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사를 꿰뚫는 질문 29 - 고종 즉위부터 임시정부 수립까지
김태웅.김대호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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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성년독자들을 위한 책이라기 보다는 초중고등 학생들을 위한 친근한 문체로 쓰여진 책입니다. 3.1 운동 100주년을 맞이해서 구한말~망국, 3.1운동에 관한 내용을 가볍게 훑어보고 싶으신 분께는 좋은 책일 듯 합니다.


실제로 한 챕터는 20여장 남짓으로 길지 않으며 흥선대원군 시절부터 임정수립까지의 40여년간의 역사를 연대기순으로 29개 챕터로 나눠놓은 책입니다. 한권 한권으로 나와도 될 정도의 한 시기에 대한 내용을 불과 20페이지 남짓으로 축약해야 하다 보니, 아무래도 필자의 주관및 평가가 깊게 들어간 축약내용이 될 수 밖에 없는게 아쉬운 면은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갑신정변 행동대장 서재필씨는 왜 정변 시 살해한 사람들에게 사과 한마디도 없었느냐는 힐난이라던가.. 그런데 저는 오히려 어떻게 이런 생각지도 못한 힐난을 떠올릴 수 있는지 조차가 참 놀라운 구석이 있었습니다.


책의 전체적으로 서술하는 논조는 당시의 구한말 정권의 수많은 난정에 촛점을 두기 보다는 외세의 악랄함과 민족의 가능성에 촛점을 두고 있고, 이 점에 있어서는 호불호가 갈릴만한 구석이 있을 수는 있습니다. 허나 유인석이 휘하 평민 의병장 김백선을 군율 위반이라며 처형한 흑역사라거나 최익현의 적전 의병해산 같은 어지간하면 가리려 할만한 이불킥 흑역사도 아무튼 숨기지 않고 기술해 놓은 면은 또 평가의 소지가 있는 면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마지막으로 띠지소개로는 오디오클립 역사탐구생활이 전격 출간된 것이 이 책이라고 하던데 정작 오디오 클립은 듣질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애청자이셨던 분들이라면 좋은 소장용 책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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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한중일 세계사 3 - 일본 개항 본격 한중일 세계사 3
굽시니스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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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천국 초기 건국 연재분부터 이이 나오스케 암살까지 이어지는 저스툰의 동명의 웹툰 연재분을 출간한 책입니다.

본격 2차세계대전 만화, 본격 시사인 만화로 굽시니스트 작가분을 처음 접하시고 팬이 되신 분들도 많으실텐데(저 또한 그러했고) 웹상으로 보는 연재분과는 다른 소소한 추가페이지 및, 권말의 인명소개 페이지도 학습에 도움이 되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본격 한중일 세계사라는 이름과 같이, 이 책은 한중일 3국을 아우르는 근대사를 다루고 있고 이런 동북아에 한정된 근대사를 다루는 시도는 지금껏 제가 알기론 웹툰이라는 매체상에서는 이뤄지지 않았었기에 가치가 크다고 봅니다. 그 당시 태평천국의 난을 겪던 청나라의 정세는 어떠했고, 거기에 대해 조선은 어떻게 생각했으며, 실체적 위협으로 여겼던 일본은 열강 각국과의 화친조약을 어떻게 맺었으며 그에 따른 쇄국의 포기로 인해 일본 국론은 어떻게 분열되었는가를 상당히 유기적인 이해가 가능하도록 그려놓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구한말 닥쳐온 한반도의 운명을 한반도 중심으로만 그려서야 어떻게 그렇게 되었는가가 쉽게 와닿지 않는게 사실일텐데, 이 연재로 그러한 이해도 도울 수 있을 듯 합니다. 여담이지만 미XX선XX이던가 하는 드라마가 나올적에 그 시기까지 연재를 끝냈으면 대박을 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연재분도 있었는제 제법 웃겼습니다.. 아무래도 구한말 망국으로 이어지는 한반도 단일역사를 그리면 우울하게 접근할 수 밖에 없을 내용을, 만화라는 매체를 이용하여 능숙히 표현해낸 작가분의 필력도 감탄할만하다 생각됩니다. 아직 접하지 않으신 분들은, 한번 읽어보셔도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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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품격 - 작은 섬나라 영국은 어떻게 세계를 지배했는가
박지향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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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이 있어 다른 분들에 비해 늦게 받긴 했지만 받자마자 슬픈 아일랜드로 알게 된 저자분 정년퇴임작이기도 했기에 기대를 안고 읽었습니다.


다른 분들 말씀하신 대로 이 정년 퇴임작이 전문적 학술서가 아니라 대중적 입문서라는 사실은 독자층에 따라 이 책의 추천여부를 정해줄 듯 합니다. 


영국사에 대해 학교 교육에서 가볍게 훑은 정도의 지식을 지니신 분들께는 앵글로 색슨족의 통치체제에서 나온 왕권제한과 의회주의의 전통, 자유주의 및 제국주의에 이르기까지의 영국의 여정을 알기쉽게 풀어놓았기에 좋은 길라잡이가 되어줄 듯 합니다.


