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를 부르는 그림 Culture & Art 1
안현신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명화를 담은 책이어서 그런가 책표지 또한 아름답다. 도발적 제목 아래,  명화조각들로 이루어진 도톰하면서도 관능적인 입술의 형상이 이 책을 집어달라 말하는 것 같다. 수많은 '키스'를 담은 그림들이 과연 각기 다른 느낌을 줄 수 있을 것인가, 나는 의구심과 함께 책을 펼쳤다.

 

이 책은 총 3개의 소단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1단원은 빛과 환희, 즐거운 입맞춤, 2단원은 어둠의 세계, 비극의 입맞춤, 3단원은 황홀의 순간, 유혹과 관능의 입맞춤이다. '키스'라는 단어에서 로맨틱하고 아름다운 느낌만을 떠올렸던 나는 새삼 '키스'에 다양한 감정이 실릴 수 있음을 깨닫는다. 작가는 '키스'라는 소재가 그림에서 설렘, 배신, 기쁨, 욕망, 평화, 휴식, 방어 등으로 표현될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 화가가 왜 그렇게 표현했는지, 왜 그런 그림을 그렸는지를 설명해준다.

 

마르크 샤갈,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클림트, 뭉크, 내가 이름을 알지 못했던 화가들이 '키스'라는 한 가지 주제를 각기 어떤 느낌으로 표현했는지  비교하여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은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매우 즐거운 일이었을 뿐만 아니라 각 화가의 독특한 기법을 보다 효과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나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앵그르의 '파올로와 프란체스카'였다. 책을 읽기 전 클림트의 '키스'가 가장 감동적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너무 많이 봐왔던 작품이어서일까, 그보다 다른 작품들이 눈에 들어왔다. '파올로와 프란체스카'는 키스를 하는 남자와 키스를 받는 여자의 모습이 풋풋해 보이면서 설레임을 주었는데 뒤에 칼을 들고 서 있는 잔초토의 모습에 긴장감이 더하여져 팽팽한 느낌을 가지게 하였다. 명화의 주인공들이 실제 인물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가슴 아픈 비극적 사랑에 애처로운 마음까지 곁들어져 그 순간의 아름다움이 극대화되었다. 이 장면을 그린 다른 화가들의 작품도 뒤에 나와서 비교해볼 수 있었던 점도 재미있었다.

 

명화를 보는 즐거움은 그림 자체에서도 느낄 수 있지만 위의 경우처럼 그 속에 담긴 이야기나 작가의 숨은 의도를 알게 될 때 배가 되는 것 같다. 그림에 대해 관심이 많아서 여러 미술관을 다녀보았지만 그때마다 느끼는 것은  명화 감상에는 '그림을 보는 것'과 더불어 '그림을 아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 편으로 책에 나와있는 것처럼 모든 요소와 자세, 색채 등에는 작가의 의도가 들어있는 것일까?' 라는 의문도 든다. 작가는 자신의 손이 가는대로, 마음이 가는대로 그림을 그렸는데 거기에 우리가 너무 많은 의도와 생각을 부여시키는 것은 아닐까? 결국 그림과 소통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겠지. 

 

이 책을 읽으면서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가상의 작업일지'였는데 작가와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허구적으로 다루어서 독자로 하여금 혼돈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내가 '사실'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딱딱한 사람이라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지 어떤 이는 이 부분을 통하여 재미를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림을 알고자 하는 갈증에 이 책을 읽었는데 살짝 목을 축인 것 같다. 'Culture & Art Series'의 다른 책도 기대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지막 강의
랜디 포시.제프리 재슬로 지음, 심은우 옮김 / 살림 / 200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유명한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가 떠오른다. 틀에 박힌 수업을 거부하고, 결국 학교에서 퇴출당한 키딩 선생님과 학생들의 마지막 모습이 인상적이어서일까. '마지막 강의'라는 이 책의 제목이 진부하다고 느끼면서도 한 번 읽어보기로 마음 먹은 것은 영화의 영향이다.

