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천재들의 일본경제 비판 - 미국은 일본경제의 부활을 알고 있다 계명대학교 국제학연구소 학술총서 3
하마다 고이치 지음, 김명수 옮김 / 어문학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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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노믹스에 대해서는 국내외 여러 의견들이 많습니다만, 지금의 아베-스가 정권에서는 그간의 디플레이션 탈각에 큰 기여를 한 정책으로, 정권의 인기에도 큰 기여를 한 정책으로 보고있고, 일본 민주당~현재 입헌민주당까지 지지하는 일본 리버럴들의 입장에서는 아베노믹스는 실패한 정책이고, 현재의 자민당의 인기는 지난 시절의 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꺾여진 낮은 기대치로 인한 반사효과라는 견해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래도 사실 물론 후텐마 기지 이설 실패, 후쿠시마 원전 문제의 대처 실패, 고질적인 디플레이션에서의 탈각 실패 등 정책적 실패와 경기부양의 실패가 민주당 정권 3년간 있어왔기에 현재의 2차 아베내각-스가내각의 9년간 이어지는 자민당 장기정권이 세워질 수 있었던 것이 아니겠냐는 생각에 책을 들게 되었는데 잘 했다는 생각이 들어왔습니다.


이 책이 주로 이야기 하는 점으로 원서의 출간시기(2012년)와 맞게, 일본 민주당 정권 3년 하에서 일본은행이 통화정책에서 실패를 거듭해왔으며, 엔고와 디플레이션의 탈각 없이는 일본의 국제시장에서 및 내수경기의 침체의 탈각도 없다는 들 수 있겠습니다. 그 예로서, 세계적인 양적완화의 추세를 역행하는 일은의 통화정책으로 인해 세계에서의 가격경쟁력을 잃은 엘피다 반도체의 도산이나, 파나소닉을 위시한 일본 기업들의 쇠퇴가 이어졌다는 지적은 적절하게 느껴졌습니다. 여러 선진국들과 대비한 리먼쇼크 이후의 양적완화의 기조와 달리 일은이 어떻게 움직였는지에 대한 도표 등, 책을 드는 일반인 독자들을 배려한 여러 자료들도 독자의 이해를 돕습니다.


저자는 엔고로 인한 공장시설의 국외 이전으로 지방의 공동화와 지방붕괴의 우려에까지 언급하며, 과거 저자의 제자들이 일본의 재무관료, 일은의 수뇌부에서 세계의 상식과 전혀 다른 일은流의 방식으로 흐르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으며, 실제로 아베 수상 집권 후에는 저자의 주장과 같이 양적완화, 엔저를 주축으로 하는 아베노믹스가 도입되게 됩니다.


책은 그 외에도 5장에서 개인적인 관계를 지닌 이들의 죽음 및, 종장에서의 일본경제 회복을 위한 제언을 담아 책을 맺고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옮긴이의 말에서도 언급되듯, 부제를 '아베노믹스의 이론적 배경'으로 정했어도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인지 잘 전달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마지막으로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두 날개로 난다고 아베노믹스에 대한 긍정론을 읽으셨으면 신랄한 비판도 한 번 들어보시는 것도 괜찮을듯 싶습니다. 소개하고자 하는 책은 야마구치 지로 현 호세이대학 교수님의 [민주주의는 끝나는가?] (야마구치 지로 著 / 어문학사)입니다. 일본 민주당의 브레인을 하던 분의 책 답게 시종일관 2차 아베정권 내내 이뤄진 언론규제와 세계적 기준에 맞지 않은 우경화에 비판적 시좌를 보이는 책이며, 아베노믹스에 대해서도 비판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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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피로드 - 유라시아의 가장 북쪽길
윤성학 지음 / K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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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개척사에 관한 교양서는 흔치 않은 것 같았는데 이번에 시베리아 개척사 400년을 넓게 다룬 볼륨있는 교양서가 나오게 되어 서평이벤트에 지원하여 읽게 되었습니다.

