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 내 옆에 앉아! - 초등학교 국어교과서 수록도서 책읽는 가족 36
연필시 동인 엮음, 권현진 그림 / 푸른책들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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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위한 동시는 항상 맑음이 좋다.

새벽녘 들려오는 종소리처럼 그 울림이, 그 깊이가 은근하다.

이준관 선생님의 나비, 하청호 선생님의 돌다리, 노원호 선생님의 눈치챈 바람, 박두순 선생님의 몸무게, 손동연 선생님의 뻐꾹리의 아이들, 권영상 선생님의 반쪽, 이창건 선생님의 강, 정두리 선생님의 떡볶이, 신형건 선생님의 그림자처럼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는 동시를 만날 수 있다는 매력이 가득한 책.

아이와 함께 하면서 하나하나 책에서 보았는지를 물어보는 염치없는 엄마가 되어 보기도 했지만, 아이가 자기 방으로 들어간 다음 다시 만나보는 동시는 아이가 교과서에서 만나지 않았다고 해도 읽고 암송하게 만들고 싶은 예쁜 글들이 가득했다.

화려하지 않은 편집, 그러나 연필 스케치 그림처럼 그 은근함이 좋다. 노원호 선생님의 연필에서 “서로 어깨를 맞대고 / 소곤소곤거리다가 / 하얀 종이 위에 / 새 한 마리 그렸습니다” 했던 것처럼 소곤소곤 거리는 동시의 이야기에 저절로 귀기울이게 된다.

하청호 선생님의 햇살 쪼개기에서 했던 말처럼 “햇살을 쪼개는 / 예쁜 칼을 가진 사람은 / 누구일까” 궁금해지기도 하고, 박두순 선생님의 하늘의 길에서 만난 글처럼 “구름이 걸어가는 / 한가로운 길 / 바람이 달려가는 / 빠른 길 / 착하게 산 사람의 / 별빛 길”을 찾아보게도 만든다.

하늘, 땅, 바람, 구름 등 자연을 벗삼아 저절로 함께 하는 이의 마음을 정겨움과 행복감에 젖어들게 만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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