이 책에는 췌장암 선고로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된 교수, 랜디 포시의 메시지가 담겨있다. 그는 여러가지 이유로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마지막 강의를 하고, 그 동영상은 인터넷을 타고 여러 사람들에게 전해져 감동을 주었다. 이 책에서 그는 마지막 강의를 하게 된 이유, 마지막 강의의 주제인 '당신의 어릴적 꿈을 진짜로 이루기', 그리고 자신의 인생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여러가지 인상적이었던 말 중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번째는, '모두에게서 장점을 찾아라'이다. 그는 존 스노디의 조언, '만약 당신이 충분히 기다려준다면 사람들은 당신을 놀라게 하고 감동을 안겨줄 거예요' 를 인용하여 이야기를 했는데 이 말은 나 자신을 반성하게 만들었다. 최근, 나는 어떤 사람에게 계속적으로 실망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쩌면 내가 그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내가 발견하기를 기대하게 되었다.
두번째는 '행운이란 준비가 기회를 만날 때 생기는 것이다'라는 말이다. 이 말은 그동안 몇 번 들어왔었는데 B.C5년에 태어난 세네카라는 철학자가 한 말이라는 것을 알고 무척 놀랐다. 좋은 말은 시대를 이어져 많은 사람들에게 깨달음을 준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세번째는 '최고의 지름길은 돌아가는 길이라 생각한다'는 그의 말이다. 그는 다른 사람보다 많은 시간 일을 한다면, 그 시간만큼 일에 관해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것이고, 쌓인 시간만큼 실력도 늘어나고, 보다 유능해질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나는 회사에서 다른 사람보다 많은 시간을 쏟아 일을 하고 있지만 항상 그 결과에 대해 의심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말은 나에게 큰 위로를 주었다.
네번째는 그의 어린시절, 디즈니월드에서 있었던 소금과 후추 셰이커 일화였다. 십불을 손해보고 십만불을 얻은 이 이야기를 통하여 나는 눈앞의 이익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가 삶을 대하는 태도는 나에게 무척이나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 재치와 유머가 넘치는 모습, 부드럽고 희망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은 나 스스로에게 '왜 그렇게 항상 인상을 찌푸리고, 심각하게 인생을 살아가나?'라는 질문을 하게 했다.

그의 글은 고통과 슬픔으로 가득차있지 않다. 계속 강조하듯,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는 사실을 무색하게 할만큼 건강하고, 행복해보이는 그의 모습은 글에도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런 종류의 다른 책들과 다르게 이 책은 눈물을 짜내게 만들지 않았는데 몇 번 울컥한 순간이 있었다. 그것은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할 때였다. 십대의 아버지가 한번 되어보고 싶다는 고백, 아버지가 없음으로 그의 아이들이 해보지 못할 일들을 떠올리며 운다는 그의 고백에서였다. 그는 누구보다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었을텐데... 세 아이를 어깨, 왼 팔, 오른 팔에 들고있는 그의 마지막 사진은 가슴 뭉클하게 만들었다.

우리 모두 삶의 마지막 순간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그 순간이 바로 자신 앞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책을 읽고난 뒤 잠시, 나의 마지막 날에 대해 생각해 본다. 그 날이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인생을 정리할 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의 편지를 쓰고, 나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줄 것이다. 그리고 많지는 않지만 내가 가진 소유를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 싶다. 
 

자료를 찾아보니 2008년 7월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세상을 재미있게 살다간 랜디 포시, 그는 천상병 시인의 '귀천'에 나오는 글귀,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를 떠올리게 한다. 그가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은 가족에게도, 그를 사랑했던 사람들에게도 무척이나 가슴 아픈 일이지만, 그의 마지막 강의로 그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 살게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사 아이단과 마지막 폭풍 기사 아이단 시리즈 3
웨인 토머스 뱃슨 지음, 정경옥 옮김 / 꽃삽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드디어 '기사 아이단 시리즈' 3권, '기사 아이단과 마지막 폭풍'이 내 손에 들어왔다. 1권을 읽을 때부터 나를 매료시켰던 '기사 아이단 시리즈'의 완결편. 이 책을 읽는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는가! 나는 책을 잡자마자 첫장부터 끝장까지 단숨에 읽었다. 어찌보면 처음부터 어느정도는 예측하고 있었던 결말, 그것이 뭐 그렇게 궁금했나 싶기도 하지만 작가가 그 과정을 어떻게 그리고 있을지가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

 

이번 편에서는 내가 기대했던 이야기들이 나온다. 로비는 파라고어 편에서 엘리엄 왕의 편으로 돌아서고, 아이단과 로비는 앨리블에서 앤트워넷과 합류하여, 파라고어의 무리와 싸우게 된다. 이 세 영웅은 엘리엄 왕을 부정하라는 파라고어의 명령에 굴복하지 않아 죽음을 당하지만 그로 인해 결국 승리하게 된다. 악의 세력이 무너짐으로써 대분열이 회복되고 앨리블과 렐름은 하나가 된다.

