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사는 10대고, 모든 인간을 통틀어 가장 멋지다. 근거는 매우 간단하다. 꼬맹이들은 10대가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고, 10대들도 10대가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10대를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지 않는 유일한 계층은 어른이다. 어른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당연히 그들이 모든 인간을 통틀어 최악이기 때문이다. - P13

그리고 그녀는 특히 돈 많은 사람들이 예술 작품을 사들이는 것에 분노한다. 돈 많은 사람들은 모든 인간을 통틀어 최악이고, 예술을 훼손하는 최악의 방법은 거기에 빌어먹을 가격을 매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돈 많은 어른들이 루이사가 건물 담벼락에 그리는, 그런 유형의 그림을 싫어하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담벼락을 사랑해서가 아니라 아름다운 것이 공짜로 존재한다는 사실이 싫기 때문이다. - P15

어른들은 위험한 데 가지 못하게 하면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10대라면 그게 얼마나 무의미한 시도인지 안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곳은 우리안에 있다. 여린 심성은 궁전에서든 어두컴컴한 골목에서든 똑같이무너진다. - P21

하지만 루이사는 진실을 안다. 피스켄은 현실에 살해당했다. 그녀는 이 행성에 갇혀 있다는 폐소공포증으로 숨 막혀 했고 끊일 줄 모르는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죽었다. - P22

나이를 먹으면 기억하지 못하는 심장의 두근거림이 있다는 것을. 어느 10대의 심장을 몸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부풀어 오르게 할 정도로 아름다운 작품이 있다는 것을, 영혼이 뼈를 뚫고 나올 것처럼 감당할 수 없게 벅차오르는 행복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어떤 그림을 보고 평생 단 한 순간, 정말이지 숨을딱 한 번 쉬는 동안 두려움을 잊을 수도 있다. 경험해 본 사람은 그게어떤 느낌인지 안다. 경험하지 못한 경우라면 설명할 도리가 없을지 모르지만,
왜냐하면 그건 바다를 그린 작품이 아니다. 빌어먹을 어른들이나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 P22

그 집을 거쳐 갔고 이후에 오는 아이들에게 밖에는 다른 세상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던 사람. 예술은 공감이다. - P29

어느 누가 이런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어느 누가 방파제 위에 대롱대롱 앉아 있는 세 명의 아이를 보는 것만으로 숨이 턱 막히게 할 수 있을까? 어느 누가 짠 내를 맡게 하고 다른 사람의 어린 시절 앞에서 눈물을 흘리게 할 수 있을까?
만난 적 없어도, 루이사에게 그들이야말로 지구상에 남겨진 유일한 그녀의 사람들이다. 그림상으로는 아마도 열네 살 아니면 열다섯살에 가까워 보인다. 더는 어린애가 아니지만 아직은 어른도 아니다.
작가가 그들을 워낙 뚫어져라 보았고 워낙 아름답게 꿈을 꾸어서 색으로 속삭일 줄 알게 된 것처럼 그려져 있다. 안이 산산이 부서진 사람이 그린 그림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붓을 저렇게 조심스럽게 쥘 수없고, 어렸을 때 완벽한 고독을 먼저 경험해 본 사람이 아니고서야 우정을 이런 식으로 그릴 수 없다. 완벽한 여름의 어느 날이고 셋이 어찌나 바짝 붙어 앉아 있는지 정말 자세히 들여다보면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그중 하나가 방금 정말, 정말 시원하게 방귀를 뀌기라도 한 듯 온몸을 들썩이며 웃고 있다.
그들은, 저 오래된 교회 안에 있는 무식하고 천하에 쓸모없는 부자들은 그런 걸 전혀 모른다. 아픔을 덜 겪어서 그렇다. 세상 돌아가는 꼴에 흡족해하며 행복하고 즐겁게 저 안에서 돌아다니고 있으니 그걸 바다그림이라고 생각한다. - P36

