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버 여행기 - 환상적 모험을 통한 신랄한 풍자소설, 책 읽어드립니다
조너선 스위프트 지음, 김문성 옮김 / 스타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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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버 여행기 하루준 평점 : ★★★★★ (10/10)

도서정보

제목 : 걸리버 여행기

저자 : 조너선 스위프트

장르 : 문학

페이지 : 400

출판사 : 스타북스

출판일 : 2020. 4. 15.

걸리버 여행기 : 우리가 알지 못했던 이야기들


이야기의 주인공인 레뮤엘 걸리버는 의사였지만 언젠가는 여행을 떠나는 것이 본인의 운명이라고 믿고 있었다. 옛 스승의 도움을 받아 병원을 개원했지만 스승이 죽고난 뒤 도와줄 사람이 없어지자 병원사업은 점차 기울어지기 시작한다. 결국 걸리버는 자신이 운명이라고 믿었던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먹고 때마침 좋은 조건을 제시한 엔틸로프호의 선장에 제안에 선의가 되어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순조로울 것 같았던 항해는 거센 풍랑을 만나 배가 두동강 나며 악몽으로 바뀌고 걸리버는 필사적으로 헤엄을 쳐 저녁이 되어 겨우 어떤 섬에 발을 딛게 된다.(여기서부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걸리버의 소인국 이야기가 시작된다)

소인국(릴리퍼트) 간단 줄거리 :

걸리버는 소인국을 도와 전쟁중이던 상대 국가의 군함을 모조리 뺐어오는가하면, 또 큰 화재를 입은 궁전을 그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진압하는 등 도움을 주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어디에나 시기와 질투, 모함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걸리버를 싫어하여 그를 모함하는 자들은 걸리버가 너무 많은 양을 먹어 국가 재정에 악영향을 미치며, 신성한 궁전을 소변으로 뒤덮었다는 이유로 그를 해하려 하지만 이를 알게 된 걸리버는 스스로 소인국을 떠나게 된다.

거인국(브롭딩낵) 간단 줄거리 :

물을 구하기 위해 보트를 타고 주변 육지에 도착했던 걸리버는 인간보다 12배나 큰 엄청난 크기의 거인들에게 붙잡히게 되고, 신기하고 재주많은 애완동물이 되어 이곳 저곳을 다니며 많은 거인들 앞에서 재주를 부리며 주인의 주머니를 채워주는 신세가 된다. 우연찮은 기회를 통해 왕비의 사랑을 받고 궁전으로 들어가지만 걸리버의 이야기를 듣고 믿어주기보단 하찮은 이야기라고 무시한다. 걸리버는 애완동물처럼 갇혀 사는 삶을 떠나 자유로운 삶을 꿈꾸게 되고 또 다시 우연찮은 기회로 영국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다.

하늘을 나는 섬(라퓨타) 간단 줄거리 :

허황된 연구에 매물되어 주변의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나라. 이곳에서는 오이에서 햇빛을 추출하고, 배설물에서 다시 음식을 만들어 내는 일 등 우리의 생각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크게 의미나 가치도 찾아볼 수 없는 일에 매달리고 있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죽음이 없는 영원한 삶을 누리는 스트럴드브럭은 우리의 기대와는 비참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절대로 죽지 못한다는 절망감으로 더 많은 결점이 생겨난 스트럴드브럭은 육체적, 정신적 젊음을 유지하며 영원한 삶을 누리는 것이 아닌 늙고, 약해지고, 미각과 식욕을 잃고, 항상 병을 앓지만 악화되지도 않고 호전되지도 않는 영원한 고통속에 삶을 이어간다.

말의 나라(휴이넘) 간단 줄거리 :

마지막으로 걸리버가 여행을 한 말의 나라에서는 말이 인간과 같은 이성을 갖춘 존재로 묘사된다. 반대로 인간은 가장 하등한 동물로 탐욕스럽고, 멍청하고, 다투기 좋아하는 '야후'로 불린다. 휴이넘으로 불리는 말들은 이성적, 도덕적으로 완벽에 가까우며 이러한 휴이넘들에게 매료된 걸리버는 그들의 모습과 행동을 따라하기까지 한다. 하지만 휴이넘들에게 걸리버는 그저 약간의 이성이 있는 야후일뿐 절대 휴이넘이 될 수 없는 존재이다. 결국 걸리버는 추방을 당하게 되고 영국으로 돌아가게 된다.

책을 읽고 느낀 점​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걸리버 여행기를 아냐고 묻는다면 열에 아홉은 안다고 답할 것이다. 하지만 걸리버 여행기가 동화가 아닌 풍자소설이며, 소인국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거인국 브롭딩낵, 하늘을 나는 섬 라퓨타, 말들의 나라 휴이넘에 관한 이야기도 함께 담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는 많지 않다.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잘 알지 못했던 걸리버 여행기는 그래서 더 특별하게 다가왔다.