 

책을 읽으면서 다른 판타지 소설이나 판타지 영화에 비해 악의 세력이 너무 강력한 것이 아닌지, 너무 많은 빛의 사람들이 죽임을 당하고 무기력하게 당하는 것이 아닌지라는 생각이 들어 답답하면서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전쟁터 장면에서 그려진 악의 세력들은 너무나 크고 강하여 책을 읽는 나까지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세 주인공들이 죽음을 맞이했을 때는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아무리 태양 너머 거룩한 땅에 들어갔다 하더라도 그들은 살아있는 존재가 아니지 않은가, 그리고 글림스와 인간 쌍둥이가 합쳐져 하나의 존재가 되는 부분도 왠지 거부감이 들었다. 그들은 글림스로, 또 인간으로 아름답게 느껴졌었는데...

 

개인적으로 '기사 아이단 시리즈'는 1권이 가장 재미있었고, 2권에서 그 감정이 고조되었다가 3권에 와서 사그라든 것 같다. 모두 행복해지는 것을 기대했는데 주인공들이 죽었다는 것이 나에게 슬픔으로 다가와서인지, 실력으로 전쟁에서 이긴 것이 아니라 결정을 통하여 승리했다는 것이 허무하게 다가와서인지 나의 기대를 충족시키지는 못한 것 같다. 힘이 떨어진 느낌이랄까.

 

하지만 기대만큼이 아니었을 뿐, 이 책은 독자에게 즐거움을 주기에 충분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1편과 2편에서 느꼈듯, 이번 편에서도 기독교 색채를 느낄 수 있었는데 '엘리엄 왕을 부정하라'라고 요구하는 파라고어와 '나의 왕을 저버리는 일은 절대로 없다'고 이야기하는 아이단의 모습은 신앙을 지키고 죽어간 이들을 떠올리게 했다. 판타지 소설을 통하여 하나님에 대해, 신앙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는 것은 무척 색다른 경험이었다.

 

오래간만에 피곤한 마음을 즐겁게 만들어주는 책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 읽는 CEO - 하루, 8만 6,400초를 치열하게 사는 대한민국 대표 CEO들의 인생과 경영 이야기
김현예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책을 좋아하고, 책을 즐겨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 중 한 사람으로서 나는 다른 사람들이 책을 어떻게 읽고, 읽은 내용을 어떻게 자신의 삶에서 녹여내고 있을지 늘 궁금했다. 그러던 중 '책 읽는 CEO'라는 책을 발견했다. 우리나라의 대표 CEO들은 바쁜 시간을 쪼개어 왜 책을 읽고 있는지, 과연 책을 읽는 것이 사람의 인생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이 책을 읽으면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책 읽는 CEO'에는 총 13명의 CEO들이 나온다. 각 장마다 CEO들의 이력, 독서 습관, 책과의 인연, 요즘 읽는 책 등에 대한 내용과 그들이 추천한 책에 대한 간단한 소개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들은 자신에게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을 때, 변화의 시기를 준비할 때, 결단력있게 나아가고자 할 때 모두 '책'과 함께 했다고 고백한다.