그림 25년 전 여름에는 어땠을까? 그들은 그 몇 주 동안 죽음을 목격했고, 쫓기고, 폭행을 당했다. 25년 뒤 그 경매장에 모인 사람들이 평생 경험한 것보다 더 많은 폭력을 경험했다. 그런 식으로 성장한 사람에게는 어떤 미래도 없어야 하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가가 될일은 절대 없어야 하는데, 그 10대 아이들 가운데 한 명이 훗날 그렇게 됐다. 주변 환경은 추악했지만 타고난 내면이 어찌나 아름다웠던지 마치 반항이라도 하는 것 같았다. 대형 해머로 가득한 세상에서 그의 그림은 전쟁 선포였다. - P39

우리 가운데 일부는 엉뚱한 곳에서 태어나 무인도에 난파당한 것 같은 어린 시절을 보내고, 고향이 뭔지 아직 모르면서 가슴 절절한 향수병을 앓는다. 어린 시절 친구가 바로 그런 존재다. 같은 섬에 유배당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을 한 명이라도 만나면거의 모든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다. - P60

삶은 그게 전부다. 우리가 바랄 수 있는 건 그게 전부다. 그 삶이 끝날지 모른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그걸 의식하면 너무 많이 사랑하지도 않고 너무 우렁차게 노래를 부르지도 않으며 겁쟁이처럼 살게 된다. 화가는 그 모든 걸 당연하게 여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침노을과 여유로운 일요일 아침과 물풍선과 내 목에 닿는 타인의 숨결. 인간이 할 수 있는 딱 한 가지 용감한 행동이 그것이다. - P64

가장 만만찮은 평론가들조차, 그 화가의 작품에 대해 좋은 말이라고는 한 마디도 한 적 없는 평론가들조차 내일 아침 일찍 소식을 들으면 전화기에 대고 "아, 이럴 수가"라고 중얼거릴 것이다. 그리고 테드는 그들을 용서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애도할 일이 생기면 우리는 우리가 인간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살아가는 동안에는 적으로 지낼지라도 죽음에 직면하면 진실을 깨닫는다. 우리는 한종족이고, 우리에게 있는 것이라고는 서로뿐이며, 네가 가는 곳에 나도 따라갈 거라는 사실을 말이다. - P83

그녀의 품에 안긴 그 그림의 무게가 이제는 1000톤은 되는 것처럼보이지만 테드는 그것이 새털처럼 가볍다는 것을 알기에 어떤 감정으로 인해 그녀의 무릎이 후들거리는지 이해한다. 이 세상에 자신을향한 누군가의 믿음보다 더 무거운 건 없다.  - P99

어른들은 아이들이 자신감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들은 천하무적으로 태어난다. 그들이 배워야 하는 건 자기 회의다. 아, 이세상은 남들과 다른 아이의 숨통에 구멍을 내는 기술을 수천 년 동안 연마했으니 화가는 그걸 얼마나 철저하게 배웠던가. 유치원 시절에 어른들은 화가가 신체적인 접촉을 싫어한다는 사실을 한참이 지난 다음에야 깨달았지만 다른 아이들은 한눈에 알아차리고 살금살금 다가와 그가 비명을 지를 때까지 손가락으로 찔러댔다. 가끔 겁에질린 그가 팔다리를 버둥거리며 진정하지 못하면 그날 오후에 부모님을 호출해 선생과 상담을 진행했다. 그는 다섯 살 때 이미 그들이 자신을 창피하게 여기는 눈빛을 알아차렸다. - P117

"들짐승처럼 몰려다닌다"라고 표현했던 친구들과 함께 지냈던, 가난하고 아무것도 아닌 존재. 화가는 어린 시절 내내 더러는 폭력이나 침묵으로, 때로는 주먹으로, 항상 빈 술병으로 주변을 파괴하는 어른들을 보았다. 아이들에게는 주어진 세상과 꿈꾸는 세상, 이렇게 두개의 세상이 있지만 화가조차 그림으로 그 세상에서 벗어날 수 있을거라고 상상한 적은 없었다. 정말, 정말 어마어마한 바보라야 그렇게엄청난 꿈을 꿀 수 있다. 다행히 그의 곁에는 그런 바보가 있었다. - P135

