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섬 No.01 창간특대호 - 종합학습만화지 종합학습만화지 보물섬 1
서울문화사 편집부 지음 / 서울문화사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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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이는 행복을 먹고 자라는 것 같다. 울 아들래미에게 <보물섬>을 사주니까 한껏 광대가 한껏 치켜 올라가며 웃더라. 시키지 않았던 예쁜 짓도 하고, 심부름도 잘 하구~ 매일 이러면 얼마나 좋아

~

그냥 만화책이라고 생각했는데, 학습 내용도 정말 알차고 좋았다. 워크북도 있어서 문제도 스스로 풀었다. 문제가 좀 어렵나 싶은데... 어려운 문제는 알아서 안 풀더라... -_-;;; 학부모 가이드북도 꽤 유용하다. 학부모를 위해 2013년 초등교육 개편이라든가, 겨울방학 학습대책도 알려주고... 내용면에서 정말 유익하고 깨알 같은 책이다. 우리 아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좋고... 시켜서 하는 공부가 아니라 스스로 하는 공부에도 도움도 되는 것 같으니... 좋은 학습책이면서 좋은 놀이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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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정원에서 - 죄악과 매혹으로 가득 찬 금기 음식의 역사
스튜어트 리 앨런 지음, 정미나 옮김 / 생각의나무 / 2005년 2월
평점 :
품절


'재치'라는 항목은 꼭 사람을 웃겨야 하는 예술 분야에서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특히 문장을 볼 때, 포복절도할 문장이 아니어도 그 문장이 진정한 재치(위트라고 해야 하나?)를 담고 있다면 독자는 시종일관 집중력을 가지고 문장을 대할 수 있으며, 그 덕에 책 전체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이 '악마의 정원에서'는 재치의 미덕을 가진 책이었다. 은근히, 지적이면서도 폼잡지 않는 재치를 보여준 책. 잘 읽힌다. 이건 책이 갖춰야 할 기본이면서도 의외로 많은 책들이 실패하는 부분이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책에 음식이 나오면 너무 그 부분이 좋았다. 한때는 기독교 신자였는데, 성경에서도 음식이 주요한 모티브로 등장하는 대목들을 무척 즐겨 읽었다. 소고기와 버터, 포도주, 만나, 메추라기, 무화과, 생선과 전병... 별로 나 자신과 실제로 연관이 많은 음식들이 아니어도 책에 나오면 너무 좋았다.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에서도 기억에 남는 건 주인공 소녀 하이디가 퐁듀식으로 데운 치즈와 빵을 먹는 장면, 그리고 고향을 그리워하며 흰빵을 몰래 쟁이는 장면들... 예를 들자면 한도 끝도 없다. 그런 나에게 음식이 테마인 책이라니 정말 고기가 물 만난 격이었다. 아, 정말 시종일관 즐겁게 봤다.

특히 이 책은 우연히 해외에 출장을 갔을 때 들고 갔는데, 활자중독인 내가 일주일간 그곳에서 읽을거리라고는 달랑 이것 하나였기 때문에(짐이 너무 많아 눈물을 지으며 다른 책들을 포기했다) 일주일간 대략 다섯 번을 읽은 진정한 애독서가 되어버렸다. 어느 부분을 넘겨도 좋아하는 음식의 이야기가 나오는 이 책이었기에 그나마 미치지 않고 나름 견딜 수 있었지 않았을까.

하지만 내가 보기에 이 책의 테마가 반드시 '금기'와 아주 밀졉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마지막에 '금기는 어느 정도 필요한 것이다'는 저자의 태도는, 본문 중에서 그 금기가 내포하고 있는 '차별'의 정서를 이야기할 때와 상충하는 느낌을 주어 조금 마땅치 않았다. 그냥 음식에 얽힌 인류사라는 시점을 가지고 끌어나갔어도 나쁘거나 산만해지진 않았을 텐데, 조금 오버가 아닌가 싶기도 했고.