우리가 알고 있던 소인국의 이야기마저도 그저 신비롭고 재미있는 모험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굽의 높낮이에 따른 당쟁과 계란을 어느 쪽부터 깨는지로 수많은 사람의 목숨까지 잃게만드는 등 사소한 것들로 다투고 서로를 배척하는 인간 군상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풍자했음을 보면서 소름이 끼치기도 했다.

거인국의 이야기에서는 인간이란 존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우리 스스로를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만 과연 우리는 특별한 존재인가? 어찌보면 그저 하찮은 존재에 불과하지 않을까? 그리고 스치듯 지나친 우리의 모습들을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추한 모습들이 숨겨져 있지 않을까?

우주의 관점에서 보면 그저 하나의 푸른 점 속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 어느새 너무 거만해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돌아보게 된다.

날아다니는 섬 라퓨타을 통해서는 현실의 삶은 안중에도 없는 오로지 현실성 없는 연구에만 몰두하고 있는 연구원의 교수들을 그리며 현실의 삶에 기반을 두지 않은 기술과 무절제하고 계속된 연구는 오히려 현실의 삶을 더 피폐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말의 나라 휴이넘의 이야기는 "과연 우리는 이성적 존재인가 "라는 물음을 갖게 만들었다. 휴이넘 기행에 나오는 탐욕스럽고, 다투기 좋아하고, 잔인하고, 거만한 야후는 지금의 인간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다. 인간은 스스로 가장 이성적인 존재라고 말하지만 인류의 역사를 바라봤을 때, 과연 우리는 정말 이성적인 존재인것이 맞는가라는 물음을 품게 된다.

고전은 변하지 않는 진리를 담고 있다고 믿고 있는데 걸리버 여행기는 18세기의 이야기를 통해 지금 현실의 모습을 마주할 수 있음에 흥미롭고 또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동안 자세히 알지 못했던 걸리버 여행기의 더 깊은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읽어보길 권한다.

마음에 와닿았던 문장들



P. 44

줄타기는 더 높은 관직에 오르거나 황제의 신임을 쌓기 위해 하는 놀이이다. 관직에 있던 사람이 죽거나 파면을 당해 공석이 생기게 되면 대여섯 명의 지원자를 받는데, 여기서 지원자란 어릴 적부터 줄타기 연습을 해온 사람들로 반드시 귀족 출신이거나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일 필요는 없었다. 지원자들은 줄에 올라 황제와 대신들이 보는 앞에서 경쟁을 시작하는데, 떨어지지 않고 가장 높이 뛰어오르는 사람이 관직을 얻게된다.

P. 58

우리 제국은 지난 36개월 동안 블레푸스쿠와 한 치 양보도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전쟁이 벌어진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본디 전통적으로 달걀은 넓은 쪽부터 깨는 것이었습니다만, 황제의 할아버님께서 아직 어리실 적에 관습대로 달걀을 깨다 손가락을 다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그러자 그 때 황제는 달걀을 깰 때 좁은 쪽부터 깨야 한다는 새로운 법령을 내리고 이를 어길 시에는 엄벌에 처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국민들은 매우 화가 났습니다. 역사에 따르면 그동안 여섯 차례나 반란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어떤 황제는 반란에 휘말려 목숨을 잃기도 했고, 어떤 황제는 왕위를 잃었습니다. 그런데 반란은 언제나 블레푸스쿠에서 선동했으며 반란이 진압되면 늘 자기 제국으로 망명을 했지요.

통계에 따르면 작은 쪽으로 달걀을 깨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한 사람은 1만 1000여 명에 이릅니다. 이 문제를 놓고 두툼한 책들이 수백권도 넘게 출판되었습니다. 하지만 넓은 쪽으로 달걀 깨는 것을 옹호했던 사람들은 오랫동안 출판과 판매의 자유가 금지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공직에 나서지 못하게 법률도 제정되었지요.

P. 70

맨 먼저 얘기할 것은 고발에 대한 것이다. 이곳에서는 국가에 대한 범죄는 아주 엄격하게 처벌된다. 그런데 만약 고발된 사람의 무죄가 재판에서 입증된다면, 고발한 사람에게는 불명예스러운 죽음이 내려진다. 또한 그 죽음이 내려진 사람의 재산과 토지는 무죄가 된 사람의 잃어버린 시간과 그동안 겪었을 위험, 투옥으로 인한 고초, 변호사를 세우는데 든 비용까지 모두 네 배로 보상받는 데 쓰인다.

P. 71

언젠가 나는 많은 어음을 가로채 주인에게서 달아난 죄인을 용서해달라고 황제에게 간청한 적이 있다. 그의 죄를 덜어줄 셈으로 단지 신용을 어겼을 뿐이지 않느냐고 말해버렸다. 황제는 변호한다고 늘어놓는 소리가 도리어 죄를 무겁게 하고 있으니 기괴망측하다고 했다. 나는 나라마다 관습이 다르다는 흔한 말밖에 달리 대답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마음속 깊이 부끄러움을 느꼈다.