세상은 너무 위협적이고 거칠고 폭력적이었고 두 소년은 너무 예민해서 감정을 가지고 살아갈 수 없었다. - P153

알리는 실제로 요아르의 두 번째 삶이 되었다. 그 둘이 단짝으로 붙어 지낸 기간은 겨우 1년 남짓이었다. 그 짧은 시간 동안 누군가를 알게 된다는 것이, 정말로 알게 된다는 것이 가능할까? 그런 질문을 하는 사람은 그런 적이 없었던 거다.
그 정도로 미치도록 누군가를 사랑한 적이, 타인의 숨결에 중독된 적이 없었던 거다. 요아르와 알리의 사랑은 80년 동안 이어졌대도 전혀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의 사랑은 처음부터 이미 모든 것이었다. 눈부신 빛이었고 쾅 하는 소리였고 심장마비였다. - P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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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이 인류를 멸망시킨대 오늘의 젊은 작가 48
박대겸 지음 / 민음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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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고나서 생각보다 여운이 장난 아니다.. 가능공주 음모론을 연상케 하기도 하고 결말도 꽤나 참신하다 타협하는게 아닌 어떻게든 극복해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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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내가 알아야 할 답은 주인공 소녀가 어떤 선택을 했고 어떤 행동을 했는지 맞히는 게 아닐지도 몰라. 이 야기에서 중요한 건 주인공 소녀가 자기 스스로 무언가를 행했다는 점 바로 그 자체야.
그래, 여기서 중요한 건, 힘 없고 나이 어린 소녀가 불가능해 보이는 무언가를 해냈다는 점이야. 그리고 그것이 아주 값진 성과를 이뤄 냈다는 점이야.
물론 자신의 선택과 행동으로 인해 본인의 삶은 해피하다고도 새드하다고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긴 하지만, 근데인생이란 게 그런 나날의 연속 아닌가? 그건 중요하지 않은문제인 것 같아. - P83

오늘 아침엔 조만간 변화할 내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혹은 앞으로 일어날 내 미래의 일을 점지해 주기라도 하듯, 유튜브 알고리즘이 나에게 김연아의 영상을 띄워 줬어. 나는 홀린 듯 그 영상을 클릭했고, 퀸의 전언처럼, 영상 속에서 김연아는 이렇게 말하고 있었어.
기적을 일으키는 것은 신의 의지가 아니라, 자신의 의지라고 나의 의지라고. - P103

더 이상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앞으로 나갈수 있게 됐으니까. 나는 이제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사과나무 한 그루를 심는 일 따위는 하지 않을 거야. 난 지구가멸망하기 직전까지, 지구가 멸망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찾아볼 거야.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볼거야. 한편으론 이런 의문이 들기도 해. 지극히 개인적인 연애하나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내가 과연 이 거대한 인류를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런 일이 존재하기나 할까? 정말 아무것도 아닌 평범한 일개 대학생이자 라멘집 아르바이트생인 내가? 나도 몰라. 모르겠어. 연애는 연애고 인류는 인류지. 어떤 일이든 해 보기 전엔 알 수 없는 일이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어떤 일이든 직접 해 봐야 알 수 있어. 이것저것 따지고 가능성을 계산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그냥 무작정 하는 거야. - P115

그렇기 때문에 이틀 뒤 이 세계가 정말로 사라진다면, 인류가 멸망하게 된다면, 그 자체로 나도 사라지는 거야. 가족과 친구들이 없는 나는 더 이상 나라고 할 수 없겠지. 그러니까 살아 보겠다고 나 혼자 다른 세계로 떠나거나 하는 일은 없어. 그것보다는 이 세계가 사라지기 직전까지, 이 세계가 사라지지 않을 방법을 찾으려 아등바등할 거야. 이것이 나의 의지고, 어쩌면 이것이 신의 의지라고도 생각해.  - P116

