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 달력 웅진 모두의 그림책 44
김선진 지음 / 웅진주니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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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소개글을 보면 "한평생 농부의 계절을 보며 자랐습니다"라는 문장이 있다. 부모님께서 농사일을 하셨거나 혹은 농촌에서 나고 자란 경험이 녹아든 책인 것 같다.

농부달력을 마주했을 때 내가 좋아하는 색감과 그림체라는 느낌이 왔다. 색연필이 주는 부드러운 느낌이 눈을 편안하게 해 준다. 농촌의 풍경을 드론으로 내려다보는 것처럼 담겨있다. 그래서 한 장면 안에서도 꼼꼼하게 뜯어보아야 하는 것들이 많다.
색연필만으로 완성된 것일까? 싶고 원화 전시로도 만나고 싶은 작품이다.

노년의 부부가 주고 받는 이야기와 혼잣말에는 유머와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이 담겨 있다.

"심고 가꾸고 거둬들이는 데는 다 각자의 때가 있습니다"
엄청난 강풍에 때 맞추어 폈던 벚꽃들은 평일 중으로 후두두 떨어졌다. 반면 뒤늦게 핀 벚꽃은 다른 벚나무들이 초록빛을 낼 때서야 꽃잎을 내보였다. 속도가 다른 덕에 나는 꽃을 더 오래 볼 수 있었다. 당장은 늦되다고 답답해 하는 많은 존재들이 떠올랐다. 오히려 천천히 가는 덕에 더 더 단단해지고, 드디어 꽃을 터뜨릴 때는 더 많은 힘을 발휘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에서 얻는 삶의 지혜가 이 책 안에도 곳곳에 묻어있다.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따뜻함, 적당히 가지고 나머지는 자연에게 돌려주는 마음. 농사라는 "일" 자체가 아니라 인생을 바라보는 시선에 많은 물음을 던지는 책이다.




*서평단 자격으로 웅진주니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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