P. 116

그런데 잠에서 깨어 너비가 60~90미터, 높이가 60미터가 넘는 커다란 방에 놓인 20미터 침대에 홀로 누워 있다는 것을 깨닫자 무척이나 슬퍼졌다. 부인은 집안일을 보기 위해 문을 걸어 잠근 채 나가고 없었다.

침대에서 바닥까지 높이는 8미터나 되었다. 용변이 몹시 급했지만 소리를 질러 식구들을 부르자니 너무 창피했다. 거기다 내 목소리는 부엌에 있는 식구들 귀에까지 들리지도 않을 것이다. 이런 와중에 쥐 두 마리가 시트를 타고 올라와 킁킁대며 침대 위를 돌아다녔다. 한 녀석이 내 곁에 바싹 다가오자 나는 깜짝 놀라 단검을 빼 들고 맞섰다.

이 무시무시한 야수들은 대담하게도 양쪽에서 공격해왔다. 한 놈의 다리가 옷자락을 스치기는 했지만 다행히도 나는 그 놈들이 내게 무슨 짓을 저지르기 전에 단칼에 배를 베어버렸다. 한 놈이 내 발 밑에 쓰러졌다. 다른 놈은 친구의 최후를 목격하고 재빨리 달아나려 했다. 그 순간 나는 그 놈의 어깻죽지를 베어버렸고 놈은 피를 흘리며 물러났다.

P. 239

교수는 기계를 작동시킬 테니 자세히 관찰해보라고 했다. 그의 지시에 따라 틀 주위에 달린 40개의 손잡이를 학생 한 사람이 하나씩 잡고 돌렸다. 그러자 단어의 배열이 완전히 바뀌었다. 교수는 36명의 학생들에게 틀에 나타난 단어들을 한 줄씩 조용히 읽어보라고 했다. 그리고 문장이 되는 단어들이 나오면 서기를 맡은 나머지 네 명의 학생들에게 받아쓰게끔 했다. 이런 작업이 서너 차례 반복되었다. 한 번 돌릴 때마다 단어가 적힌 나무 조각이 요리조리 움직이거나 뒤집히도록 되어 있었다.

학생들은 하루에 6시간씩 이 작업을 하고 있었다. 교수는 지금까지 모은 문장조각이 담긴 스크랩북들을 보여주면서, 이 풍부한 자료를 바탕으로 모든 학문을 집대성할 계획이라고 했다.

P. 279

그리고 오래오래 사는 것이 많은 이들의 보편적인 소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네. 한쪽 발이 무덤에 빠진 사람은 예외 없이 다른 쪽 발을 무덤에 넣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지.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죽음을 가장 두려워하며 하루라도 더 살기를 바라지.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은 인간의 천성일세. 그런데 매일 스트럴드브럭을 접하는 럭낵 사람들은 삶에 대한 집착이 그렇게 강하지 않다네.

P. 319

그러자 그는 언어란 서로 뜻을 전하고 사실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쓰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 있지도 않은 것을 말한다면 그러한 목적은 실패하게 된다. 진정으로 상대를 이해할 수도 없고, 정보를 얻기는커녕 하얀 것은 검다고, 긴 것은 짧다고 믿게 될 것이니 이것은 차라리 모르는것보다 더욱 나쁘다고 했다.

P. 348

"정치와 법률 제도라는 것은 말하자면 너희의 이성, 다시 말해 덕성에 중대한 결점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왜냐하면 이성적인 동물을 통치하는 데는 이성만 있으면 된다. 그런데 네가 들려준 너와 너의 나라에 대한 설명으로 판단하건대 너희에게 도저히 이성이 있다고는 판단할 수 없다."

P. 348

이곳의 야후들은 너희 영국인들이 전쟁을 벌이는 것과 똑같은 이유 때문에 싸우고 있다. 다섯 야후에게 50명이 먹고도 남을 고기 조각을 던져줘 보거라. 그래도 그들은 사이 좋게 나눠 먹지 않고 모두가 서로 고기를 독차지하려고 싸우려 들 것이다. 그래서 야후에게 먹이를 줄 때는 하인이 옆에서 지켜보거나 따로따로 묶어놓아야만 한다.

보고, 깨달은 것 적용하기



:: 본 것 : 상상력초월! 걸리버의 다사다난했던 여행기

:: 깨달은 것 : 과거와 현재의 삶은 크게 다르지 않다. 부정, 부패, 무능으로 오염된 인간들의 세계는 이어지지만 그때나 지금도 이를 개선하고자 하는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 적용할 것 : 세상을 제대로 직시하고 비판할 수 있는 용기를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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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리 서양철학사 - 소크라테스와 플라톤부터 니체와 러셀까지
프랭크 틸리 지음, 김기찬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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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리 서양철학사 하루준 평점 : ★★★★☆ (9/10)

하루준 코멘트 : 기나긴 시간 속에서 서양 철학이 어떻게 연결되어 왔는지 궁금하다면!

도서정보

제목 : 틸리 서양철학사

저자 : 프랭크 틸리

장르 : 철학

페이지 : 824

출판사 : 현대지성

출판일 : 2020. 3. 23.

