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평전
조영래 지음 / 아름다운전태일(전태일기념사업회)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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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이 분신했던 나이가 고작 만 22세였다. 내 나이 22살엔 아직 학생티가 팍팍나는 군인이었을 뿐인데, 22살의 전태일은 서울에서 겪은 고생의 시간이 온 몸에 새겨져있었다. 


첫 번째 가출 후 갖은 고생을 다 하고 죽더라도 가족이 있는 서울에 죽자는 생각으로 무임승차한 기차에서 내린 역은 영천역이었다. 영천역에서 다시 대구역으로, 대구의 외갓집을 갔던 전태일은 가족이 대구에 있다는 사실에 숨길 수 없는 반가움을 느꼈다고 한다.


배우고 싶다는 갈망과 하루하루 끼니를 걱정해야하는 삶 사이에서 전태일은 발버둥쳤다.




나는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감정에는 약한 편입니다. 조금만 불쌍한 사람을 보아도 마음이 언짢아 그날 기분은 우울한 편입니다. 내 자신이 너무 그러한 환경들을 속속들이 알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 P24

...그밖에도 살길을 잃은 가지가지 사연의 사람들이 특권과 부귀의 식탁에서 떨어지는 빵부스러기를 주워 먹기 위하여 그들의 지친 발길을 최후의 종착지인 서울로 돌린다. - P29

맑은 가을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깊었으며, 그늘과 그늘로 옮겨다니면서 자라온 나는 한없는 행복감과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인 서로간의 기쁨과 사랑을 마음껏 느꼈습니다. 내일이 존재한다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나는 내가 살아 있는 인간임을 어렴풋이나마 깨닫고 진심으로 주물주에게 감사했습니다.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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