긴 했다지만 세계 2차 대전, 유태인 학살, 나치치하라는 무거우면서 자신이 경험하지도 않은 역사적 사건들을 생생히 묘사하고 그런 절망과 슬픔의 소재 속에 삶과 죽음에 대한 고찰, 우정과 사랑, 용기와 순수함을 담아내는 노련함을 보면,
가히 ‘문학천재’라고 불릴만 합니다. 

 이 책의 특이한 점은 전지적 시점이면서 화자가 특이하게 ‘Death'  그 자체라는 것입니다.
작가는 인터뷰를 통해 사람들이 흔히 얘기하는, 죽음이 인간의 가장 좋은 친구라는 역설적인 말과 전쟁이라는 배경의 곳곳에서 흔히 죽음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에서 죽음 그 자체를 이 책의 화자로 선정했다고 했는데 젊은 작가의 이러한 창의적인 시도는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합니다. 하지만 작가도 인정한 대로 소설 내용전체을, 죽음을 의인화하여 전달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서 간간히 어색한 narration 부분이 생겼던 것은 약간 아쉬운 점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소설의 영어는 의인화된 죽음이라는 시점과 시간순서가 가끔 바뀌어서 소개되는 사건들, 풍부한 어휘와 독창적인 표현등으로 처음에는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중반이후 익숙해지면 그다지 힘들지 않게 완독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  
 소설 전반에 걸쳐 풍성하게 담겨있는, 순수한 한 소녀의 작고도 귀여운 사건들이
독재와 전쟁의 암울한 배경속에서 더욱 풋풋하고, 잔잔한 재미를 선사하며,
그 소녀를 중심으로 한 아버지, 친구, 유태인과의 관계 속에 담긴 사랑과 우정, 신뢰, 용기로 인해 뭉클한 감동과 긴 여운을 받을 수 있는, 놓쳐서는 안되는 멋진 작품입니다.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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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ad (Mass Market Paperback) - 영화 '더 로드' 원작 / 2007 퓰리처상
코맥 매카시 지음 / Vintage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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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맥 맥카시의 “The Road(2006)"입니다. 
높은 작품성의 소설로 많은 상을 받은 그는 얼마전에 개봉된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2007, 소설은 2005년작)’ 의 동명의 원작소설의 작가이기도 합니다.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는 Best Picture를 포함한 4개부문 아카데미상을 석권했고 전세계적으로는 75개의 영화관련 상을 휩쓸며 그 원작만큼이나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The Road’ 또한 작품성을 인정받고 ‘퓰리쳐상’을 수상했고  2007년부터 영화화되고 있습니다.

 코맥 맥카시는 미국 현대 소설계의 최고의 거장중에 한명으로, 저명한 문학비평가 해롤드 블룸은 그를 Thomas Pynchon등과 함께 이 시대의 4대 미국인 소설가 중에 한명으로 평가했고, 그의 작품 ‘Blood Meridian(1985)'은 근래 80년간에 발간된 최고의 영문학 100선안에 선정되었으며, 2006년에 뉴욕타임즈에서 지난 25년간 발간된 최고의 영어소설을 선정할 때 3번째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대재앙이후 폐허가 된 지구, 온통 회색빛으로 덮힌 세계는 그 색만큼이나 암울하고 음산하다. 뿌연 하늘아래 땅에 있는 것은 죄다 타거나 부서지거나, 그을러 있고 온통 재로 덮여있다. 아무런 희망이 없는 이 세계에 한 남자와 아이가 길 ‘road ’을 걷고 있다. 폐허가 된 도시와 집들을 뒤지며 간신히 찾아낸 ‘먹을 수 있는 것’들을 먹고 ‘덮을 수 있는 것’들을 덥고 계속 길을 걸어간다. 극소수 다른 생존자들은 이미 대부분 살기위해 잔혹한 생존방법을 선택했고 아버지와 아들에게 늘 위협이 된다. 그들은 끊임없이 이동하며 ‘해안’을 향한다...

 ‘인간’이란 무엇이고, ‘삶’, ‘죽음’이란 무엇인가, 또한 ‘인간은 무엇 때문에 생존해야하는가?’ 에 대한 고찰은 인류역사를 통틀어 끊임없이 되어왔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시간만 지난다고, 더 발전된 문명을 가졌다고 그 답에 근접하는 것은 아닐겁니다. 만약 역사상 최고의 문명을 지닌 현대인에게 그러한 질문을 한다면 살기도 바쁜데 그런 질문을 하냐는 식의 어이없다는 눈빛을 받을지도 모릅니다.

 그도 그럴것이 현대인은 ‘가진 것’이 많은 만큼 너무나 많은 비본질적 문제속에 살아갑니다. 다음 끼니에는 무슨 메뉴를 먹고, 직장일은 어떻게 하고, 돈은 어떻게 모아서, 투자는 어디에 하고 애들 교육은 어떻게 하고, 남는 여가시간, 휴가시간에는 어떤 계획으로 보낼까...실로 셀 수도 없이 많은 결정과 눈앞의 사건들에 대한 생각으로 둘러쌓여 있으니 자연히, 유수한 철학자도 해결하지 못한 어려운 질문에 대해 무관심하게 된 것인지 모릅니다.