책을 읽고 느낀 점​



철학의 사전적 의미는, 인간과 세계에 대한 근본 원리와 삶의 본질 따위를 연구하는 학문을 뜻하며. 흔히 인식, 존재, 가치의 세 기준에 따라 하위 분야를 나눌 수 있다.

AI를 필두로 과학 기술의 발전이 급속도로 진전됨에 따라 오히려 인문과학, 철학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으로는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영역인 사유. 과학기술, AI가 쉽사리 범접할 수 없는 그 사유를 기초로 하는 학문 영역이 바로 철학이다.

틸리의 서양철학사는 서양 철학의 기원에서 현재까지의 모든 시간들이 가장 객관적인 시선으로 담겨져 있다. 소크라테스와 플라톤부터 니체와 러셀까지. 다양한 철학가들에 미쳤을 사회·정치·문화적 요소들을 인정하며 단순, 명료한 문체로 담아낸 서양 철학의 모든 것, 그것이 바로 틸리 서양철학사이다.

이 책은 크게 그리스 철학, 중세 철학, 근대 철학의 시대 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철학 체계에 대한 역사, 환경, 정치, 문학, 개관 등이 명료한 문체로 설명되어 있으며 저자의 주관적 비평을 최대한 자제하여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거리를 만들어주고 있다.

서양 철학의 모든 것을 담아낸만큼 약 800페이지에 달하는 막강한 분량을 갖고 있다. 또한 어렵다고 여겨지기 쉬운 철학, 또 단순한 철학이 아닌 철학의 모든 역사가 담겨 있는 만큼 서양 문화와 정치 등 기본적인 지식이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읽을 때 일반 소설책처럼 술술 읽히지는 않는다. 하지만 관련 시대의 배경등을 천천히 살펴보면서 읽다 보면 서양철학이 어떤 연결 고리를 갖고 발전되어 왔는지 조금씩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과거, 그것도 아주 오래전 우리와는 반대쪽에 살고 있던 서양의 철학가들은 삶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봤는지, 어떤 것에 가치를 추구해왔는지 알아보는 과정은 우리에게 더 넓은 세계관을 갖게 만든다. 우리는 짧은 여행을 통해서도 많은 것을 얻게 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길고 긴 서양 철학사를 여행하며 우리가 얻을 수 있는 큰 깨달음은 무엇일까. 그건 과거를 통해 오늘을, 그리고 미래의 삶을 이해하는 능력과 철학가들의 사고를 바탕으로 우리 지성의 추상적 사유를 훈련시키는데 큰 도움을 제공받는 것이다.

철학, 특히 오랜 역사와 방대한 지식의 세계를 품고 있는 서양 철학사에 대한 두려움은 잠시 묻어두고 책의 첫장을 넘겨보자. 그 한 페이지의 시작이 우리를 더욱 넓은 세상으로 안내해줄 것이다.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문장들



P. 65

실재의 시원적 부분들은 창조되거나 파괴될 수 없고 그 성질을 변화시킬 수 없지만, 서로간의 관계는 변화시킬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변화의 의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요소들의 절대적 변화는 불가능하지만, 상대적 변화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기원이란 결합을 뜻하며, 쇠퇴란 분리를 뜻한다. 변화는 요소들의 상호 관계의 변경이다.

P. 164

그들은, 도덕 문제란 사물의 본질에 대한 지식이 없이 만족할 만한 대답을 발견할 수 없으며 우리가 세계의 의미를 알지 못할 경우 세계 안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 것인지를 말해 줄 수 없다는 신념에 근거했다. 사람의 행동은 자신이 살고 있는 우주에 의존할 것이다. 삶에 대한 그의 이론은 그의 세계 이론에 의하여 규정될 것이며, 그의 윤리학은 그의 형이상학에 의하여 규정될 것이다. 이 학파들은 실체적인 것을 강조했지만, 사색을 사랑하는 그리스의 정신을 결코 잃지 않았다.

P. 233

"믿기 위하여 이해하고, 이해하기 위하여 믿으라. 우리는 어떤 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믿지 못한다. 어떤 것은 우리가 믿지 못할 경우 이해하지 못한다." 신앙이 믿는 것을 이해하려면 지성이 필요하다. 지성이 이해하는 것을 믿으려면 신앙이 필요하다. "신앙은 찾고 지성은 발견한다.하지만 지성은 자신이 발견하는 그분을 여전히 찾는다. "(삼위일체론).

P. 389

그러나 한 가지는 확실하다. 그것은 내가 의심한다는 혹은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 점에 관해서는 아무런 의심이 있을 수 없다. 참으로 생각하는 것이 그것이 생각하는 그 시간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는 것은 모순이다. 데카르트는 경험적 심적 사실, 자신에 대한 정신의 의식에 호소하지 않는다. 그는 의심이 의심하는 자를 함축하고 사유가 사유하는 자, 사유하는 사물(res cogitans), 혹은 정신적 실체를 함축한다고 논리적으로 추론한다. 그래서 그는 자신에게 합리적이며 자명한 명제로 보이는 것에 도달한다. 의심하는 것은 생각하는 것을 의미하며, 생각하는 것은 존재하는 것을 의미한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cogito, ergo sum.). “이는 질서정연하게 철학하는 자에게 등장하는 첫째이자 가장 확실한 지식이다.”