 

지금껏 일반적으로 러시아사를 접할 때 러시아쪽의 입장이 아니라 서유럽(대북방전쟁, 나폴레옹 전쟁), 미국(알래스카 매입), 청나라-우리나라(나선정벌) 등의 대립하는 측의 시각에서 보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이 책은 러시아가 어떠한 이유로 이러한 시베리아 개척에 나섰고, 알래스카까지 진출했다 그대로 뱉어내게 되었는지 되었는지 설명하고 있고, 그 이유는 책의 제목이 명료하게 보여주는대로 '모피'와 관련되어 있었음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서문에서 나오는대로 시베리아에서 얻은 모피가 대북방전쟁과 나폴레옹전쟁에서의 전비가 되었고, 이를 위해 러시아는 상인과 모험가들과 코사크들을 이용하여 시베리아를 점령해가며 모피를 야삭(조공)으로 요구하였는데, 가혹한 수탈로 모피들은 씨가 마르기 시작했고 더욱 더 질좋은 모피를 얻기 위한 동쪽으로의 진출은 베링해협까지 넘어 알래스카까지 이르게 되었으며, 이 한 때의 RAC(Russian-American Company)의 성립과 전성기, RAC의 주역 바라노프의 활약과, 70이 다 되어 서른 남짓한 해군에서 보낸 야노프스키에 의해 타의에 의해 은퇴당하고 해로를 통한 귀향길에 병사하여 바다에 수장되는 안타까운 바라노프의 최후와, 결국 모피는 다 떨어지고, 더이상 베링해협 넘어 정착촌을 유지하기 힘들게 되자 농노해방령 지주 토지 보상금에 보전하려 알래스카를 미국에 매각하며 손을 터는 장면이 러시아의 최대강역이 어떻게 사라지게 되었는지 드라마틱하게 보여지고 있습니다.

 

책의 추천의 주요 포인트는 이반뇌제의 예르마크를 통한 시베리아 원정의 시작과 현재에 이르는 400여년간의 러시아 시베리아사 통사를 읽어낼 수 있다는 점과, 시베리아의 다양한 소수민족들에 대해 알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역사에서 간과되기 쉬운 유목제국의 종식이 러-청 관계를 통해 어떻게 이루어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점을 알 수 있다는 점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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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는 끝나는가? - 벼랑 끝에 서 있는 일본
야마구치 지로 지음, 김용범 옮김 / 어문학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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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위험을 사전에 피하고 현재의 위기에서 탈출하는 유일한 방법은··· ···민주주의를 회복하겠다는 열의를 품는 것이다." (이소크라테스[BC 436~BC 338])


이렇듯 2300년 전 선현도 아주 잘 알고 있던 진리이지만, 양차대전이 끝나고 영구평화를 위한 국제연합이 구성 된 이후로도 민주주의를 세우는 길이 쉽지 않았던 것은 현재 미얀마 군부의 민주정권을 뒤엎은 쿠데타나, 한국도 겪어왔던 군사 쿠데타에서 엿볼 수 있다. 이상(理想)에 대한 인류적 총론이 일치하더라도 그게 각 국가레벨의 각론에서는 삐걱거리는 모습을 보여왔다고나 할까···


사실 세계에서 민주주의를 위협하던 큰 파고는 작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을 패배시킨 미국 대선과, 작년 8월 아베 수상의 사퇴로 인해 한풀 꺾이었다고 할 수 있다. 본서가 일본에서 201910월에 나온 것을 생각하면 역시나 시기적으로 조금 더 빨리 국내 독자들에게 소개될 수 있었다면 더 좋았으리라는 아쉬움이 역자로서 들어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당면한 위기가 회피된 것 처럼 보이더라도, 왜 그 파고가 현실을 위협했었고 지금도 여전히 불씨로 남아 있는지 되새겨 보는 것에는, 앞에서 소개한 이소크라테스의 금언대로, 현재의 민주주의가 미래에 다시 겪게 될지 모를 위기를 피하게 만드는 데에도, 그리고 부지불식간에 민중을 잠식할지 모를 압제에서 깰 수 있게 하는 의식의 각성을 위해서도 가치가 있다.


