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아이단과 마지막 폭풍 기사 아이단 시리즈 3
웨인 토머스 뱃슨 지음, 정경옥 옮김 / 꽃삽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드디어 '기사 아이단 시리즈' 3권, '기사 아이단과 마지막 폭풍'이 내 손에 들어왔다. 1권을 읽을 때부터 나를 매료시켰던 '기사 아이단 시리즈'의 완결편. 이 책을 읽는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는가! 나는 책을 잡자마자 첫장부터 끝장까지 단숨에 읽었다. 어찌보면 처음부터 어느정도는 예측하고 있었던 결말, 그것이 뭐 그렇게 궁금했나 싶기도 하지만 작가가 그 과정을 어떻게 그리고 있을지가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

 

이번 편에서는 내가 기대했던 이야기들이 나온다. 로비는 파라고어 편에서 엘리엄 왕의 편으로 돌아서고, 아이단과 로비는 앨리블에서 앤트워넷과 합류하여, 파라고어의 무리와 싸우게 된다. 이 세 영웅은 엘리엄 왕을 부정하라는 파라고어의 명령에 굴복하지 않아 죽음을 당하지만 그로 인해 결국 승리하게 된다. 악의 세력이 무너짐으로써 대분열이 회복되고 앨리블과 렐름은 하나가 된다.

 

책을 읽으면서 다른 판타지 소설이나 판타지 영화에 비해 악의 세력이 너무 강력한 것이 아닌지, 너무 많은 빛의 사람들이 죽임을 당하고 무기력하게 당하는 것이 아닌지라는 생각이 들어 답답하면서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전쟁터 장면에서 그려진 악의 세력들은 너무나 크고 강하여 책을 읽는 나까지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세 주인공들이 죽음을 맞이했을 때는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아무리 태양 너머 거룩한 땅에 들어갔다 하더라도 그들은 살아있는 존재가 아니지 않은가, 그리고 글림스와 인간 쌍둥이가 합쳐져 하나의 존재가 되는 부분도 왠지 거부감이 들었다. 그들은 글림스로, 또 인간으로 아름답게 느껴졌었는데...

 

개인적으로 '기사 아이단 시리즈'는 1권이 가장 재미있었고, 2권에서 그 감정이 고조되었다가 3권에 와서 사그라든 것 같다. 모두 행복해지는 것을 기대했는데 주인공들이 죽었다는 것이 나에게 슬픔으로 다가와서인지, 실력으로 전쟁에서 이긴 것이 아니라 결정을 통하여 승리했다는 것이 허무하게 다가와서인지 나의 기대를 충족시키지는 못한 것 같다. 힘이 떨어진 느낌이랄까.

 

하지만 기대만큼이 아니었을 뿐, 이 책은 독자에게 즐거움을 주기에 충분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1편과 2편에서 느꼈듯, 이번 편에서도 기독교 색채를 느낄 수 있었는데 '엘리엄 왕을 부정하라'라고 요구하는 파라고어와 '나의 왕을 저버리는 일은 절대로 없다'고 이야기하는 아이단의 모습은 신앙을 지키고 죽어간 이들을 떠올리게 했다. 판타지 소설을 통하여 하나님에 대해, 신앙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는 것은 무척 색다른 경험이었다.

 

오래간만에 피곤한 마음을 즐겁게 만들어주는 책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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