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어릴 때부터 불안증이 있었습니다. 시험 기간에 불안감을 겪기도 하고, 육교에서 사고가 난다고 생각해 육교를 건너는 것도 무서워했고, 밤에는 도둑이 들까 봐 문단속을 반복해서 하느라 잠을 설치기도 했습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무언가가 불안해서 재확인하는 습관을 가진 경우는 많은데요. 이런 불안증이 심해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때는 병원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자는 엄마의 병간호를 하면서 불안증이 심해진 것 같습니다. 어느 날, 영화를 보다가 죽은 것 같아 뛰쳐나오고 응급실을 거쳐 방문한 신경정신과에서 공황 장애 진단을 받습니다. 갑자기 공황 장애가 올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자의 경우에는 심호흡을 하는 것이 가장 효과가 좋았다고 합니다. 숨이 안 쉬어진다는 것은 과호흡일 확률이 높기 때문에, 숨을 크게 들이마신 후 순간적으로 숨을 참았다가 천천히 숨을 내쉬는 거죠. 그리고 약물 치료도 필요합니다. 요즘도 정신과 약을 먹지 않으려고 버티는 사람들이 많은데 자신의 정신 건강을 생각해서라도 적절한 의료 조치는 필요하겠죠.
저자는 처음 약을 먹을 때 하루 3번 밥을 먹고 약을 먹고 자는 생활을 반복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자신이 불안을 느끼는 요인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이렇게 스스로에 대해 알아보고 이해하는 과정을 거치니 '나'를 우선순위에 두고 삶의 방향을 바꾸게 됐습니다. 공황 장애로 일을 그만두고 나서 돈을 어떻게 벌어야 할지 고민하다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조금씩 해나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일들을 즐겁게 하면서 돈도 벌고 있습니다. 캐릭터도 만들고 웹툰도 그리고 핸드메이드 굿즈를 만들어서 아트마켓에서 판매하기도 합니다. 이제 책도 출판했으니 인세 수입도 있겠네요. 경제적 자립을 위해 일을 하면서 몸도 더 좋아진다니 다행입니다. 저자는 공황 장애를 11년째 겪으면서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병이라는 것을 깨닫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해 편안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림도 깔끔하고 저자의 내면의 이야기도 담담하게 그려낸 책입니다. 책 크기가 작은 데다 저자의 일상을 만화로 볼 수 있어 금방 책장이 넘어가 마지막까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