이미 끝난 역사라고 덮어둘 게 아니라, 그 강권통치를 이어오던 아베 정권 시기 일본에서는 과연 어떤 일이 있었고, 그런 절박한 시대적 위기감에서 일본의 전후 민주주의를 지키려 했던 소수는 어떠한 마음으로 어떻게 행동하였는가를 아는 것은, 국경의 틀을 넘어 압제에 대항하기 위한 인류가 보편적으로 추구해야할 가치는 무엇인지에 대해 곱씹게 해주리라 생각된다. 저자가 책의 부제(副題)로 선택한 벼랑 끝에 선 일본(瀬戸際日本)이란 말은, 정말 그 시기의 위기감을 드러내기 위함에 다름 아니었다.


포스트 아베정권인 스가정권은, 아베 총리의 복심이던 스가 관방장관이 총리의 자리를 이어 받은 것과, 아베 정권 시절 부총리인 아소 다로가 유임되고 있는 점에서 알 수 있듯, 거칠게 말하자면 아베정권의 잔여임기(~’219)를 맡기 위한 아베정권의 복사판 정권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본서에도 등장하는 아베 정권의 언론탄압의 사례 -2016년을 시작으로 하여, NHK의 클로즈업 현대의 캐스터를 맡고 있던 구니야 히로코, 테레비 아사히의 보도스테이션의 캐스터를 맡고 있던 후루타치 이치로, TBS의 뉴스23의 코멘테이터를 맡고 있던 기시이 시게타다가 차례로 방송에서 강판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본서 204p)-, 포스트 아베정권인 스가정권에서도 그대로 반복되어, 스가 총리에게 불편한 질문을 던지던 NHK의 ‘뉴스워치9’의 진행자 아리마 요시오 앵커가 강판당하는 등, 그 정권의 국민과 언론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의 유사성은 말 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유사성은 인접국을 대하는 태도의 유사성에서도 동일한 형태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그 원형(原型)이 되는 아베 정권에 대한 이 책의 비판적 시좌는 가깝고도 먼 나라인 일본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여전히 유효성을 지닐 것이라 생각된다.


민의에 의한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루었던 일본 민주당 정권이 불과 3(2009~2012)으로 붕괴하고, 그 아베 정권의 그림자가 드리운 7년여 동안, 이렇듯 손쉽게 민주주의의 틀이 파괴될 수 있었다는 사실이, 본서 내의 여러 표현의 자유를 위협하는 사례와, 역사 수정주의적 시도들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독자들의 읽으시는 재미를 위해 자세한 내용은 따로 언급하지 않겠지만, 아무튼 저자인 야마구치 지로 교수는 그렇기에 당면한 일본의 민주주의의 위기와 비교하여, 본문 및 한국어판 서문에서도 한국의 민주주의적 정권교체의 틀과, 시련을 이겨내고 되찾은 우리의 민주주의의 역사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우리 국민들은 우리의 성취를 자부하며, 한편으론 그 성취에 취하지 않고 민주주의적 대화의 틀, 상대에 대한 이해와 배려, 공공적 가치의 존중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


저자의 책의 한국어판 서문과는 별개로, 저자 야마구치 지로 교수는 칼럼에서 '한국에서는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비판의 목소리도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한겨례신문 [세계의 창] 21 1월 칼럼) 이것은 한국이 애써 되찾은 민주주의를 다시금 잃어버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인접국의 현인의 우려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현재의 상황이 2017년의 시대정신을 몰가치하게 만드는 것도 아니며, 대중들이 쏟는 개인의 인기의 성쇠가 역사의 선현들이 희구했던 불변의 가치와 결부되지도, 그 본질적인 가치를 훼손시키는 것도 아닐 것이다. 아무튼, 독자들이 특정 정당·정치인에 대한 호혐과는 별개로 민주주의적 틀의 긴요함을 이 책을 통해 되새겨 주실 수 있다면 더 할 나위 없을 듯 하다.