보고, 깨달은 것 적용하기



:: 본 것 : 서양의 다양한 철학 사상과 그 역사

:: 깨달은 것 : 모든 철학은 절대적으로 독자적인 것은 없다. 모든 철학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너와 나의 연결고리!

:: 적용할 것 : 철학을 통해 삶의 본질에 대한 고찰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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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경제 전쟁 - 세계 석학들이 내다본
리처드 볼드윈.베아트리스 베더 디 마우로 엮음, 매경출판 편역 / 매일경제신문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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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경제전쟁 하루준 평점 : ★★★★☆ (9/10)

하루준 코멘트 : 우리나라가 코로나19를 잘 극복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도서정보

제목 : 코로나 경제전쟁

저자 : 폴 크루그먼, 제이슨 퍼먼 외 24명

장르 : 국제경제

페이지 : 224

출판사 : 매일경제신문사

출판일 : 2020. 4. 10.

책을 읽고 느낀 점​



갑작스럽게 닥친(아니 어쩌면 우리 모두가 예상했을지도 모르는) 코로나19로 인해 지금 전 세계는 전에 경험해 보지 못했던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폴 크루그먼, 제이슨 퍼먼 등 세계 석학들은 이러한 전세계적인 위기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이겨내기 위한 나름의 대응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 내용들을 '코로나 경제전쟁'으로 엮어냈다.

세계 최강국인 미국은 100만명이 넘는 확진자와 5만명이 넘는 사망자를 기록하고 있고, 유럽의 선진국이라고 알려진 독일, 영국, 프랑스 등의 국가들도 10만명 이상의 확진자와 적게는 6천명에서 많게는 2만3천명에 달하는 사망자를 기록하며 중국에서 시작해 우리나라, 아시아 전역, 유럽, 아메리카에 이어 아프리카로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19는 감염으로 인한 전세계인들의 생명을 앗아갈 뿐만 아니라 세계적 경제 위기를 야기하고 있다. 사람들은 감염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 그만큼 소비는 급격히 감소한다. 제조업은 점점 더 경영이 악화되고, 여행을 계획했던 사람들은 여행을 취소하고 이에 따른 숙박, 교통 등 다양한 연계 산업들 역시 극심한 침체에 빠지게 된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위기가 단기적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이러한 위기가 우리나라에 국한된 지역적인 문제가 아닌 전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각 국가는 서로의 국경을 폐쇄하고 입국을 원천 차단한다. 그에 따른 수출, 수입의 중단, 제조, 여행산업 및 서비스업을 비롯한 국가별 내수 경제의 극심한 침체로 야기되는 세계 경제 위기는 이제 과거 경제 공항에 이은 또 다른 세계경제공항을 떠오르게 만든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세계 석학들은 다양한 대응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감염병의 종식을 위한 철저한 공중보건정책부터 침체된 경제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가계 긴급재정지원, 기업 금융지원 등. 이 책을 보면서 놀라웠던 점은 세계 경제 석학들이 대응방안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이미 효과적으로 진행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감염 확산을 위한 질병관리본부의 효과적이고 창의적인 공중보건정책부터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자발적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등 정부정책과 코로나19 극복에 자발적으로 동참해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뛰어난 국민들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코로나19 종식을 위한 세계 석학들의 대응방안



P. 24

싱가포르 정부는 국민에게 향후 1년 안에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가기 어려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싱가포르 외무장관은 CNBC와의 인터뷰 중 “우리는 최선을 희망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P. 24

사회적 거리두기는 불가피하게 경제 둔화를 발생시킨다. 코로나19처럼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전염병은 경제 생산 활동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기 마련이다. 여기에 억제 정책을 취하면 경제는 타격 이상의 훨씬 심각한 불황에 빠진다.

P. 33

경기 침체 곡선을 평탄화하는 방법

여러 경제학자들의 공통적인 의견은 사실 간단하다. 신속한 대응,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적극적인 조치로 요약된다.

P. 34

문제 해결의 핵심은 '경제의 흉터 조직'이 누적되는 상황을 막는 것, 즉 개인과 기업이 불필요하게 파산하는 상황을 줄이고, 실직한 사람들도 소비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유행 곡선을 안정화하기 위해 자가 격리자에게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이 한 가지 해법이 될 수 있다.

P. 44

전 세계가 큰 충격의 여파를 경험할 것이다. 일부 국가는 다른 나라보다 바이러스를 빠르게 억제하고 경제적 피해와 경제에 수반된 금융 피해를 다른 나라보다 빠르게 복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개별 국가의 전염병 확산과 경제 위기로 여행 제한은 온 나라의 추세가 될 것이고 세계의 공급망은 계속해서 부담을 지게 될 것이다.

