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입장은 좋은 인재와 계속 함께 일하고 싶고, 구직자는 좋은 조건의 기업에 입사해 더 높은 연봉 협상이나 이직으로 몸값을 높이고 싶어 합니다. 이제 우리나라에도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은 옛말이 되어버렸으니 이직도 능력으로 인정받고 기업도 능력 있는 인재를 잡기 위해 애를 씁니다. 예전에는 자리만 지키고 있으면 자동 승진이 되고 정년이 보장됐다면 이제는 실력 있는 사람만 살아남는 시대가 될 것 같네요.
우리나라 기업에서 공채를 많이 실시하던 시절에는 수많은 청년들이 공채 준비에 열을 올렸습니다. 요즘은 공채보다는 수시채용이 대세고 그마저도 추천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지요. 예전에 외국에서는 직원을 채용할 때 공고를 내기보다 사내에서 추천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해서 놀랐는데 우리도 그 수순을 밟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면 낙하산 인사만 많아지지 않을까 걱정되지만, 생각해 보면 공채 시절에도 알게 모르게 낙하산 인사는 많았습니다. 차라리 투명하게 추천을 받아 적절한 인재를 채용하는 것이 기업에 잘 맞는 직원과 윈윈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겠지요.
이 책에는 새롭게 제시하는 10가지 키워드로 채용 브랜딩 시대, 메타버스 면접, 스토리리빙 시대, 워라블 전성시대, 리버스 리크루팅, 멀티포텐셜라이트 인재, 커리어 포트폴리오, 워케이션, 러닝 어빌리티 시대, 시니어 케어 등을 알려줍니다. 아는 용어도 있고 생소한 용어도 있네요. 책을 읽으면서 채용 트렌드가 이렇게 바뀌고 있다는 걸 알게 되니 재미있기도 하고 새롭기도 합니다. 메타버스 면접은 온라인 줌 면접과 비슷하지만 아바타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조금 다른데요. 앞으로 이런 면접이 많아질 것 같네요. 워라블은 워라밸과는 다른 의미입니다. 워라밸이 일과 생활을 분리해 삶의 의미를 추구했다면 워라블은 일과 생활이 섞여있는 형태인데요. 내 일도 열심히 하면서 다른 부수입을 얻거나 커리어를 쌓아 몸값을 높이는 방법이지요. 일을 즐겁게 하면서 삶의 의미도 찾을 수 있는 방식일 뿐, 일에 얽매인다거나 주말도 없이 일하는 것과는 거리가 멉니다. 워라밸로 언제든 내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상태에서 온 워라블이기에 기업과 직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트렌드인 것 같습니다.
또 인상적이었던 용어는 '커리어 모자이크'인데요. 전체 모양을 만들기 위해 아무 연관이 없는 조각들이 맞춰져 자신의 전 생애에 걸쳐 직업이나 경험들을 취합해 나가는 것을 말합니다. 우연한 경험이 기회가 되어 더 나은 삶으로 가는 것으로 '계획된 우연'이라고 합니다. 삼성전자의 '잡 포스팅'제도를 활용해 직원들이 희망하는 직무로 전환하거나, KT의 '미래 인재 육성 프로젝트'를 통해 교육을 거쳐 비개발자가 개발자도 전환되기도 하지요. 직원은 자신의 적성을 찾고, 기업은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으니 윈윈입니다. 꼭 기업에서 실시하는 이런 모자이크가 아니더라도 어릴 때부터 다양한 경험을 쌓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자신의 모자이크를 포트폴리오에 적을 수 있겠죠.
대학 입학을 위해서도 수능 점수뿐 아니라 고교 시절 성적이나 교내 활동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가 필요합니다. 기업 입사는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겠지요.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준비된 자세로 도전해야 합니다. 그렇게 경력을 쌓으면 기업에서 요구하는 다양한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고, 리버스 리크루팅을 경험할 수도 있겠죠. 변하는 시대에 걸맞게 바뀌는 채용 트렌드를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