 

책을 읽으며 나는 그들과 나의 독서습관에 대해 비교해 보았다. 나는 온전히 책을 읽기 위해 독서를 하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었다는 만족감을 얻기 위해 독서를 하는 편이다. 정독보다는 다독에 목표를 두고 책을 읽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읽은 책의 내용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별로 없었고, 기억에 남는 것도 없었다. 그런데 많은 CEO들은 책을 꼭꼭 씹어서 읽고 있었다. 그 중 타워스페린, 박광서 사장님의 '삼독법'이 인상적이었는데 , 일독을 할 때는 머리말과 맺음말, 차례를 꼼꼼하게 훑어보고, 이독을 할 때는 중요하다 싶은 부분에 밑줄을 긋고, 세번째 읽을 때는 밑줄을 그었다는 부분만을 외운다고 한다. '저자는 전력을 다해 책을 쓰는데 한 번 쓰윽 보고 다 봤다고 하면 아는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라는 그의 말에 나는 뜨끔한 마음이 들었다. '그동안 나의 손을 스치고, 나의 눈을 스치고 간 많은 책들, 그 작가들에게 나는 떳떳한가?', '이렇다 저렇다 말은 많으면서 정작 그 책에 대해 나는 잘 알고 있는가' 생각해보니 고개가 숙여진다. G이노텍, 허영호 사장님의 '독서노트'도 인상적이었는데 그는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드는 문장이 보이면 옮겨 적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어 본다고 했다. 나는 이 두 사장님의 방법을 결합하어 '이독법'과 '독서노트'를 사용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세 번을 읽는 것은 나의 성격상 힘든 일일 것 같아 두 번 읽고, 독서노트로 정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책부터 시작하리라.

 

이 책에 소개된 13명의 CEO 중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CEO는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의 이석구 사장님과 예스 24의 김동녕 회장님이었다. 이석구 사장님은 조선호텔과 스타벅스 근무 시절의 이야기를 통해 느낀 인간적인 면모도 좋았고, '책 읽는 스타벅스' 운동을 벌여 사회공헌을 하고 있다는 점, 사람들에게 책 선물을 할 때 자필로 편지를 쓴다는 점에서 따뜻한 성품이 느껴졌다. 김동녕 회장님은 '독서는 상상력을 유지하고 생각의 유연성을 얻기 위해 하는 것이지 신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는데, 책을 사랑하는 그의 마음이 글에서 오롯이 드러났다. 부인에게 빅뱅의 '세상에 너를 소리쳐'를 권해줬다는 말에서는 의외라는 생각에 살짝 웃음이 났는데 편독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책을 읽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여러 책 중 가장 읽고 싶은 책은 CJ라이온, 위규성 사장님이 소개하신 '절대로 바꿀 수 없는 다섯가지'이다. 제시된 책 속의 문구들이 무척 마음에 와닿아 한 권을 통째로 읽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고, 이 책을 통해 그동안 길지 않은 삶을 살면서 느꼈던 수많은 아픈 것들을 껴안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재미있었던 것은 뉴스나 신문에서 들었던 사실, 그 이면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것이다. 예를 들어, 스타벅스에서 책읽기 운동을 하고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 뒤에 이석구 사장님의 철학이 있었다는 것은 이 책을 통해 알았고, 루이까또즈가 언젠가부터 우리나라 회사가 되었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 뒤에 전용준 사장님의 노력이 있었다는 것은 이 책을 통해 알았다.

 

책 한 권을 읽었을 뿐인데 13권의 자서전을 읽은 느낌이다. 절대로 재미있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책인데 요즘 읽었던 그 어떤 책보다 재미있었고, 나 자신에 대해 담담하게 생각해볼 수 있었다. 그리고 '책'에 대한 신뢰감이 생겼다. CEO들의 독서습관을 통하여 어떤 책을 선택하여 읽느냐도 중요하지만, 그 책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도 중요하다는 것을, 그리고 그 노력은 나에게 달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을 건네줘야겠다고 생각되는 여러 사람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그들에게도 내가 느꼈던 깨달음이 고스란히 전해지기를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인애플 스토리 - 분노를 정복하는 법
IBLP 지음, 김두화 옮김 / 아이비엘피코리아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더치 뉴기니아에서 있었던 7년동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 선교사가 파인애플을 먹기 위해,파인애플 나무를 100그루 정도 얻어 왔다. 그는 원주민 한 사람을 고용해 그 모묙을 심었고, 품삯을 주었다. 3년의 시간이 지나고, 선교사는 파인애플을 먹을 것을 기대했지만 파인애플 밭에는 열매가 하나도 없었다. 자신이 고용한 정원사가 파인애플을 모두 따갔던 것이다. 자기 손으로 심은 것을 자신이 먹는 것, 그것이 정글지대의 법칙이었다. 결국 선교사는 밭의 절반을 그에게 나누어 주었지만 자신의 파인애플은 아직도 없어졌다. 선교사는 할수없이 파인애플 나무들을 뿌리채 뽑고, 새 과목을 샀다. 그리고 소유권을 확실히 하고, 파인애플을 심어 다시 3년의 시간이 지났다. 하지만 파인애플은 또 없어졌다. 화가 난 선교사는 상점문을 닫아버리기도 했고, 세파트를 사다 놓기도 했으며 원주민들과의 관계는 점점 나빠졌다. 그 후 안식년을 지난 선교사는 '주라, 그러면 받으리라.'라는 말씀을 듣고, 파인애플 과수원을 하나님께 드렸다. 파인애플을 훔쳐가도 더이상 화를 내지 않는 선교사를 본 원주민들은 그 이유를 궁금해 했고, 하나님의 밭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더이상 파인애플을 가져가지 않았다. 그리고 많은 원주민들이 그리스도인이 되었으며, 그들은 사이좋게 파인애플을 수확하여 나누었다.