가장 인상깊은 부분으로 나는 미테랑 대통령의 일화와, 크런치 스낵에 담긴 인간의 공격성을 꼽고 싶다. 내 안의 공격성을 잠재우지 못한 나는, 바로 포테토칩이 먹고 싶어졌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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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병도 만든다
외르크 블레흐 지음, 배진아 옮김 / 생각의나무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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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죽음'을 지고 태어난 존재, 당연히 그 알지 못하는 그 세계가 두렵다. 죽음을 향해 가는 가장 보편적인 길인 '질병'은 그래서 마찬가지로 두려운 것이다. 세계를 상대로 협박을 일삼는 부시와 마찬가지로, 제약업계는 이 원초적인 두려움을 적절히 활용하여 이윤을 창출한다.

아무도 믿지 못할 세상, 심지어 의사조차도. 불완전하고 구멍투성이인 의료체계 안에서 내가 정말 건강한지에 대해 의문을 품는 사람이 나 하나랴. 모두들 '나는 위가 좋지 않아'라든지, '지금은 감기 중반이야'라든지, 자신의 몸에 대해 잘도 진단을 내리곤 한다. 모두들 전문가 흉내를 내지만 도대체 이 세상에 누가 전문가란 말인가!

책을 읽고 나서 올 가을에 예정된 건강검진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고, 얼마 전에 받은 자궁암 검진에 헛돈을 쓴 건 아닌지 불안해하고 있는 귀 얇은 독자는 그래도 어느 쪽이냐 했을 때 지나친 의학화가 이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다는 저자의 의견에 동조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기 전, 나에게도 정상적인 임신과 출산이라는 과정을 임신 확인부터 출산까지 병원을 들락거리며 '왜 내가 환자 취급을 받는가'에 대한 의문을 품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건강하다. 그리고 정신부터 건강하고 싶다.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권하고 싶다. 이 책은 특히 기자의 섣부른 지식 상태로 써갈기는 신문의 의학면을 읽고 있는, TV의 건강 프로와 의료채널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예방의 의미로 한 번쯤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 하지만 하드커버 양장 스타일은 약간 과하지 않았을까? 좀 더 실용적인 서적 스타일이었으면 좋았을 듯싶다. 지하철에서 주로 독서를 하는 뚜벅이 독자에게 하드커버는 손목 부담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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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UN) 4집 - Reunion
유엔(UN) 노래 / 지니(genie)뮤직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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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목소리를 들으며 설레인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이다.  나에겐 UN이라는 이름의 듀오의 목소리가 그렇다. 2002년 가을 선보였던 정규앨범 이후로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려 이 듀오의 새 앨범이 선보였다. REUNION이라는 의미심장한 앨범 타이틀에는 항간에 떠돌았던 이런저런 소문에 대한 한 방이 느껴져 아주 속시원하다. ^^

이 앨범은 전체적으로 아주 듣기 편하게 구성되어 있다. 소위 '영혼을 내지르는' 스타일의 창법, 과도한 바이브레이션만을 편애하는 사람들에겐 그게 밋밋함으로 받아들여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이 사회를 매일매일 힘들고 덥게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그저그런 '댄스'와 '꽃미남' 그룹이라는 선입견을 버리고, 다리를 쭉 펴고 시원한 옷차림으로 편하게 앉아 이 앨범을 듣기를 권하고 싶다. 흥겨운 디스코(허니문)로 시작해서, 감미로운 미디엄 템포(사랑할 걸 그랬나 봐), 다시 약간은 느끼한 여름 낭만의 보사노바(연인들의 바다), 그리고 비내리는 저녁 같은 발라드(리멤버), 차분한 김정훈의 솔로 발라드(알아요), 그 다음엔 우주로 튕겨나가고 싶을 정도로 귀여운 최정원의 디스코 넘버(Romantic Boy Cosmic Girl)를 지나, 클라이막스가 의외로 짜릿한 미디엄 템포(Love of my life), 애절한 가사가 남는 발라드(늘...)를 찍고, 그리고 지난 앨범의 'Full moon'을 연상시키는 도발적이고 직설적인 댄스넘버(Butti), 다시 천진난만하게 여름을 선동하는 댄스(Paradise), 마지막으로 차분하게 서정적인 미디엄 템포(아주 가끔). 쭉, 들어보자. 개인적으로 무척 아끼는 김정훈의 미성과, 활력과 에너지에 넘치는 최정원의 목소리는 전혀 다르면서도 훌륭하게 다시 합친다. 1집부터 함께 작업해온 최수정과 이정현 콤비는 대중음악의 달콤함을 맘껏 풀어내준다. 특히 김정훈의 목소리는 남성적이고 거친 맛을 많이 보여주려고 하던 3집과 스페셜 앨범에서 다시 방향을 선회해서 1집 때보다 더 다듬어지고 매끈해진 사탕 같은 목소리를 내는데, '사랑할 걸 그랬나 봐'의 서두 부분은 그의 목소리를 맘껏 즐길 수 있게 해준다.

