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90년생 초보 창업자 H와 함께 '더프로피아'라는 쇼핑몰을 협업합니다. 조건은 6개월 동안 저자가 사업 자금을 대고 함께 꾸려나가는 것이지요. 저자 입장에서는 플랫폼을 사업자의 관점에서 경험하게 되니 강의에도 도움이 되고, 이 과정을 책으로 출간해 수익을 얻을 수도 있으니 손해는 아닙니다. H 입장에서는 플랫폼 교수와 창업을 하다 보니 초창기에 도움을 받을 일도 있을 것이고, 사업 자금을 지원받으니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지요. 이렇게 책에서 자신의 쇼핑몰이 계속 언급되니 홍보 효과도 있습니다.
이렇게 서로 윈윈하며 시작한 쇼핑몰 사업은 생각보다 쉽지 않네요. 책에는 쇼핑몰의 이름을 짓고, 컨셉을 잡고, 판매 준비를 하는 전 과정이 상세하게 나옵니다. 쇼핑몰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이 잘 읽어보고 따라 해도 좋을 정도로 자세하고 실용적인 팁이 많습니다. 쇼핑몰만 만들면 그 뒤로는 일사천리인 줄 알았는데 결제 시스템, 마케팅, 수수료, 세금 등 사업자가 생각해야 할 부분이 많네요. 모든 직장이 그렇지만 함께 일하는 동료, 사진작가, 모델 등 사람과의 관계가 가장 어렵고 이는 사업을 진행하는데 변수로 작용합니다.
저는 온라인으로 옷을 구입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매장에 옷을 고르러 나가는 시간도 절약하고 비용도 저렴하기 때문이죠. 직원과 대면할 필요도 없고 상세 사이즈나 사진 몇 장을 잘 살펴보면 저에게 맞는 옷을 고를 수 있습니다. 제가 애용하는 네이버 쇼핑에 '여름 바지'를 검색하면 너무 많은 상품들이 줄줄이 나옵니다. 몇 가지를 살펴보다가 검색어를 더 한정적으로 정해서 두세 번의 검색을 거쳐 마음에 드는 바지를 찾아냅니다. 그리고 최저가 검색을 해서 결제를 합니다. 쇼핑 시간을 절약하고 돈도 절약하는 방법입니다. 이런 과정으로 옷을 사면서 한 번씩 의문이 들었습니다. 다들 최저가만 사면 치킨 게임이 되지 않을까요.
이 내용이 책에도 나옵니다. 처음에는 잘 팔리던 상품이 갑자기 주문이 0건이 되어 살펴보면 경쟁사에서 더 낮은 가격에 팔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원가를 계산해서 가격을 내리고 주문을 잔뜩 받아 도매상에 방문하면 물건이 품절된 것을 확인하게 됩니다. 깜짝 놀라 다른 쇼핑몰을 찾아보면 다들 품절로 상품 페이지를 내린 상태고, 딱 한 군데만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곳에서 사재기를 했을 거라 짐작되는 대목입니다. 이런 걸 보면 인기 품목을 알아보는 안목과 대량 구매를 할 수 있는 자금의 확보도 중요한 것 같네요.
이런 쇼핑몰이 많은 덕분에 소비자는 편리하게 물건을 구입하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성공하는 몇몇 쇼핑몰을 제외하고는 다들 고만고만한 수준을 면치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H도 지그재그를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지그재그를 구성하는 작은 벽돌이 된 것 같다는 글을 남긴 걸 보면 경쟁이 심한 업종에서 살아남기란 힘든 것 같습니다. 상품을 올리고 주문을 확인하고 상품을 구매해 배송하는 과정은 복잡하고 어려워 보입니다. 인스타 협업, 특색 있는 스타일링, 고객 감동 등 해야 할 것은 많고 이 모든 것은 장기적으로 바라봐야 효과가 있겠죠. 온라인 쇼핑몰의 현실과 플랫폼이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