한편으로는 영국사에 대해 어느정도 지식을 지니신 분들 내지는 영국 사상가들의 책으로 자유주의 내지 제국주의에 대해 전문성을 지니신 분들은 가볍게 훑고 넘길 정도의 내용의 나열로 보일 수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책의 제목과도 연관 있는 제국주의에 대하여 단면적으로는 평가 할 수 없는 식민주의의 유산(오스트레일리아와 싱가포르에서 시에라리온과 나이지리아, 방글라데시까지의 편차들)에 대한 야누스적 얼굴 –편견과 연민 박애주의와 무관심 강한 의무감과 이기심-이란 상반된 요소들의 구현에 대해 살펴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고 봅니다. 이런 연유로, 저같은 딜레탕트들께도 추천드리기 괜찮은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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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과 변명의 인질극 - 사할린한인 문제를 둘러싼 한.러.일 3국의 외교협상 전쟁과 평화 학술총서 2
아르고(ARGO)인문사회연구소 지음 / 채륜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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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다닐때 인문 필수 수업으로 에스노그라피로 세계를 알다란 수업이 있었는데 그때 다루던 내용이 홋카이도 징용 노동자 및 유해발굴 사업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국립대에서 딱히 식민시대 징용이란 터부를 드러내놓고 수업에 다룰 필요가 있었을까 싶긴 한데 그것도 일본민주당 정권 때라 가능한 일이었다 싶습니다. 여담이지만 그때 일본민주당 브레인 하시던 대학의 모교수님은 지금은 도쿄의 모 사학으로 자의반 타의반 이직을...


여담이 길었는데 여튼 졸업 후 평범한 직장 다니면서도 제법 새내기 때의 그 수업의 기억이 선명하게 남아있었던터라 사할린섬 -추방자들이 이르른 왓카나이나 삿포로 등지도 포함한-을 배경으로 한 징용 한인들을 다룬 위의 책의 서평 이벤트를 한다기에 신청하여 5월 연휴간 읽어봤습니다.


요는 초기엔 소련군정의 인력유출을 꺼려한 종전 직후의 한인 귀환의 난망함이 냉전이 고착화 되며 일소교섭은 진행되었으나 진전은 없이, 결국 90년대까지 와버렸다는 내용이었습니다만,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일소공동선언 덕에 한인과 결혼한 일본인 여성까지 본토 귀환이 가능했음에도 초기 교섭때부터 일본을 전원 거친 후 일본 정착을 희망하는 이를 제외하고 받아들이겠다는 한국의 입장을 보여줌으로 당시 한국정부의 송환 기피의 모습을 숨김없이 보여주는 책이니 균형잡힌 시각으로 읽을 수 있겠지요.


프롤로그에서 '이제는 제발 우리도 읽을 수 있는 쉽고 재밌는 글을 써달라며' 투정섞인 응원을 보낸 저자들의 아이들의 눈에 맞는 책인가 하면 다소간 의문이 있을 수야 있는 논문집입니다마는, 적어도 1부에서의 왓카니아 북방기념관 아사히카와 북진기념관, 홋카이도 도립도서관이나 홋대 슬라브 유라시아 연구센터등의 방문 감상 등은 본서의 다른 논문들에 비하면 평범한 독자분들도 흥미를 갖고 읽으실만한 내용일까 싶습니다.


내용과는 별개로, 표기에 신경쓰이는 점이 한가지.... 왓카나이을 치내라 하지 않고 삿포로를 찰황이라 하지 않는데도 (樺太からふと)의 표기만 화태라 표기한건 좀 묘하게 신경쓰이더군요. 실제 화태 (樺太) 귀환 재일한국인회 같은 표기가 인터넷상에 여기저기 보이니 이해는 갑니다마는 표기의 통일성이 좀 신경쓰이는 모습이었습니다,


좋은 책 보내주신 채륜 출판사와 서평이벤트를 열어주신 부흥 카페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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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1 - 1910-1915 무단통치와 함께 시작된 저항 (박시백의 일제강점기 역사만화) 35년 시리즈 1
박시백 지음 / 비아북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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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휴간 쉬면서 읽다보니 어느새 다 읽은터라 서평에 들어갈까 합니다.



1권은 1910-1915년간 5년간의 일제 초기를 담고있는 내용입니다. 단순히 구한말 국내 정세 뿐 아니라, 데라우치 초대총독의 배경이던 쵸슈벌과 사츠마벌의 소개, 이토-사이온지로 이뤄지는 문관 정치인들과 야마가타-가츠라로 이어지는 군벌 정치군인들의 대립도 잘 설명해주고 있더군요. 사실 桂園時代에 들어서면 번벌끼리의 경쟁이라기보다는 (무려 이토의 후계자 사이온지는 교토 공경출신...) 문민대 군인, 호헌대 비입헌의 시대로 흘러가게 되는데 제약된 페이지상 잘 설명해주신듯 합니다. 



국내 서술으로 넘어가자면... 105인사건과 신민회등 교과서로 비교적 잘 알려진 사건들과 더불어, 간도나 만주 지역의 1910년대 독립활동들은 과문했던터라 읽는 것 만으로도 제법 공부가 되었습니다. 이회영 6형제의 가산정리와 망명, 신흥무관학교 설립으로 창창한 미래를 그리시다가 권말을 이승만의 깨알같은 하와이 트롤짓으로 끊으신건 앞을 위한 복선일까볼까도... 



권말의 연표, 인명록과 당시의 사료의 현대어역, 조선총독부 관제등의 참고문헌등은 단순한 학습만화로 그치지 않고 독자의 학습욕을 자극하게 만드는 좋은 내용이라 봅니다. 다음권 뿐 아니라 2019년 완결 된다는 전권이 기대됩니다.



P.S. 책의 내용면과는 상관 없는 여담이긴 한데 조선왕조실록때 비하면 그림체가 좀 러프해졌다랄까, 더불어 색채의 쓰임도 단순해졌다랄까.. 비슷비슷한 눈매의 인물들이 종종 보이고, 흑백톤을 주로 사용한터라 박시백화백의 전작 조선왕조실록의 올컬러+특성있는 인물표현이 눈이 익은 독자분이라면 좀 위화감을 갖게 될수도 있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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