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CEO - 하루, 8만 6,400초를 치열하게 사는 대한민국 대표 CEO들의 인생과 경영 이야기
김현예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책을 좋아하고, 책을 즐겨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 중 한 사람으로서 나는 다른 사람들이 책을 어떻게 읽고, 읽은 내용을 어떻게 자신의 삶에서 녹여내고 있을지 늘 궁금했다. 그러던 중 '책 읽는 CEO'라는 책을 발견했다. 우리나라의 대표 CEO들은 바쁜 시간을 쪼개어 왜 책을 읽고 있는지, 과연 책을 읽는 것이 사람의 인생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이 책을 읽으면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책 읽는 CEO'에는 총 13명의 CEO들이 나온다. 각 장마다 CEO들의 이력, 독서 습관, 책과의 인연, 요즘 읽는 책 등에 대한 내용과 그들이 추천한 책에 대한 간단한 소개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들은 자신에게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을 때, 변화의 시기를 준비할 때, 결단력있게 나아가고자 할 때 모두 '책'과 함께 했다고 고백한다.

 

책을 읽으며 나는 그들과 나의 독서습관에 대해 비교해 보았다. 나는 온전히 책을 읽기 위해 독서를 하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었다는 만족감을 얻기 위해 독서를 하는 편이다. 정독보다는 다독에 목표를 두고 책을 읽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읽은 책의 내용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별로 없었고, 기억에 남는 것도 없었다. 그런데 많은 CEO들은 책을 꼭꼭 씹어서 읽고 있었다. 그 중 타워스페린, 박광서 사장님의 '삼독법'이 인상적이었는데 , 일독을 할 때는 머리말과 맺음말, 차례를 꼼꼼하게 훑어보고, 이독을 할 때는 중요하다 싶은 부분에 밑줄을 긋고, 세번째 읽을 때는 밑줄을 그었다는 부분만을 외운다고 한다. '저자는 전력을 다해 책을 쓰는데 한 번 쓰윽 보고 다 봤다고 하면 아는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라는 그의 말에 나는 뜨끔한 마음이 들었다. '그동안 나의 손을 스치고, 나의 눈을 스치고 간 많은 책들, 그 작가들에게 나는 떳떳한가?', '이렇다 저렇다 말은 많으면서 정작 그 책에 대해 나는 잘 알고 있는가' 생각해보니 고개가 숙여진다. G이노텍, 허영호 사장님의 '독서노트'도 인상적이었는데 그는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드는 문장이 보이면 옮겨 적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어 본다고 했다. 나는 이 두 사장님의 방법을 결합하어 '이독법'과 '독서노트'를 사용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세 번을 읽는 것은 나의 성격상 힘든 일일 것 같아 두 번 읽고, 독서노트로 정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책부터 시작하리라.

 

이 책에 소개된 13명의 CEO 중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CEO는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의 이석구 사장님과 예스 24의 김동녕 회장님이었다. 이석구 사장님은 조선호텔과 스타벅스 근무 시절의 이야기를 통해 느낀 인간적인 면모도 좋았고, '책 읽는 스타벅스' 운동을 벌여 사회공헌을 하고 있다는 점, 사람들에게 책 선물을 할 때 자필로 편지를 쓴다는 점에서 따뜻한 성품이 느껴졌다. 김동녕 회장님은 '독서는 상상력을 유지하고 생각의 유연성을 얻기 위해 하는 것이지 신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는데, 책을 사랑하는 그의 마음이 글에서 오롯이 드러났다. 부인에게 빅뱅의 '세상에 너를 소리쳐'를 권해줬다는 말에서는 의외라는 생각에 살짝 웃음이 났는데 편독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책을 읽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여러 책 중 가장 읽고 싶은 책은 CJ라이온, 위규성 사장님이 소개하신 '절대로 바꿀 수 없는 다섯가지'이다. 제시된 책 속의 문구들이 무척 마음에 와닿아 한 권을 통째로 읽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고, 이 책을 통해 그동안 길지 않은 삶을 살면서 느꼈던 수많은 아픈 것들을 껴안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재미있었던 것은 뉴스나 신문에서 들었던 사실, 그 이면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것이다. 예를 들어, 스타벅스에서 책읽기 운동을 하고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 뒤에 이석구 사장님의 철학이 있었다는 것은 이 책을 통해 알았고, 루이까또즈가 언젠가부터 우리나라 회사가 되었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 뒤에 전용준 사장님의 노력이 있었다는 것은 이 책을 통해 알았다.

 

책 한 권을 읽었을 뿐인데 13권의 자서전을 읽은 느낌이다. 절대로 재미있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책인데 요즘 읽었던 그 어떤 책보다 재미있었고, 나 자신에 대해 담담하게 생각해볼 수 있었다. 그리고 '책'에 대한 신뢰감이 생겼다. CEO들의 독서습관을 통하여 어떤 책을 선택하여 읽느냐도 중요하지만, 그 책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도 중요하다는 것을, 그리고 그 노력은 나에게 달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을 건네줘야겠다고 생각되는 여러 사람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그들에게도 내가 느꼈던 깨달음이 고스란히 전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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