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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 제로 - 마음의 중심을 잡고 평온을 찾는 시간
박현순 지음 / SISO / 2022년 3월
평점 :
절판
평온을 찾는 시간
마음의 중심을 잡고
마인드 제로.

"지금 당신의 마음은 어떤가요?"
이 문구를 처음 보았을 때 '그러게? 내 마음? 글쎄?' 고개를 갸웃거리며 어깨를 으쓱이다가 문득 진짜로 고작 지금 내 마음이 어떠한지를 왜 바로 답을 내올 수 없는지 의문이 들어 관심이 생긴 책.
지하철에서, 옆에 앉은 모르는 이가 CD플레이어가 안 된다며 건전지가 먹통이라고 그의 친구에게 말하는 소리에 '아, 나 때문인가 봐'라는 생각을 저도 모르게 했다는 저자. 건전지가 없는 것 조차 저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그런식으로 스스로를 자책하는 지경에까지 갔었다는 저자.
어찌보면 상당히 상식적이지 않고 비이성적인 모습으로만 비추어진다.
그러나 그 일화를 듣고 나는 나 또한 충분히 그럴 수 있음을 요즘 느끼고 있었다.
아무리 우울의 늪에 빠진 상태라 하여도 '나 만큼은 절대 안 그럴 것이다'라는 생각에 자신을 너무 확신하지 않는 것. 이것은 어떻게 보면 타인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방법 중 작은 것 하나가 아닐까.

사람과 사람은 서로 다르다.
모든 사람은 다르다. 각자 효율적으로 책을 읽는 방법이 다른 것도 당연하다.
나는 책을 한 권을 한번에 주르륵 읽는 것보다는 하루에 소단원 하나씩만 읽는 방법을 선호한다.
이렇게 읽으면 그렇게 읽은 책들 거의 대부분이 좀 더 내 흥미를 오래 붙잡아 두기도 했고 책 한 권 마다 하루에 기억할 수 있는 정보량이 커지기 때문이다.
하나의 대단원 당 7개.
7일이 5번 5주차의 분량에 맞는 총 35개의 소단원으로 나누어진 마인드제로는 의지없고 끈기없는 편이라고 '알아차림을 시작한' 나의 작은 부분까지도 잘 보듬어주는 책이 아닐까 조금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제일 도움이 되었고 제일 좋아하는 단원은 첫 단원.
사실 그저 내가 지금 무엇을 듣고 있는지,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는지, 내 기분이 어떠한지 내 반응이 어떠한지.
세밀하게 혹은 다양한 방법으로 알아차리는 것 그것이 그렇게 큰 거 없어 보이지만 '알아차린다'는 행위가 지금 이 책을 덮은 나로서는 매우 별거로 느껴진다.
한 번 알아차리기 시작하니까 내가 지금 정확히 이 곳에 있다는 것이 확연히 느껴졌기 때문.
시시각각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혹시 불편한 곳은 없는지 지금 기분은 어떤 지를 살피기 때문에 마치 내 스스로를 내가 옆에서 관찰하는 기분까지 든다.
그리고 이런 행위가 나에게 은근한 통제감과 안정감을 주기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
알아차린다고 뭐가 달라지냐고 시큰둥했다던 내담자들의 반문에 알아차리면 우리는 선택할 수 있다고. 초점을 맞춰야 하는건 프로세스고 선택권을 우리가 쥔다는 것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니 우리는 반복해서 알아차려야 한다는 작가의 강한 설득에 명쾌한 확신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가끔 삶이 너무 붕 뜬거 같고 길을 잃는 느낌이 자꾸만 들어 혼란스럽다면 이 책에게 유용한 도움을 받은 한 사람으로서 다른 여부 없이 이 마인드제로를 한번 읽어보시라고 권유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