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덕과 악덕에 관한 철학사전
A. C. 그레일링 지음, 남경태 옮김 / 에코의서재 / 2006년 8월
평점 :
품절


 살면서 곱씹어볼만한 여러 주제들을 풀어나가는 이 책은 원하는 주제만 골라서 순서에 상관없이 읽어도 좋습니다. 진부해보이고 뻔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는 점이 가장 좋습니다.


 각 주제들은 짧게는 한 두바닥, 길게는 여덟아홉 쪽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간결하지만서도 주제마다 골똘히 생각하게 만드는 이 책을 추천합니다. 



187쪽 인용

진정한 자유는 열린 마음, 관용, 합리적인 제약을 인정한다. 그리고 그 자유는 세심하게 만들어진 좋은 법만이 증진시킬 수 있다.


204쪽

모든 것은 사회 구조를 정밀하게 조작할 줄 아는 경영자들이 운영한다. 이들의 목표, 즉 이윤의 추구와 선거의 승리는 도덕을 바탕에 두고 있지 않다.


215쪽


요컨대 훌륭한 야망은 책임성있는 야망이다.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대가를 치를 각오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단순한 야망은 노력없이 도약하려 하고 손쉽게 사다리를 오르려는 욕심이다. 

그 차이를 익숙한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면 "작가가 되고 싶다."라고 말하는 사람과 "글을 쓰고 싶다."라고 말하는 사람의 차이라고 볼 수 있다. 전자는 칵테일파티에서 돋보이고자 하는 태도이고, 후자는 책상에서 홀로 긴 시간을 보내기로 결심한 태도다. 또한 전자는 지위를, 후자는 과정을 원한다. 어떤 사람이 되려는 것이 전자라면 어떤 일을 하려는 것이 후자인 것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야망은 고결한 포부가 아니다. 영국의 시인 드라이든은 이렇게 읊었다.

"방종한 야망은 서 있지 않고 미끄러지려 하며/미덕의 땅보다 행운의 빙판을 더 좋아한다."

방종한 야망은 다른 사람들, 진실과 신뢰, 나중에는 자기 자신마저 소모시키는 야망이다. 하지만 일단 야망이 생겨나면 그것이야말로 한 번 저질러볼 만한 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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