랠리
박민경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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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67th #서평단 #랠리 #박민경 #문학동네

🏓363번째 도서제공

원제는 <여름의 단어>였다
<랠리> 속 탁구 장면이 이 책의 최종 제목이 되었다

총 9개의 단편이 다 공감을 이끌어내며 재미있게 금방 읽었다
각자의 소설에 인물들이 살아숨쉬며 애잔한 마음에 조금 코끝이 시큰거릴 수도 있다
내가 좋아하는 단편 스타일이 모여있다
이렇게 부족한 모습들이지만
조금 더 용기를 내보자고
각자의 마음에서 다르게 출렁거릴 이야기들이 내 안에서는 그렇게 해석이된다
그럼에도
슬퍼도
누군가에 알아달라고 징징거리기 보다는
이제는 언젠가는 흘러가버릴 그런 감정에 익숙해져버려서
무탈하기만, 아니면 오늘만 지나면 나아지리라
그렇게 하루하루의 루틴을 해나가면 조금 침잠되어가는 과정들이 고스란히 담긴 듯
닮은 듯 좋았다


🏓<1. 괴력문정과 다마고치>

지금은 선뜻 상상하기 어렵지만 장원은 한때 태권도장을 운영했었다
딸 문정은 남자애 같은 여자애였다

문정은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봉인된 힘이 있다


💬 세상이 대수냐. 나부터 구해야지.

💬 대졸자 임과 동시에 대출자가 되었다는 한탄과 일의 소박한 기쁨과 대단한 슬픔을 나누며

💬 야 나 어쩌면 조만간 효도할지도 몰라.
난 곧 팀장 죽일지도 몰라.
같이 파이팅하자.

💬 그런 친구가 있다는 것만으로 인생의 반은 성공한 거나 다름없다는 세간의 말에 문정은 동의했다. 그럼 나머지 반은?
그건 당최 감이 안 왔다

💬 꼭 앞서야 하는 걸까. 그런 것엔 큰 관심이 없었다.

💬 그때 로부터 아주 많은 시간이 흘렀는데도 누군가에게 자신은 여전히 맞혀도 덜 미안한 사람인 듯싶었다.

💬 그렇다면 서른엔 무엇을 해야 적절할까

💬 힘을 쓴다면 앞으로도 그렇게 쓰고 싶었다. 파괴 하는 것이 아니라 붙드는. 밀치는 게 아니라 당겨 안는.
스스로에게 부여한 제약과 무례한 질문을 돌파하는 방식으로. 힘 을 선도하는 힘.
강함을 지향하는 강함을 갖고 싶었다. 문정에겐 바깥이 아니라 안으로 향하는 괴력이 필요했다.



🏓<2. 즐거운 나라>
몇 해 전, 강원도 산중의 비닐하우스에서 향정신성 버섯을 재배한 혐의로 한 여성이 검거되었다
흔들리는 보디 캠 영상 속에는 산발을 한 채 짐승 같은 괴력을 발휘하며 저항하는 거구의 여성이 담겨 있었다

💬 아무도 신나라의 상처는 보지 못 하는 듯했다

💬 당첨이 확정된 복권이었다. 머지않아 터진다. 터진다. 제발 터져! 그러나 언제나 속이 먼저 터졌다

💬 현실이 비좁고 불만족스럽다고 느끼는 소녀들이 으레 그러 하듯 신나라도 책에 빠져들었다.

💬 탁월한 작품은 독자를 만들지만 위대한 작품은 작가를 한든다.



🏓<3. 랠리>
희원의 몸이 바스러지기 시작한 것은 어제 아침이었다
몸의 일부가 사라졌다는 게. 그 엄연한 상실이 남들 눈에는 보이지도 않는다는 게. 이 상황을 털어놓을 사람이 없다는 것도. 자신을 제외한 모두가 아주 괜찮아 보인다는 것도. 그 모든 것이 희원을 지독히 외롭게 만들었다

💬 외로움이란 아무리 거대해도 막상 내뱉고 나면 너무 작고 납작해져버리곤 했다. 희원은 자신이 느끼는 이 감정의 부피를 왜곡 없이 있는 그대로 전할 자신이 없었다

💬 끝없이 재현되는 어제 속으로 스스로 걸어들어갈 것이다. 희원은 문득 과거와 완전히 같은 미래를 과연 미래라고 부를 수 있는지 궁금해졌다



<4. 살아 있는 당신의 밤>
미약하지만 신호는 확실히 잡혔다. 현재 위치를 나타내는 작고 동그란 구체가 맵 위를 천천히 움직였다
불안정한 환자의 위치를 보호자가 실시간으로 체크하는 것이 미나스의 주목적이었기 때문이다


<5. 긴 하루>
첫째가 이혼한 뒤 본가로 돌아오고 나서부터는 남자 셋이 저녁을 함께 먹는 날이 드물게나마 생겼다

💬 요즘 일자리가 없어서 난리라는데, 둘째는 직장을 휙 그만뒀다가 휙 잘도 구했다. 다 고만고만한 회사긴 했다.
원래 저수지에서는 비슷한 놈들만 낚이는 법이니까.

💬 어설픈 내 새끼. 여력이 남아 있을 때 속아주고 싶고, 밀어주고 싶다


<6. 수색기>
‘브레인 트레이닝’ 앱을 가장 먼저 실행했다.
뇌 인지력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태영이 깔아준 게임이었다
건강과 스마트. 그 두가지가 이 새드를 살아가는 시니어에게 요구되는 필수 덕목인 듯했다

💬 삶이란 것이 너무나 납작하고 볼품없이 느껴졌다.

💬 나도 어린 태영의 일상에 저토록 촘촘히 간섭하며 키우지 않았던가


<7. 별개의 문제>
내가 병주랑 결혼한다고 했을 때 친구들의 반응은 대체로 비슷했다
직장을 그만두고 프랜차이즈 피자집을 차린 병주
가장 악질은 이유 없이 별점 테러를 가하는 이들이었다


<8. 스위트 홈>
우리는 인간에게 피해를 주는 벌레를 해충이라고 부릅니다

이 건무렝 살기 시작한 지는 두 달쯤 됐다



<9. 자라는 자라서>
김두리는 맞선을 본 이현정과는 멀리갈 사람이다라고 생각한다
요플레 먹으러 오라고나 하던 박유나라는 옛 연인이 있다

윤하나는 올 초 급성심근경색으로 에크모 시술을 받았다

💬 가족이라도 적당히 덮어놓고 모른 채 살아야 원만하게 아껴줄 수 있는 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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