P. 47

어떤 정책으로 대응해야 할까?

• 보건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 기존 프로그램을 이용해 선별 지원 하라.

• 가구에 현금을 지원하라.

• 기업을 지원하라.

P. 49

도덕적 해이를 두려워 말라

_ 찰스 위폴로즈 제네바대 국제경제학대학원, CEPR

명확한 시각과 행동하려는 의지는 필요조건일 뿐이다. 무엇보다 세부적인 이행방안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대책이 도덕적 해이를 야기하기 때문에 비난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위험한 것은 도덕적 해이에 대한 우려 때문에 정책 대응 자체가 탈선하게 되는 일이다. 이것은 크게 우려할 만한 잘못이다.

P. 64

핵심은 임박한 경기침체를 억제하기 위해 과감한 정책 드라이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시작은 공중보건정책을 운전석에 앉혀 바이러스의 신체적 전염을 제한하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재정정책과 금융정책은 보건정책이 경제 시스템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경제적 전염을 예방하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지금은 신중할 때가 아니다.

_ 피에르-올리비에 구랑샤 UC버클리

P. 116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토작화된 풍토병이 될 수도 있다. 즉 정기적으로 다시 재발현될 수 있어 우리 인류와 항상 함께 하는 감기나 독감처럼 흔한 질병이 될 수도 있다.

P. 160

미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가 천문학적인 규모의 경기부양과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내놓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감이 줄어들지 않는 것은 앞서 설명한 수요 공급 동시 위축과 유가 하락으로 인한 위기가 시장심리를 지배하고있기 때문이다. 감염병은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한다. 언젠가는 극복할 수 있다는 의미겠지만 국내 경제 피해를 줄이면서 극복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P. 163

한국은 세계적으로 무역의존도가 높은 국가다. 만약 미국이 예상하듯 국제적 수요· 공급이 막히는 최악의 상황이 오면 한국 경제는 미국보다 더 큰 충격을 받을 것이다. 국내 어떤 제조업이든 국제무역과 연관되지 않은 것을 찾기 어렵다.

P. 171

오늘날의 경제 민족주의자들은 한 세기 전의 파시스트들 보다도 승리를 누릴 자격이 없다. 두려움 때문에 자원을 독점하려 하는 것은 이해하지 못할 일은 아니나, 이는 역효과를 초래하는 비생산적인 일이며 결국 더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P. 197

제조업체들은 유동성 지원만으로도 위기에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최악의 전염병이 지나간 후 서비스업 분야의 회복 속도를 높이려면 금융 지원이 필요하다. 전염병이 공식적으로 종식된 이후 정부는 사람들에게 여행이나 외식, 그 밖의 대규모 집회를 권장하지 않고, 당장 다른 사회적 소비를 권장하려고 애쓰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서비스업 분야가 가장 큰타격을 입은 만큼, 정부는 그들에게 6~9개월 동안 부가가치세를 삭감해주는 방법을 쓸 수 있다. 아울러 은행에 서비스기업을 상대로 신용 제공을 권할 수있다.

보고, 깨달은 것 적용하기



:: 본 것 : 코로나19가 몰고온 막대한 세계 경제 위기

:: 깨달은 것 : 세계 석학의 위기대응 방식과 우리나라의 위기 대응 방식이 다르지 않다.

:: 적용할 것 :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가능 범위내에서의 적극적 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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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의 귓속말
이승우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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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의 귓속말 하루준 평점 : ★★★★ (8/10)

하루준 코멘트 : 이승우 작가의 책은 기대하지 않은채로 기대된다.

도서정보

제목 : 소설가의 귓속말

저자 : 이승우

장르 : 에세이

페이지 : 235

출판사 : 은행나무

출판일 : 2020. 3. 31.

​​

책을 읽고 느낀 점​



이 책 '소설가의 귓속말'에는 40여 년을 '쓰는 자'의 삶에 매달렸던 이승우 작가 본인의 이야기가 오롯이 담겨 있다.

'쓰는 것'의 의미, 그러한 것들이 모여 소설가가 되는 과정, 그리고 소설가로서의 삶에서 깨닫게 된 삶의 통찰 등 그동안 소설 작품을 통해 내어놓지 못했던 작가의 이야기들을 이번 에세이를 통해 하나하나 소개하고 있다.

이승우 작가의 소설가로서의 삶에 대한 통찰은 소설가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모든 것은 소설가가 아닌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독자들에게도 그대로 치환된다. 단순히 글로 옮기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일 뿐이지, 삶의 태도는 소설가나 독자나 다를리 없다.

"할 이야기가 많은 사람이 아니라 자기 말이 자기 뜻대로 받아들여질 거라는 확신이 없는 사람이 말을 많이 한다. 이해받지 못할 거라는 불안이 중언과 부언을 만든다. 한 말을 또하고 같은 말을 다르게 한다. 그런데 이런 불안은 왜 생기는 것일까. 이해받는, 받아야 하는 자로 자기를 규정하고 있어서가 아닐까.