마지막으로, 본서 마지막의 문장을 인용하며 소개글을 마치고자 한다.

수백 년이라는 단위로 보자면, 인간은 자유의 획득과 민주주의의 확립을 위해 싸워왔고, 성과를 올려왔다. 역사는 간단하지 않고, 전진과 후퇴를 해 가면서도, 자유와 민주주의는 정착되어 왔다. 20세기에는 파시즘이라는 거대한 반동이 있었으나, 인간은 그것을 뛰어넘어 전후의 민주주의를 만들어냈다. 자유나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포기하는 것은 그 포기 자체가 자유나 민주주의의 쇠약을 불러오는, 자기실현적 예언이다. 마틴 루터 킹이나 넬슨 만델라의 고투를 생각하면, 현재의 민주주의 국가의 시민이 절망을 말하는 것은 사치스러운 것이다. 민주주의의 발걸음을 우리들의 시대에 끊어지게 해서는 안 된다. (본서 280-281p)-


역자로서, 불초한 제자였지만 그래도 일본 민주주의의 회복을 향한 스승의 열의를 조금이나마 국내 독자들에게 전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였다. 아무쪼록 독자 제현들의 많은 관심과 의견을 바라고자 한다.


자유나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포기하는 것은 그 포기 자체가 자유나 민주주의의 쇠약을 불러오는, 자기실현적 예언이다. - P281

민주주의의 발걸음을 우리들의 시대에 끊어지게 해서는 안 된다. - P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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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적인 프랑스어 표현 연구 - 요리의 세계
프랑크 말랭.권현정 지음, 강다예 외 그림 / 어문학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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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르누보 관련책들을 읽다보니 프랑스어에 대한 관심이 동해서 금번에 읽게 된 책입니다. 역시나 대학교 때 일본어랑 제2외국어로는 독일어 했던 사람이라 하얀건 글자요 검은건 글씨요..하는 수준의 사람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관용적 표현이 어째서 이렇게 사용되었는지가 상세하게 나와있는 책인 점이 인상깊었습니다.

뜨거운 감자(to drop~like a hot potato)를 캐나다에서 영어 관용어를 그대로 직역한 C'est/re-filer une patate chaude라는 표현이라거나 하는 점을 보면, 일본어 관용어를 그대로 가져온 (일석이조, 뱃속이 시커멓다, 어디서 굴러온 말뼈따귀 등등) 표현이 국내에도 많은 걸 보면 인접국가의 표현이 그대로 가져와서 사용되는 점이 크게 낯선일은 아니라는걸 느끼게 되었습니다.

유학시절 양배추(キャベツ)가 되게 저렴해서 싸구려 이미지가 있었는데 그건 전세계만국 공통인지 프랑스어로도 양배추잎이다(C'est une feuille de chou)라는 표현은 삼류, 저질 신문이다라는 뜻이래더군요;; 이런걸 보면 사는데는 제각각 다르지만 다가오는 감각은 다 같은 사람인지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느껴진다랄까요.

오른쪽에 있는 예문도 프랑스어에 조예가 있으신 분들께서는 어떻게 활용되는지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구성인 것 같습니다. 에밀졸라의 소설의 문장이라거나, 최근 신문기사의 문장 등, 여러 문장을 잘 섞어 기재한 점에서 괜찮게 보여집니다.

또한 소소하지만 페이지 한페이지 한페이지마다 정성들여 그려진 관련 일러스트도 눈이 가게 만드는 점도 언급에서 빠질 수 없겠네요.