나는 이틀 뒤에 정말로 인류가 절멸하면 어쩌나,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심각하게 고심하고 고민하고 있어.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지만 최소한 지금은 그래. 그게 당연한 거 아니야? 내 인생이잖아! 어떻게든 방법을 찾기 위해 아등바등해야지. 물론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면 생각하는 것만으로는 아무 변화도 일어나지 않겠지. 행동으로 옮긴다고 한들 바뀐다는 보장도 없고, 바뀌지 않을 확률이 더 클 수도 있겠지만, 아니, 바뀌지 않은 확률이압도적으로 크지만, 그래도 해 봐야지. 그래도 해 봐야 하는거 아니야? 그래, 그래서 어른들이 사는 게 어렵다거나 인생은알 수 없다는 말을 하는 거겠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 P123

좋은 의도를 가지고 어떤 일을 행한다고 한들, 내가 한 행동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모르고, 그 결과가 나에게 긍정적일지 부정적일지 파악하기조차 어려우니까. 어쨌거나 일단은 생각부터 해 봐야 하는 거 아니야? 이런 터무니없는 상황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인류의 멸망을 막기위해, 정말 티끌보다 보잘것없는 나라는 존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최소한 생각은 해 봐야 하는 거 아니야? - P124

제발 남아 있는 이틀만이라도 적극적으로 부딪치며 지내 봐! - P125

그래, 이제 나는 더 이상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오늘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세계에 살고 있지 않고, 살고싶지도 않아. - P149

이제 나는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면 지구가 멸망하지 않는방법을 찾기 위해 애쓰는 세계에 살게 됐어. 가능하면 그런세계에 살고 싶어. 이미 그런 세계에 사는 사람으로 오가와 루리코가 있고 지금 내 앞에서 운전하고 있는 승아 언니도있어.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은 내 주위뿐 아니라 전 세계에 수십 명, 수백 명, 아니 어쩌면 수천 명, 수만 명이 있을지도 몰라…………! - P150

비록 나는 인간으로서의 삶을 끝맺었지만, 그들은 아직 인간으로서 살아 있는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별다른 일 없이 계속 살아갈 것이다.
그들이 모두 무병장수했으면 좋겠다. 기왕이면 하고 싶은일들 전부 이룰 수 있으면 좋겠다. 좋은 사람들과 어울리며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다가 가끔씩 나를 떠올려 주면 좋겠다. 그렇게 나를 떠올리며, 내가 했던 말들을 떠올리며, 나와 함께 나눈 추억을 떠올리며, 눈물 짓기보다는 슬며시 미소 지을 수 있으면 좋겠다. 정말로 그랬으면좋겠다. - P218

점점 지구에서 멀어지기만 하는 우리가 더 이상 할 수 있는일은 없었다. 인류의 미래는 앞으로 지구에 살아갈 사람들이 알아서 하겠지. - P225

아마 인류는 한때 인간이었던 존재들이 파동-입자가 되어 자신들을 구했다는 사실은 꿈에도 알지 못할 것이다. 외계 생명체 소동은 하나의 해프닝으로 역사에 기록될 뿐이겠지.
상관없다. 우리가 훨씬 더 넓은 곳에서 훨씬 더 오래도록 살 테니까.
무엇보다 우리가 전부 기억할 테니까. -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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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세요 실력지상주의 교실에 5 - S Novel
키누가사 쇼고 지음, 조민정 옮김, 토모세 슌사쿠 그림 / ㈜소미미디어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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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야나기가 드디어 첫등장하는 권! 체육제편이라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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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제16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백온유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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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단편집 말곤 다 재밌다 마지막건 대체 어떻게 상을 탄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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