 

처음에 이 책을 읽었을 때는 원주민들의 말도 안 되는 모습에 화가 났다. 어떻게 저런 사고방식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그리고 파인애플 하나로 선교사가 병원문을 닫고, 상점문을 닫는 등 그들의 생활에 직접적인 해를 주었다는 사실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파인애플을 나누어주는 것이 그렇게 힘든 것인가?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선교사도 사람이 아닌가! 선교지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오랜 기간동안 기다렸던 파인애플을 먹지 못했다는 사실은 분노를 일으킬 수 있을 것 같고, 자신은 편안한 고국에서의 생활을 포기하고 이곳에 와서 병원, 상점 등 여러가지로 원주민들을 위해 일하고 있는데 그들은 정당하게 자신의 몫을 지불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것을 훔쳐갔다는 것에 대해 섭섭함도 들었을 것 같다.

 

그런데 분노로 병원 문을 닫고, 상점을 열지 않으며, 무서운 세파트를 데려다 자신들을 위협하는 선교사의 모습을 본 원주민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들이 '투-완, 당신은 이제 비로소 그리스도인이 되었는가 보군요. 이젠 우리가 파인애플 열매를 훔쳐도 더 이상 당신이 화를 내지 않으니 말이요.'라고 말했을 때 나는 가슴으로 뜨끔했다. 아, 그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그의 입이 아닌, 그의 생활을 지켜보고 있었구나. 서로 사랑하라고 가르치면서 자신의 것을 움켜쥔 그의 모습에서 그들은 하나님의 사람의 모습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었구나. 그리고 나는 세상을 살면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지 되돌아본다. 교회를 다닌다고, 하나님을 믿는다고 말하면서 항상 조심스러운 것은 다른 사람들이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나를 바라보는 시선때문이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리스도인의 모습, 하나님이 보시기에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모습, 그 모습을 내가 가지고 있는가? 혹시 나의 모습으로 인하여 사람들이 교회에 대한 나쁜 인상을 가지는 것은 아닐까? 불평 불만에 가득차고, 시기와 질투와 욕심으로 가득 찬 모습으로 '결국 교회를 다녀도 소용 없어.' 라는 인상을 심어주는 것은 아닐까? 입으로, 행동으로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창문이 되고 싶다는, 그리스도의 향기가 되어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또 이 책을 읽으며 '내려놓음'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파인애플을 하나님께 드렸을 때 선교사가 그토록 원하던 파인애플도 얻고, 사람들을 하나님께 돌아오게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통하여 나 또한 내가 움켜쥐고 있는 것들을 내려놓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원하는 것들을 하나님 앞에 내려놓을 때 하나님께서는 나를 책임져주신다. 내가 가지고 싶어서 발버둥칠 때 내 마음은 얼마나 초조하고 답답한가. 하지만 하나님께 맡겨드리고, 그것에 감사하면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지고, 모든 일이 순조롭게 이루어짐을 경험할 수 있다. 

 

짧지만 강한 메세지를 전달하는 책이었다. 선교에 대한 생각을 품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꼭 읽어봐야 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