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할린 아리랑>정란희 글, 양상용 그림한울림어린이☆ 열일곱 살 김흥만을 주인공으로 일제강점기 강제 징용의 아프고 시린 역사를 풀어낸 그림책!- 역사에서 일본이 워낙 우리에게 못된 짓을 많이 했기 때문에 그중에 강제징용에 관한 이야기겠거늘 하고 책을 펼쳤어요. 아이가 "사할린은 어디에 있는 거예요?" 라고 묻길래 '음..러시아...' 우물쭈물하는 찰라에 남편이 러시아와 일본 사이에 있는 섬이라고 말해주네요. 처음에는 아이들에게 담담하게 읽어주었어요. 읽을수록 점점 차오르는 분노와 떨리는 목소리를 억누르느라 힘들었어요. 그러다가 결국 아리랑 노래 부분을 불러주다가 울음이 터지고 말았어요. 당황하는 아이들 앞에서 눈물을 닦으며 겨우 끝까지 읽어주었어요. 강제 징용된 6만여 명의 조선인은 매일 12~15시간 이상의 중노동과 지옥같은 그곳에서 수없이 죽어갔는데...해방된 후에도 기댈 수 있는 조국은 없었고 고향과 가족을 그리워하며 아리랑을 불렀을 그들의 아픔과 설움이 떠올라서 너무 가슴이 아팠어요.- 오랜 전쟁으로 물자부족에 시달리던 일본은 조선 청년들을 강제로 징용하기 시작해요. 주인공 흥만이도 징용 대상자가 되어 일본 순사들의 거짓말과 폭력, 협박으로 사할린 탄광에 강제로 끌려가지요. 하루에 15시간 가까이 헝겊 모자에 달린 전등 하나에 의지해서 거의 벌거벗은 몸으로 석탄을 캤어요. 많은 조선인들은 무리한 노동과 매질, 영양실조로 병들어 죽어갔어요. 항의라도 하는 날에는 죽기 직전까지 몽둥이질을 당하고 물 한 모금 먹지 못했어요. 사람들은 1945년 8월, 일본이 전쟁에서 패하고 조선이 해방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돼요. 흥만과 사람들은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기쁨을 느낄 새도 없이 일본인들은 전쟁에 패한 이유를 조선인 탓으로 돌려요. 전쟁 범죄를 숨기기 위해 조선인들을 무참히 학살했어요. 심지어 생후 5개월된 젖먹이 아기까지도... 간신히 살아남은 조선인들은 사할린 남쪽 코르사코프 항구로 몰려들어요. 고향으로 가는 귀국선이 곧 올 거라고 확신을 품고 기다리지만 일본인들은 실은 마지막 배가 떠날 때까지... 수십여 년이 지났어도 끝내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해요.- 아직도 사할린 한인 학살 사건은 정확한 피해 규모조차 확인되지 않고 진실에 묻혀있다고 해요. 역사는 기억하는 것에서 시작한다잖아요. 더 늦기 전에 국가 차원에서 전면 재조사를 통해 희생자들의 억울한 죽음의 이유를 밝혀내야 할 것 같아요. 우리는 너무나 가슴 아픈 그분들의 고통과 우리의 슬픈 역사를 잊지 말고 꼭 기억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