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한때 같은 성에 살았고
김희재 지음 / 다산책방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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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59th #우리는한때같은성에살았고 #김희재 #다산책방

🏰360번째 도서제공

우리의 남겨진 이야기들은
다른 사람의 생을 흔들정도는 되지 않을 거라는 걸
결단코 믿지만
그래도 그 부유하는 이야기라도 하면
무엇가를 남기고자하는 건 아니라도
그래도 된다. 나에게 의미 있으면 된다
그들은 그들 스스로를 살리기 위해 살아남았다
그런 이유만 충분하다
화가 스스로를 갉아먹더라도
그 때 화를 내어야 했음을
뒤늦게 알더라도
지금이라도 알게 되었으니 다행이라고
너무 큰 행복은 부담스럽고
남들이 보기엔 보잘것없는 것을
쓸어담아두고 싶은 하루들이라도
종종 미소지으면 된다
그런 삶이라도
책을 읽으며 만난 문장이
그 하루의 방향키가 되어주기도 하며
그렇게 한걸음이라도 내딛어도 되는 날이 이어져도 된다
살아남았으니깐
당신들 괜찮다라고 말해주고 싶다

총 4개의 연작
새언니 강주연, 조카 이소, 고모 지신영, 전문 간병인 안성희
그 네 명의 이야기가 닮은 듯 아프다
힘든 구간을 지나서 숨을 몰아쉬지도 않고
담담하게 털어놓는 이야기들이 가히 충격적이다
에? 또? 정말? 쑤레기들! 악!
나의 마음과 달리 너무나 담담해서 듣는데(사실 책을 읽으면서도)
초월해버린 사람들을 보인다



<1. 우리는 한때 같은 성에 살았고>
그 애가 열 살도 되지 않았을 때 그 애 아빠가 죽었다
그 후 새언니의 장례식에서 만난 조카 이소
그 조카가 고모라는 소리가 마치 자기랑 같이 살아달라는 얘기같아 불편해한다

치매 전문 요양원에서의 전문 간병인인 나를 심리상담소의 심리상담사로 착각하는 여자.
여자의 상태는 빠르게 나빠졌다. 여자는 청력뿐 아니라 기억력도 감퇴했다
난데없이 나를 자신의 심리상담사라고 착각한 이후로 우리의 대화는 오히려 더 흥미로워졌다

이소의 작품 제목은 <같은 성에 사는 세 명의 여자>. 그것을 보자마자 새삼 이소의 첫 번째 제목에 ‘감옥’이라는 단어가 들어갔었다는 게 기억나더군요.



<2. 돌들을 주우러>

이소가 계속 자랐다. 이러다 알아보지 도 못할 정도로 아이가 훅 커버릴까봐 공포에 질린 나, 강주연

이소는 준, 너처럼 책임감 없는 사람을 좋아한 게 후회된다한다

새아빠는 제발 좋은 사람이길 바랬는데…

아버지를 두고 반드시 살아가겠다는 엄마(강주연)의 일기장 속 내용



<3. 그곳에 두고 온 사람은>
푸르고 붉은 멍을 보일수 없어 집에 숨은 성희
여기 또 미친 놈이 있네
화가 나네 진짜
아 슬퍼


<4.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방법>


🏰 괜찮은 삶을 살 수 있기를. 행복이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행복이란 단어를 혀끝에 올렸다가 내려놓으며 미소짓는 날이 종종 찾아오기를

🏰 기쁜 웃음 이 많은 삶이라니

🏰 그러 나 세상에는 여느 전문직보다 더 많은 품과 끈기를 요구하 는 어떤 생활 방식이 존재하고, 나는 그런 생활 방식을 고수하는 삶을 원한다

🏰 동료를 따라 웃어 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마음이 부대꼈다

🏰 내가 알기로, 기억을 빨리 잃는 사람들은 언제나 가장 슬픈 사람들이었다.

🏰 눈에 보이는 갈림길은 아주 많았지만 그 어느 쪽 으로도 섣불리 발을 뗄 수 없었죠.

🏰 중요한 건 지금 뭘 기억하고 있느냐예요. 우리가 산 세월만큼이 아니라 우리가 기억하는 만큼 인생이 되거든.

🏰 처음 시선이 닿은 그 문장이 바로 그날 하루의 방향키가 된다

🏰 화난 사람들은 조금씩 다 나약하다. 타인의 슬픔을 함부로 짊어지면 바로 내 것이 된다

🏰 그즈음 나는 자꾸 날카로운 말을 뱉어서 안 그래도 없는 주변 사람을 잘라내고 있었다. 나도 알고 있었다.
모든 것이 같잖 은 열등감과 결핍 때문임을. 작업도 안 풀리고 미래도 보이지 않으니 자꾸 불안해지고, 그렇게 불안해질수록 애꿎은 주변만 더 심하게 공격한다는 것도.
내 공격성은 점점 심해 지고 있었고, 나는 스스로 망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늘 그렇듯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 네가 할 수 있는 걸 끝까지 해. 그걸 붙잡고 살아.

🏰 엄마는 내게 다정한 사람을 조심하라고 했다. 요즘 그 말이 자꾸 생각난다.
내게 무척 다정했던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 꼭 이자까지 쳐서 그걸 도로 가져가려 한다.
마치 그들이 내어준 다정함이 내가 끌어다 쓴 빛이라도 되는 것 처럼.

🏰 서른도 안 됐는데 왜 벌써 늙은이처럼 사는 거냐고

🏰 어떤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말 것. 당황하면 공포에 빠지기 쉽다. 공포에 빠지면 두려움의 냄새를 풍기게 된다.
두려움의 냄새를 맡은 상대는 즉각 충분한다.
자신의 분노가 정당하다고 생각하고, 정당해진 분노는 더 육 거세어진다. 날카로워진다. 주체할 수 없을 지경이 된다.
주체를 잡아먹을 지경이 된다. 그자의 분노는 점점 더 거세 어졌다.

🏰 한 걸음씩 내딛는 것에만 은 신경을 기울이면서, 보잘것없는 일상의 한 부분으로 치부할 만한 작은 일을 구태여 공들여 하는
그런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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