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의 가격 - 인간의 삶을 지배하는 가격의 미스터리!
에두아르도 포터 지음, 손민중.김홍래 옮김 / 김영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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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을 정하는 일은 참 어려운 문제이다.

대부분의 경제생활에서는 타인의 정해진 가격을 자신의 경험에 근거하여 판단하고 그것을 취할 것인지 아닌지를 결정한다.

그런데 반대로 만약 자신의 가격 또는 가치를 정해야 한다면 작은 어려움부터 큰 고난에 직면하게 된다.

중고장터에 물건에 팔 경우 타인의 가격정책 즉, 관례 또는 트렌드에 따르면 되지만,

이 세상에 없는 물건 만들어낸 경우, 또는 종교와 같은 정신적인 영역에 대해 가격을 어떻게 정해야 할까?

본 책에는 이러한 창조물이나 정신적 사유에 대한 가격을 직접적으로 제시하지는 않는다.

설령 이런 가격을 정해준다고 그것을 세상 모든 사람이 따르는 것도 아이어리지 않은가?

하지만, 그러한 가격 또는 가치를 정량화, 구체화 시키는 접근방법을 역사적, 경제적, 정치적 사건을 바탕으로 제시한다.

사물, 생명, 행복, 여성, 노동, 공짜, 문화, 신앙, 미래의 가격에 대해 저자는

접근방법의 새로움과 충실한 배경지식을 통해 흥미진진하게 전개해 나간다.

Value asset에 관심이 많다면 한번쯤 접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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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103

간디는 "행복이란 생각과 말과 행동이 조화를 이룰 떄 찾아 온다"라고 말했다. 에이브러햄 링컨은 이렇게 말했다. "사람은 자신이 행복해지겠다고 마음먹은 만큼 행복해진다." 만화 <피너츠>에 나오는 '철학자' 강아지 스누피의 말은 내가 생각하기에 근원적인 인식론적 문제를 대단히 정확히 건드렸다. "내 인생에 목표도, 방향도, 의미도 없어. 그런데도 난 행복해. 왜 그럴(런)지 알 수가 없네. 내가 뭘 잘하고 있는 거지?"

행복을 연구한 많은 심리학자와 경제학자들은 '주관적 웰빙(subjective well-being)'이 다음 세가지 요소로 구성된다는 사실에 동의한다. 만족감(자신의 꿈과 비교했을 때 현재 삶에 대한 만족도), 긍정적인 감정(예: 즐거움)의 존재, 부정적인 감정(예: 분노)의 부재가 그 세가지다.

p. 121

평생에 걸친 행복 곡선은 U자와 비슷한 모양이 된다. 즉 행복도가 인생초반에 높다가 중년쯤에 최저점을 찍고 다시 상승한다. 미국 남성들의 행복도가 가장 낮은 시기는 50대 초반이고 유럽 남성 및 여성들의 경우엔 40대 후반이다. 멕시코 사람들은 약 41세에 행복도가 가장 낮다. 중년기는 인생에서 다소 우울한 변곡점이 될 수 있다. 마침내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시기, 연예인 스타 혹은 갑부가 되거나 세계일주를 하겠다는 등의 오랜 꿈을 접게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또 이즈음은 그동안 쌓아온 노력들을 토대로 자신의 직업이나 경력내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올라서며 가장 소득이 높아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자유로운 여가시간이 가장 적은 때이기도 하다. 미국 중년 남성의 평균 수면시간은 8.3시간이며, 이는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의 9.8시간보다 낮은 수치이다.

p. 251

신뢰는 경제적 거래의 근본이다. 그것을 통해 거래가 활성화되면 물적, 인적 투자도 신뢰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연구원들은 신뢰감을 갖고 있는 사람이 많은 위험을 감수할 수 있으며, 더 낙천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비록 그들이 남들보다 더 많이 속을지는 모르지만, 그런 사람이 없다면 경제성장도 없다. 남을 신뢰하지 않는 사람은 조금도 위험을 감수하려 하지 않아서 이익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경향이 있다. 신뢰감이 넘치는 사회는 안정을 유지하며 번영을 구가한다. 스웨덴 인 68퍼센트와 핀란드 인 59 퍼센트가 대부분의 사람을 신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르롼다와 터키에서는 5 퍼센트만 그 말에 동의했다.

p. 280

사람들은 비용 편익분석을 통해 자신의 종교를 선택한다. 세속적 세계에서 많은 기회를 갖고 있는 사람, 즉 높은 임금을 받아서 시간에 대한 손실이 큰 사람이 엄격한 도덕적 규울을 지키다 보면 잃을 것이 많기 때문에 요구사항이 어렵지 않은 신앙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미국과 프랑스, 영국의 경우, 교육수준이 높은 사람들이 낮은 사람들에 비해 교회를 더 자주 찾는다. 하지만, 그들은 기적의 실체와 같은 좀 더 극단적 교리에는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

미국의 경우, 교양있는 기독교인들은 장로교처럼 상대적으로 온순한 종파를 선택한다. 가장 교육수준이 높은 신앙인인 유대인들은 성경의 진보적 진실을 믿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그리고 그들은 사회적 보상을 얻기 위해 유대교 교회에 나간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가장 열정적이고 엄격한 종교는 교육 수준이 가장 낮은 사람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종교외에 다른 곳에 종사할 기회가 부족하기 때문에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 헌신을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한다. 복음주의 교회와 모르몬 교회, 침례교회를 비롯한 미국에서 예배의 출석율이 가장 높은 기족교 종파들은 가장 교육수준이 낮은 신자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악마와 천국을 믿는 경향이 가장 강하다.

p. 284

1825년 인디아나 주에 설립한 오언의 코뮌 뉴 하모니는 격렬한 분쟁속에서 붕괴되기까지 고작 4년간 유지됐을 뿐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뉴욕의 오나이더 공동체는 예수가 서기 70년에 재림했기 때문에 지상에 예수의 천년 왕국을 건설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1881년 해산될 때까지 무려 33년이나 코뮌을 유지했다. 그것은 그들의 결속력을 구속적인 규율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그들의 규율에는 정자를 아무렇게나 낭비하지 못하게 하는 남성의 금욕과 아이들의 공동양육, 바람직하지 않은 개인적 특성을 제거하기 위한 집단심판 등이 포함되어 잇었다. 게다가 종교집단에 의해 설립된 코뮈들 중에서도 비용이 높은 요건을 갖고 있던 코뮌들이 규제나 규율면에서 좀 더 너그러웠던 코뮌들보다 더 오래 지속됐다. 결국 신자들에게 무거운 비용을 부과한 종교들이 공동체의 생존을 유지하는데 가장 유리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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