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 나온 내용 중 작은 섬나라, 나우루 공화국의 비극이 인상 깊은데요. 섬에 풍부한 인광석 수출로 1980년대에는 1인당 GDP가 2만 달러가 넘어 세계 2위의 부자 나라에 등극합니다. 나우루의 국민은 세금을 전혀 내지 않았으며 매년 1억 원씩을 받았습니다. 교육, 의료, 주택, 대중교통 등을 무료로 제공받기도 했지요. 국민들은 고급 스포츠카를 타고, 전세기로 해외여행을 하는 등 풍족한 생활을 했지만 2000년대 인광석이 고갈되고 국가 기능이 마비되면서 최빈국으로 전락합니다.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나우루 공화국의 몰락의 원인에 관한 내용이 나오네요. 쉽게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부문에 투자를 하지 않았고, 인광석 고갈 시의 문제에 대비하지 못했다는 점, 국민 대부분이 비만이며 당뇨병에 걸렸고 일을 하는 방법을 모르는 채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는 점 등을 읽다 보면 어떻게 정부에서 이런 눈앞의 미래도 대비하지 못했는지 의아할 따름입니다. 국가가 번영할 당시에 일을 하는 사람들은 거의 외국인이었다니 할 말이 없네요. 이 책에서는 나라 살림의 근간인 조세수입이 없었던 것을 안타깝게 기술하는데요. 세금의 필요성을 잘 보여주는 예시입니다.
세금은 정치와 연관이 있습니다. 세법은 계속 개정되지만 국민을 위한 것인지, 정치를 위한 것인지 잘 따져봐야 하죠. 이 과정에서 많은 이해관계가 상충되기도 하고, 지나고 보니 성공한 정책이었는지 실패한 정책이었는지가 화두가 되기도 합니다. 누구의 잣대로 보는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공정성에 근거해 세금이 책정됩니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기 마련이니 세금은 필수적이지만, 그 절차가 합법하고 공정한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의문을 갖는 것도 좋다고 봅니다. 정부에서 정한 것이니 아무 비판 없이 받아들이기보다 왜 그런 정책이 수립됐는지 이번에는 왜 이런 방향으로 개정됐는지 등에 관심을 가지고 세법의 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도 돈의 흐름을 살피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