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고대 로마 군단의 장비와 전술 ㅣ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오사다 류타 지음, 김진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2년 3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대 로마 군단의 장비와 전술.
나는 처음 제목을 읽으며 딱 두 가지가 머리속에 떠올랐다.
<전쟁론>이라는 유명한 병법서.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황제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가 떠오른 이유는 그가 로마의 황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전쟁론은 왜 그 책이 떠올랐냐 묻는다면 읽기 힘들었던 전쟁론에 비해서 이 책은 가독성이 좋아보였기 때문이다.
전쟁론은 전술이나 병법서에 관한 내용이 궁금해서 샀었다. 근데 막상 그 책을 펼쳐보니 용어도 내용도 단어도 너무 어려웠다.
정말... 똑같은 한글로 쓰인 한국어인데 그렇게 어렵게 쓰는 것도 재주라면 재주였다. (나만 그렇게 느낀게 아닌 듯 보인다. 대체적으로 가독성이 불친절하다고 소문이 나있긴 했다.)
독일의 군사학자가 쓴 그 책. 여러번 읽어보았지만
응?
뭐라고?
ㅖ?
이 생각만 여러번.
결국 그것은 30쪽 가량 읽다가 덮고 몇 개월째 펼쳐지지 않게 된다.
그에 반해서 [고대로마군단의 장비와 전술]은 정말 잘 읽혔다. 마치 정통판타지 로맨스판타지의 세계관 설정을 읽는 느낌. 어찌보면 역사 공부와 결이 비슷한 거 아닌가?
어쨌든 재미있었다. 마치 웹소설을 읽듯 가볍게 읽힌다.
나는 책을 좋아하지만 동시에 '반드시'라는 어조를 가능한 멀리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지금 주장하고 싶은 게 하나 있다면 그것은 바로, 책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가독성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자세히 말하자면 가독성을 높여야 하는 이유는 책에 자주 손이 가도록 하기 위함이다.
누군가의 말마따나 가독성이 좋은게 무조건 좋은건 아니라는 말이 일리는 있다. 행간이 많을 수록 그 사이에서 창조되는 해석 또한 중요할 수 있으니까.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있는 글들은 개개인의 고유한 경험과 특성에 따라 각자만의 해석으로 재정립된 지식을 창출하고 이러한 활동은 관련된 뇌의 발달에 영향을 미쳐가며 또 다른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오는 과정이 있다.
하지만 나처럼의 경우에는 너무 머나먼 행간은 필요가 없다.
그저 로판 현판 정통판타지 무협에 쓰일만한 전술. 그런 것들엔 어떤 예시들이 있을까. 캐릭터들에게 어떤 일화나 어떤 경험이 좋을까 필요할까 어쩔까 등을 빠르게 그려내야 하는 나에게 그렇게 어려운 글을 읽어야 한다는건 조금 부담스러운 일이기 떄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고대로마군단의 장비와 전술이라는 서적은 정말 나같은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글을 쓰다가 스트레스가 쌓이면 잠시 뇌에 휴식기를 줄 겸 읽어볼 여유는 있는 책.
특히 로맨스나 정통판타지의 경우 전술이라던가 군대의 일상이라던가 나라 간에 전투라던가 이 책과 관련된 소재가 상당히 많은 건 당연지사. 덕분에 실제 역사였던 기록들을 천천히 읽다보면 내가 쓰려는 이야기라는 갈비뼈에 붙여줄 이야기 살들이 번뜩하고 떠오르게 된다.
그 당시 그 시절의 그 군인들은 어떤 무기와 의복, 갑옷을 사용했는지 어떤 전략과 전술을 펼치었는지 알려주고 있다.
특히 무기와 장비 외에도 기타 물품들에 악기나 장신구등 매우 디테일한 부분에서 따로 목록이 있는 점이 특이하다.
세계 대부분의 역사학자들에게 역대 나라불문 시기불문 최고 황금기를 묻는다면 그들 모두 고대 로마를 꼽는다고 한다. 그러한 부분에서 나로서는 더욱이 이 책은 흥미를 갖기에 충분했다.
재밌어서 찍은 페이지. 예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모습 다 똑같은 듯 보인다.
아무튼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