마지막으로 프랑스어 채팅을 위한 인터넷 약어까지(!) 익히신 표현의 실전 응용까지 가능하도록 알차게 구성되어 있으니 한번 일독하시고 프랑스 친구들을 사귀러 떠나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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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모던일본》 조선판 1940 완역 - 개정판 잡지 《모던일본》 조선판
모던일본사 엮음, 박미경 외 옮김 / 어문학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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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기의 출판물을 복각 번역본을 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을 텐데 이렇게 풍부한 볼륨으로 (각 권 500여쪽 정도 됩니다.) 1940년 즈음의 반도 풍경 및 당시 시대상이 잘 뭍어나는 좋은 책을 내 주신데에 우선 어문학사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사진에도 나오듯 야인시대로 익히 알려진 여우 문예봉을 비롯한 그 당시 은막의 스타들을 비롯하여 고도 개성, 평양 모란대 청일 전쟁 당시 하라다 주키치가 맨 처음 쳐들어간 곳으로 유명하다던 평양의 현무문등을 비롯한 조선의 이모저모를 보여준 사진이 가치가 클 듯 합니다. 뭣보다 6.25, 분단 등으로 불바다가 되거나 가지도 못할 북녘을 담은 중요한 사진이니....

그 외로도 김기림, 백석, 주요한등의 시와, 해외에서 이름을 떨친 사람들 코너에 당당히 첫머리에 이름을 올린 영국 상선 선장 신성모 - 뉴욕, 런던간 금괴 수송 경쟁에서 일등, 반도의 무희 최승희, 자작곡 조선환상교향굑을 구미 각지에서 연주 방송하는 안익태, 헐리우드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는 필립 안 -작년에 오랜 중국 생활에서 돌아와 경성에서 객사한 모씨의 장남이라며 소개하고 있습니다만 그 모씨가 안창호 선생입니다. 등등 21세기 들어서 판단기준의 잣대가 자못 추가된 고로 평가가 곤두박질 친 사람들과 원래 간신배라 얘기 듣던 사람이나 친일파라 얘기 듣던 사람들과 민족시인으로 숭앙받는 사람들이 골구로 들어가서 기사거리가 되고있습니다. 아무래도 이 시기의 조선은 해방 이후의 가치판단기준이 세워지기 전의 시기였기에 현대적 기준으로는 이질적인 사람들으 다 뭉뚱그려 다루는 것이 가능했던 것이었겠지요. 어떤 의미에서는 지금세상에는 있기 힘든 기획이었다랄까....

그 외 조선에 대한 감상을 담은 일본인들의 수필.. 이를태면 조선의 인식-스즈키 다케오에서 '왜 조선 지점에 간다면 홋카이도 지점에 갈때보다 더 대단한 결심을 필요로 한 것인가? 하며 비분강개하며 어여 조선을 덮어놓고 식민지라고 생각하는 그 자체가 이미 문제이며 동아 신질서를 건설하는 오늘날 이러한 유럽적, 구질서적 관념은 버려야 할 터이니 어여 내선일체 해야 한다'는 내용이라거나.... 여기에 이효석 단편 메밀꽃필무렵이 수록되어 있으니 요즘 같았으면 이효석 친일파 소리를 듣긴 했을듯 싶습니다. 아니, 총독부에서 좀 일하긴 했으니 아주 틀린말은 또 아닌가(....)

그 외 조선총독부 통역관의 수필에는 무려 걱정했던것과 달리 순조롭게 번역을 진행하며 친구의 원조와 격려로 초고가 대충 완성되자 도서과 검열계원에게 기탄없는 비판과 오역에 대한 교정을 부탁했다...는 시대상이 태연하게 묻어나는 문구도 여기저기 있었습니다. 뭐 생각해보면 당시 사진 게재도 죄다 '총독부 헌병 검열 필'등이 여기저기 붙어있는 사진들 뿐이었으니 모던은 철저한 검열에 기초한 모던이었나 싶긴 합니다만 이것 또한 그 시대의 한 단면을 잘 보여주는 모습이랄까 할 수 있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당시 조선어 빠르게 이해하기 인삿말을 첨부할까 합니다. 고멘 쿠다사이가 이리 오너라로 초월번역된.. 아니 조선어 번역된 걸 보면 세월이 흐름이 다시금 느껴진다랄까... 이렇듯 아무튼 흥미로운 책이니 기회되시면 꼭 한번 읽어보시면 좋으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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