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는 만만치 않다'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죠. 모든 일에는 경험이 중요하기 마련이고, 날씨나 토질의 영향을 받는 농사는 더욱 그렇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농경사회에서는 경험이 많은 어르신들이 대우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다릅니다. 농사를 처음 짓는 사람들은 지자체 담당 공무원을 통해 농사짓는 방법을 배우고 토지 대여, 지원금, 농기계 대여, 씨앗 지원 등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농사를 전혀 몰라도 농부가 될 수 있는 루트가 생긴 것이죠.
그런데 저자는 이런 편한 루트 대신 자신만의 방법을 선택합니다. 농업에 관한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확실한 돈벌이를 지향하며, 농업은 목적이 아닌 수단이라는 것을 잊지 않는다는 원칙으로 말이죠. 저자는 대출금, 보조금, 농약, 비료, 폐기, 넓은 농지, 비싼 기계, 광고비 등이 전혀 없이 농사를 시작합니다. '일본에서 제일 작은 농가'인 '후우라이'는 이렇게 탄생했습니다.
1,000평 정도 되는 작은 농지에서 부부끼리 일하며 즐겁게 생활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농약을 쓰지 않고 예약 판매만으로 연간 매출 1,200만 엔, 소득 600만 엔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부부 둘이서 소량 다품종 전략으로 50품종 이상의 채소를 재배하고 있다고 합니다. 판매 상품으로 채소 세트, 수제 절임, 수제 과자 등을 점포와 인터넷에 직판하는 것이 전략인데요. 채소 세트는 구성을 조금씩 바꿔가면서 판매하고, 예약 판매로 진행하기 때문에 재고나 폐기가 없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이는 저자가 바텐더, 호텔 지배인 등으로 일하며 서비스업에 종사한 경험을 살린 것인데요. 일본에서는 대규모 농가와 차별되는 소규모 다양성 농업이 잘 맞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죠. 농사를 짓는 생산자의 관점보다, 농사지은 상품을 소비자에게 보내는 서비스업의 관점으로 접근해 고객의 입장에서 고민합니다. 채소 세트의 크기, 식단 구성의 편리성, 포장 방법 등 고객의 상황에 맞추는 유연성이 필요합니다. 이를 시시때때로 필요에 따라 바꾸면서 이익을 얻는 것이죠.
농사도 전문가에게 무료로 배울 수 있는 시대입니다. 값비싼 농기계 대신 저렴한 농기계만으로도 농사가 가능하다고 하니, 최소한의 소득만 확보된다면 농사를 천천히 시작해 봐도 좋겠네요. 요즘은 인터넷 판매가 주를 이루니 직거래도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고, 블로그나 홈페이지를 잘 관리해 광고비 없이 홍보하는 것도 전략입니다. 대출이 없기 때문에 자유롭고, 보조금을 받지 않기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있다는 저자의 삶이 편안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