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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과 변명의 인질극 - 사할린한인 문제를 둘러싼 한.러.일 3국의 외교협상 ㅣ 전쟁과 평화 학술총서 2
아르고(ARGO)인문사회연구소 지음 / 채륜 / 2018년 5월
평점 :
대학 다닐때 인문 필수 수업으로 에스노그라피로 세계를 알다란 수업이 있었는데 그때 다루던 내용이 홋카이도 징용 노동자 및 유해발굴 사업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국립대에서 딱히 식민시대 징용이란 터부를 드러내놓고 수업에 다룰 필요가 있었을까 싶긴 한데 그것도 일본민주당 정권 때라 가능한 일이었다 싶습니다. 여담이지만 그때 일본민주당 브레인 하시던 대학의 모교수님은 지금은 도쿄의 모 사학으로 자의반 타의반 이직을...
여담이 길었는데 여튼 졸업 후 평범한 직장 다니면서도 제법 새내기 때의 그 수업의 기억이 선명하게 남아있었던터라 사할린섬 -추방자들이 이르른 왓카나이나 삿포로 등지도 포함한-을 배경으로 한 징용 한인들을 다룬 위의 책의 서평 이벤트를 한다기에 신청하여 5월 연휴간 읽어봤습니다.
요는 초기엔 소련군정의 인력유출을 꺼려한 종전 직후의 한인 귀환의 난망함이 냉전이 고착화 되며 일소교섭은 진행되었으나 진전은 없이, 결국 90년대까지 와버렸다는 내용이었습니다만,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일소공동선언 덕에 한인과 결혼한 일본인 여성까지 본토 귀환이 가능했음에도 초기 교섭때부터 일본을 전원 거친 후 일본 정착을 희망하는 이를 제외하고 받아들이겠다는 한국의 입장을 보여줌으로 당시 한국정부의 송환 기피의 모습을 숨김없이 보여주는 책이니 균형잡힌 시각으로 읽을 수 있겠지요.
프롤로그에서 '이제는 제발 우리도 읽을 수 있는 쉽고 재밌는 글을 써달라며' 투정섞인 응원을 보낸 저자들의 아이들의 눈에 맞는 책인가 하면 다소간 의문이 있을 수야 있는 논문집입니다마는, 적어도 1부에서의 왓카니아 북방기념관 아사히카와 북진기념관, 홋카이도 도립도서관이나 홋대 슬라브 유라시아 연구센터등의 방문 감상 등은 본서의 다른 논문들에 비하면 평범한 독자분들도 흥미를 갖고 읽으실만한 내용일까 싶습니다.
내용과는 별개로, 표기에 신경쓰이는 점이 한가지.... 왓카나이을 치내라 하지 않고 삿포로를 찰황이라 하지 않는데도 (樺太からふと)의 표기만 화태라 표기한건 좀 묘하게 신경쓰이더군요. 실제 화태 (樺太) 귀환 재일한국인회 같은 표기가 인터넷상에 여기저기 보이니 이해는 갑니다마는 표기의 통일성이 좀 신경쓰이는 모습이었습니다,
좋은 책 보내주신 채륜 출판사와 서평이벤트를 열어주신 부흥 카페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