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잡지 《모던일본》 조선판 1940 완역 - 개정판 ㅣ 잡지 《모던일본》 조선판
모던일본사 엮음, 박미경 외 옮김 / 어문학사 / 2020년 11월
평점 :
이 시기의 출판물을 복각 번역본을 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을 텐데 이렇게 풍부한 볼륨으로 (각 권 500여쪽 정도 됩니다.) 1940년 즈음의 반도 풍경 및 당시 시대상이 잘 뭍어나는 좋은 책을 내 주신데에 우선 어문학사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사진에도 나오듯 야인시대로 익히 알려진 여우 문예봉을 비롯한 그 당시 은막의 스타들을 비롯하여 고도 개성, 평양 모란대 청일 전쟁 당시 하라다 주키치가 맨 처음 쳐들어간 곳으로 유명하다던 평양의 현무문등을 비롯한 조선의 이모저모를 보여준 사진이 가치가 클 듯 합니다. 뭣보다 6.25, 분단 등으로 불바다가 되거나 가지도 못할 북녘을 담은 중요한 사진이니....
그 외로도 김기림, 백석, 주요한등의 시와, 해외에서 이름을 떨친 사람들 코너에 당당히 첫머리에 이름을 올린 영국 상선 선장 신성모 - 뉴욕, 런던간 금괴 수송 경쟁에서 일등, 반도의 무희 최승희, 자작곡 조선환상교향굑을 구미 각지에서 연주 방송하는 안익태, 헐리우드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는 필립 안 -작년에 오랜 중국 생활에서 돌아와 경성에서 객사한 모씨의 장남이라며 소개하고 있습니다만 그 모씨가 안창호 선생입니다. 등등 21세기 들어서 판단기준의 잣대가 자못 추가된 고로 평가가 곤두박질 친 사람들과 원래 간신배라 얘기 듣던 사람이나 친일파라 얘기 듣던 사람들과 민족시인으로 숭앙받는 사람들이 골구로 들어가서 기사거리가 되고있습니다. 아무래도 이 시기의 조선은 해방 이후의 가치판단기준이 세워지기 전의 시기였기에 현대적 기준으로는 이질적인 사람들으 다 뭉뚱그려 다루는 것이 가능했던 것이었겠지요. 어떤 의미에서는 지금세상에는 있기 힘든 기획이었다랄까....
그 외 조선에 대한 감상을 담은 일본인들의 수필.. 이를태면 조선의 인식-스즈키 다케오에서 '왜 조선 지점에 간다면 홋카이도 지점에 갈때보다 더 대단한 결심을 필요로 한 것인가? 하며 비분강개하며 어여 조선을 덮어놓고 식민지라고 생각하는 그 자체가 이미 문제이며 동아 신질서를 건설하는 오늘날 이러한 유럽적, 구질서적 관념은 버려야 할 터이니 어여 내선일체 해야 한다'는 내용이라거나.... 여기에 이효석 단편 메밀꽃필무렵이 수록되어 있으니 요즘 같았으면 이효석 친일파 소리를 듣긴 했을듯 싶습니다. 아니, 총독부에서 좀 일하긴 했으니 아주 틀린말은 또 아닌가(....)
그 외 조선총독부 통역관의 수필에는 무려 걱정했던것과 달리 순조롭게 번역을 진행하며 친구의 원조와 격려로 초고가 대충 완성되자 도서과 검열계원에게 기탄없는 비판과 오역에 대한 교정을 부탁했다...는 시대상이 태연하게 묻어나는 문구도 여기저기 있었습니다. 뭐 생각해보면 당시 사진 게재도 죄다 '총독부 헌병 검열 필'등이 여기저기 붙어있는 사진들 뿐이었으니 모던은 철저한 검열에 기초한 모던이었나 싶긴 합니다만 이것 또한 그 시대의 한 단면을 잘 보여주는 모습이랄까 할 수 있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당시 조선어 빠르게 이해하기 인삿말을 첨부할까 합니다. 고멘 쿠다사이가 이리 오너라로 초월번역된.. 아니 조선어 번역된 걸 보면 세월이 흐름이 다시금 느껴진다랄까... 이렇듯 아무튼 흥미로운 책이니 기회되시면 꼭 한번 읽어보시면 좋으실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