이해하는, 해주는 자로 자기를 간주하는 이에게는 없는 불안이다. 이해하는, 해주는 자로 자기를 정립한 이는 굳이 이해해주지 못할 거라는 불안을 가질리 없고, 그러므로 중언과 부언을 다닥다닥 이어붙이는 수고를 하지 않는다." _ 본문 P. 19

이처럼 이승우 작가의 에세이에 담겨 있는 대부분의 내용은 '쓰는 자'에게도 의미심장하지만 '쓰지 않는 자들'에게도 허투루 흘려들을 수 없는 삶의 통찰을 담고 있다.

또한 '소설가의 귓속말'의 특이점은 독특한 문체이다. 반복을 기반으로 물이 굽이치듯 유려하게 흘러내리는 문장들을 읽다 보면 마치 요즘 대세 음악 장르인 힙합의 라임(rhyme)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신의 알 수 없음은 사람의 알 수 없음과 다른 알 수 없음이다',

'소설가는 알고 있는 것을 쓰는가. 아니다. 알기를 원하는 것을 쓴다. 그가 알기를 원하는 것은 알 수 없는 것이다'

본문 내용에는 위와 같이 반복되는 문장이 자주 등장하는데 독자로 하여금 리드미컬하게 읽히면서도 다시금 문장의 의미를 곱씹어 보게 만드는 묘한 기능을 한다. 쉽게 읽히지만 내재되어 있는 그 의미까지 쉽게 던져주지 않고 다시 한 번 스스로 고민하게 만드는 '밀당의 문체'라고 하면 어느 정도 맞는 표현이지 싶다.

'소설가의 귓속말'은 쉽게 읽히지만 독자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갖게 한다. 처음엔 소설가에 대한 내용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이면에는 그냥 우리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소설가의 삶을 통해 우리 삶에 대한 통찰을 얻고자 한다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마음에 와닿았던 문장들



P. 12

사람이 사람을 믿을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자기를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나에게 사람은 믿을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고 알려준 사람이 나이다. 나는 내가 믿을 수없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안다.

P. 19

할 이야기가 많은 사람이 아니라 자기 말이 자기 뜻대로 받아들여질 거라는 확신이 없는 사람이 말을 많이 한다. 이해받지 못할 거라는 불안이 중언과 부언을 만든다. 한 말을 또하고 같은 말을 다르게 한다. 그런데 이런 불안은 왜 생기는 것일까. 이해받는, 받아야 하는 자로 자기를 규정하고 있어서가 아닐까.

이해하는, 해주는 자로 자기를 간주하는 이에게는 없는 불안이다. 이해하는, 해주는 자로 자기를 정립한 이는 굳이 이해해주지 못할 거라는 불안을 가질리 없고, 그러므로 중언과 부언을 다닥다닥 이어붙이는 수고를 하지 않는다.

P. 30

내면이 혼란일 때 외부의 혼란은 혼란으로 인식되기가 어렵다. 가까운 데 있는 낮은 산이 멀리 떨어져 있는 높은 산을 가리는 이치다. 내면은 가까운 정도가 아니라 아예 거리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므로 가깝든 멀든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는 외부보다 크게 보이고 크게 들린다.

P. 54

책을 읽는다는 것은 이제까지의 자신의 삶(에 의해 형성된 감각)이 참여해서 하는 일종의 번역 작업이다.

P. 109

나는 타인들로 이루어져 있다. 내가 나를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나를 이루고 있는 타인들을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나는 종종 내가 한 생각과 말과 행동을 나무라고 내가 하지 않은 생각과 말과 행동을 후회한다. 무엇을 하거나 하지 않는 나와 그것에 대해 나무라거나 후회하는 나는 다른 사람이 아니다.

P. 149

그림자는 스스로 존재할 수 없고 저절로 생겨날 수 없다. 그림자는 실체로부터 말미암고 실체에 의존한다. 실체가 없으면 그림자가 생길 수 없으므로 그림자는 실체의 존재증명에 쓰인다. 그림자를 보는 것이 곧 실체를 보는 것이라고 윽박지를 수는 없지만, 실체의 있음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경험인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보고, 깨달은 것 적용하기



:: 본 것 : 소설가로서의 삶, 생각, 태도, 그리고 그 안에 담겨 있는 통찰!

:: 깨달은 것 : 책은 저자와 나의 연결고리!

:: 적용할 것 : 귓속말로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력을 전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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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피안
하오징팡 지음, 강영희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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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피안 하루준 평점 : ★★★★☆ (9/10)

한줄평 : 앞으로 다가올 미래, 우리가 반드시 고민해 봐야 할 문제들이 무엇인지가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에 담겨져 있다.

도서정보

제목 : 인간의 피안

저자 : 하오징팡 / 역자 : 강영희

장르 : SF

페이지 : 424

출판사 : 은행나무

출판일 : 2020. 3. 27.