 맥카시는 이 책에서 과감하게 그런 우리주변에 있는, 우리의 ‘존재의 본질’에 관련없는 모든 것들을 ‘재’로 만들어 버립니다. 다 불타버린 지구에 아들하나와 함께 홀로 남겨둔채 생존할 수 있는 최소한의 먹을 것만을 주고 불확실한 위협에 쫓겨 목적지도, 희망도 없이 ‘길’을 걷게 합니다. 심지어 이름까지 주지않고 주인공을 ‘man’ 과 ‘the boy'로 표현합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무엇 때문에 생존하는가?’ 라는 질문들을 던지며 생각하게 만듭니다. 정답을 내진 못할지언정 그러한 고민마저 버려서는 안된다는 질책같은 저자의 의도가 담겨져 있습니다.   

 이 소설이 단순히 대재앙으로 폐허가 지구에서 한 아버지가 수많은 위협으로부터 그 아들을 끝내 지켜내었다는 내용만 가지고 있었다면, 그렇게 참신하지도, 작품성이 높다고도 할 수 없는, 재미가 좀 많이 없는, 밋밋한 어드벤쳐 재난 소설로 치부되어 버릴 것입니다. 

 하지만 이 소설에는 비록 정답은 아닐지 몰라도 작가가 생각하는 답이 담겨있습니다. 아버지에게 아들은 사랑하여 지켜내야 하는 실존하는 아들인 동시에 인간이 마지막까지 지켜내야하는 추상적 의미, 즉 (마지막까지 남아있으므로)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본질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곳곳에 약간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아들의 말과 행동들이 나옵니다. 둘이 먹을 것도 모자른데 우연히 발견한 한 아이를 같이 데리고 다니자거나, 당신들이 가지고 있던 것을 모두 훔쳐간 도둑에게 과도한 연민을 표현하거나 아버지에게 화살을 쏴 다치게한 사람을 쫓아갔다온 아버지에게 ‘그 사람을 살려주었냐’는 질문부터 하는 등 지속적으로 눈앞의 현실만을 쫓아갈 수 밖에 없는 아버지에게 그 마음속 깊은 곳을 자극하며 질타합니다. 그 어려운 상황에서 굶주린 어린아이가 성숙한 어른보다도 더 그러한 생각을 한다는 사실은 다소 비현실적인데, 이것은 작가가 아이를 통해 인간이 마지막까지 지켜야할 ‘덕목’,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요소’가 신을 믿던, 믿지 않던 ‘인간은 존엄하다는 것’, ‘나의 생명만큼 다른 사람의 생명 또한 소중하다는 것’ 이라는 메시지를 말하려 하는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높은 작품성의 소설을 만나서 깊이 있는 생각은 많이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다소 어려운 영어로 쓰여있으나 도전해볼만한 책입니다.  영어소설을 읽으시면서 좀더 어렵고 작품성있는 소설을 읽고 싶거나, ‘인간’에 대해 깊은 사색에 빠져보고 싶은 분들에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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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oad: Pulitzer Prize Winner (Paperback)
코맥 매카시 지음 / Vintage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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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맥 맥카시의 “The Road(2006)"입니다. 
높은 작품성의 소설로 많은 상을 받은 그는 얼마전에 개봉된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2007, 소설은 2005년작)’ 의 동명의 원작소설의 작가이기도 합니다.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는 Best Picture를 포함한 4개부문 아카데미상을 석권했고 전세계적으로는 75개의 영화관련 상을 휩쓸며 그 원작만큼이나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The Road’ 또한 작품성을 인정받고 ‘퓰리쳐상’을 수상했고  2007년부터 영화화되고 있습니다.


 코맥 맥카시는 미국 현대 소설계의 최고의 거장중에 한명으로 해롤드 블룸(문학비평가)은 그를 Thomas Pynchon등과 함께 이 시대의 4대 미국인 소설가 중에 한명으로 평가했고, 그의 작품 ‘Blood Meridian(1985)'은 근래 80년간에 발간된 최고의 영문학 100선안에 선정되었으며, 2006년에 뉴욕타임즈에서 지난 25년간 발간된 최고의 영어소설을 선정할 때 3번째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대재앙 이후 폐허가 된 지구, 온통 회색빛으로 덮힌 세계는 그 색만큼이나 암울하고 음산하다. 뿌연 하늘아래 땅에 있는 것은 죄다 타거나 부서지거나, 그을러 있고 온통 재로 덮여있다. 아무런 희망이 없는 이 세계에 한 남자와 아이가 길 ‘road ’을 걷고 있다. 폐허가 된 도시와 집들을 뒤지며 간신히 찾아낸 ‘먹을 수 있는 것’들을 먹고 ‘덮을 수 있는 것’들을 덥고 계속 길을 걸어간다. 극소수 다른 생존자들은 이미 대부분 살기위해 잔혹한 생존방법을 선택했고 아버지와 아들에게 늘 위협이 된다. 그들은 끊임없이 이동하며 ‘해안’을 향한다...

 

 ‘인간’이란 무엇이고, ‘삶’, ‘죽음’이란 무엇인가, 또한 ‘인간은 무엇 때문에 생존해야하는가?’ 에 대한 고찰은 인류역사를 통틀어 끊임없이 되어왔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시간만 지난다고, 더 발전된 문명을 가졌다고 그 답에 근접하는 것은 아닐겁니다. 만약 역사상 최고의 문명을 지닌 현대인에게 그러한 질문을 한다면 살기도 바쁜데 그런 질문을 하냐는 식의 어이없다는 눈빛을 받을지도 모릅니다.

 

 그도 그럴것이 현대인은 ‘가진 것’이 많은 만큼 너무나 많은 비본질적 문제속에 살아갑니다. 다음 끼니에는 무슨 메뉴를 먹고, 직장일은 어떻게 하고, 돈은 어떻게 모아서, 투자는 어디에 하고 애들 교육은 어떻게 하고, 남는 여가시간, 휴가시간에는 어떤 계획으로 보낼까...실로 셀 수도 없이 많은 결정과 눈앞의 사건들에 대한 생각으로 둘러쌓여 있으니 자연히, 유수한 철학자도 해결하지 못한 어려운 질문에 대해 무관심하게 된 것인지 모릅니다.

 맥카시는 이 책에서 과감하게 그런 우리주변에 있는, 우리의 ‘존재의 본질’에 관련없는 모든 것들을 ‘재’로 만들어 버립니다. 다 불타버린 지구에 아들하나와 함께 홀로 남겨둔채 생존할 수 있는 최소한의 먹을 것만을 주고 불확실한 위협에 쫓겨 목적지도, 희망도 없이 ‘길’을 걷게 합니다. 심지어 이름까지 주지않고 주인공을 ‘man’ 과 ‘the boy'로 표현합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무엇 때문에 생존하는가?’ 라는 질문들을 던지며 생각하게 만듭니다. 정답을 내진 못할지언정 그러한 고민마저 버려서는 안된다는 질책같은 저자의 의도가 담겨져 있습니다. 

 

 이 소설이 단순히 대재앙으로 폐허가 된 지구에서 한 아버지가 수많은 위협으로부터 그 아들을 끝내 지켜내었다는 내용만 가지고 있었다면, 그렇게 참신하지도, 작품성이 높다고도 할 수 없는, 재미가 좀 많이 없는, 밋밋한 어드벤쳐 재난 소설로 치부되어 버릴 것입니다. 

 하지만 이 소설에는 비록 정답은 아닐지 몰라도 작가가 생각하는 답이 담겨있습니다. 아버지에게 아들은 사랑하여 지켜내야 하는 실존하는 아들인 동시에 인간이 마지막까지 지켜내야하는 추상적 의미, 즉 (마지막까지 남아있으므로)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본질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곳곳에 약간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아들의 말과 행동들이 나옵니다. 둘이 먹을 것도 모자른데 우연히 발견한 한 아이를 같이 데리고 다니자거나, 당신들이 가지고 있던 것을 모두 훔쳐간 도둑에게 과도한 연민을 표현하거나 아버지에게 화살을 쏴 다치게한 사람을 쫓아갔다온 아버지에게 ‘그 사람을 살려주었냐’는 질문부터 하는 등 지속적으로 눈앞의 현실만을 쫓아갈 수 밖에 없는 아버지에게 그 마음속 깊은 곳을 자극하며 질타합니다. 그 어려운 상황에서 굶주린 어린아이가 성숙한 어른보다도 더 그러한 생각을 한다는 사실은 다소 비현실적인데, 이것은 작가가 아이를 통해 인간이 마지막까지 지켜야할 ‘덕목’,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요소’가 신을 믿던, 믿지 않던 ‘인간은 존엄하다는 것’, ‘나의 생명만큼 다른 사람의 생명 또한 소중하다는 것’ 이라는 것을 말하려 한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높은 작품성의 소설을 만나서 깊이 있는 생각은 많이 할 수 있어 좋았지만,  높은 수준의 작품인 만큼 영어는 다소 어려웠던 것이 사실입니다.  어쨋거나 영어소설을 읽으시면서 좀더 어렵고 작품성있는 소설을 읽고 싶거나, ‘인간’에 대해 깊은 사색에 빠져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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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oad: Pulitzer Prize Winner (Paperback)
코맥 매카시 지음 / Vintage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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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울하지만 깊이있는 소설! 나를 계속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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