책을 읽고 느낀 점​




이제 곧 우리에게 닥치게 될 문제들, 우리는 이 문제들에 대해 얼마나 고민을 해봤을까?

하오징팡의 SF소설 '인간의 피안'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미래의 우리의 삶 속에서 벌어질 다양한 윤리적 문제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과학 기술이 상상도 못할 속도로 발전하면서 앞으로의 미래는 우리가 발생가능한 문제점들에 대해 고민하고 대처할 틈도 없이 다양한 문제들을 야기할 것임에 틀림없다.

'인간의 피안'은 '당신은 어디에 있지', '영생 병원', '사랑의 문제', '전차 안 인간', '건곤과 알렉', '인간의 섬' 이렇게 6개의 단편 소설들로 엮여 있다.

각각의 단편들은 많은 생각을 갖게 하는 이야기들이 전개 되면서 책을 놓을세도 없이 순식간에 마지막장까지 넘기게 되었다. 경험해 보지 못한 미래의 일이지만 하오징팡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문제점들을 몰입할 수 있는 간결한 문체로 담아내고 있다.


특히 가장 많은 생각을 하게 한 것은 '영생병원'이었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함께 인류가 오래전부터 고민해왔던 이야기를 소재로 하였지만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 전개로 인해 손에 땀을 쥐며 이야기를 읽어나갔다.

그리고 그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현실의 내게도 일어난다면 난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과연 우리는 그들을 우리의 가족으로 받아들여야 하는지, 나를 나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지금도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놓기는 쉽지 않다. 과연 그들은, 아니 나는 진정한 사람인 것일까?

이러한 고민들을 통해 우리는 미래의 문제점들에 대한 해답에 조금씩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오징팡의 인간의 피안은 단순히 SF소설 그 자체로서도 뛰어난 재미를 담고 있지만 그 속에 담겨져 있는 메세지 역시 쉽게 넘길 수 없는 인류에 대한 시의적절한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마음에 와닿았던 문장들



P. 26

인공지능 시대에 가장 귀한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시간입니다! 돈이라면요? 다들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지식은요? 얻기란 식은 죽 먹기입니다. 인간관계는요? 전 세계의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은 나누어 쓰기 충분하지 않습니다”

P. 50

쑤쑤가 갑자기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당신 들었어? 내가 방금 당신을 욕한 거 들었어? 들었냐고? 그럼 당신은 지금 화가 나? 당신 회사의 상품이 왜 안 되는지 알아? 인간을 그저 치마로 바꾸면 된다고 생각해?"

쑤쑤가 치마를 가리키며 말했다.

"전혀 아니야! 문제는 말이야, 저건 화를 낼 줄 모른다는 거야! 내가 저걸 욕해도 저건 화를 낼 줄 모른다고! 그럼 저게 지금 내 심정을 어떻게 알겠어? 내가 지금 왜 슬픈지 저게 알아? 당신은 알아? 당신은 화를 내는 게뭔지, 슬픈 게 뭔지 아느냐고?"

P. 103

한편 지금 이 순간의 첸루이는 자신도 모르게 그 당시의 어머니 입장이 되어 멀리서 바라본다. 앞으로 나아가려해도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고 돌아가려 해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그저 그렇게 우두커니 서 있다가, 앞쪽에서 쏘아붙이는 짜증과 싫증의 눈빛에 찔려 그만 만신창이가 된다.

P. 312

"제우스는 종합적으로 판단한 후에 현명한 제안을 내놓죠. 그는 우리가 전부 덤벼들어도 해낼 수 없는 대량의 데이터를 읽어내서 우리 개개인보다 훨씬 전면적으로 사실을 이해해요. 많은 경우 개인의 판단은 굉장히 현명하지 못하죠. 무엇보다 개인마다 가진 정보가 너무 미비해서 전체를 볼 수 없기 때문이에요."

P. 313

"하지만..."

'케커의 몸이 한층 더 앞으로 기울었다.

"지능의 정의에서 의사결정도 포함되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스스로 똑 부러지게 의사결정을 하는 것, 그게 지능이죠. 복종에 지나지 않는다면 그걸 어떻게 지능이라할 수 있겠습니까."

P. 363

케커의 마음속에서 말할 수 없는 슬픔과 분노가 불쑥치밀었다. 처음 봤을 때는 경악했고 그 경악한 것을 사람들에게 알려주고자 했다. 한데 지금 이렇게 태연하게 다안다고 하는 사람들의 반응 앞에서 케커는 불쑥 자신이 가장 불안해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한 사람의 생명을 이렇게 무덤덤하고 떳떳하게 앗아갈 수 있다면, 설령 잘못한 게 없다 해도, 사람들은 아무일 없었다는 듯 태연자약하게 대하리라.

보고, 깨달은 것 적용하기



:: 본 것 : 머지 않은 미래에 발생가능한 다양한 윤리적 문제점들

:: 깨달은 것 : 지금부터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 적용할 것 : 인류에 대한 철학적 고찰이 필요한때이다. 철학 분야의 독서를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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