타이틀 '허니문'과 무척 유엔스러움이 살아 있는 'Butti'를 가장 추천하고 싶다. 더운 여름 운전하느라 짜증이 심할 오너 드라이버 친구들에게 하나씩 건네고 싶은 그런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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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론 범죄
칼 마르크스 지음, 이승은 옮김 / 생각의나무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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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은 저자의 이름 자체가 무척 혼란스럽다. 이게 소설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책 표지를 넘길 사람이 꽤 많을 것이란 확신이 든다. 칼 마르크스의 일기를 소재로, '칼 마르크스'가 썼다. 실제 저자와 소설 속의 화자의 직업과 상황도 일치하는 듯하다. 픽션의 모든 요소를 다 갖추었노라고 자신만만하게 서두를 여는 이 작품은, 알 수 없는 암호문으로 미스터리물의 출발점에 선다.

우연히 발견한 의문의 일기와, 그것이 진짜일지도 모른다고 믿는 사람들 사이를 오가며 이야기는 진행된다. 현재의 노숙자가 된 마르크스의 때로 시니컬하고 때로 격렬한 일기의 내용은 분명히 매력적이고, 지금 이곳에 살고 있는 우리를 그에게 좀더 가까이 데려간다. 쓰레기통을 뒤지다 발견한 빈 지갑 속의 신분증 같은 것을 주인에게 찾아줄 때의 유형별 공략법과, 은행강도가 쓰레기통에 현금보따리를 숨겨놨을 확률을 계산하는 복권 이야기는 무척 흥미롭다. 내가 보기에 이 책을 통틀어 가장 재기가 넘치는 부분이다.


인류의 보편적인 물리법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영생' 개념 위에서 짜여진 이 이야기는, 설정 자체에서 어쩔 수 없는 무리를 보이기도 한다. 내가 완고한 독자여서일까? 그리고 '신'을 이야기하는 유물론자 마르크스는 너무 낯설다. 자신의 상황을 너무나 잘 받아들이고 있는 그의 모습이... 그의 결코 자랑할 구석이 없는 사생활에 관한 절정부의 고백도, 오히려 나는 현재의 그를 과거와 연결하는 에피소드 쪽이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픽션은 어디까지나 픽션, 하지만 개연성을 충분히 보여주어야 한다는 내 굳은 생각에 동명이인 칼 마르크스의 이 재기발랄함은 상상 과잉으로 느껴졌다. 이래서야 상상 예찬을 하며 미래를 이끌어갈 수 있을까. 내 참. -_-;; 내 안에도 '마르크스'가 어떤 우상 중 하나였기 때문에 이 소설이 불경하게 느껴진 걸까? 무신론자이고 유물론자인 나의 취향에 영 안 맞았던 걸까? 모르겠다. 다른 독자들의 의견도 듣고 싶어진다.

 

그리고 덧붙여, 스페인 계단이라는 영생의 계단(좋은 건 아닌 것 같지만)을 내려올 권리는 어느 정도의 유명세와 인류공헌에 따라 결정되는 걸까? 역시 신만이 아시나? 책에 언급된 많은 독일계 유명인들 이름들을 난 당최 모르겠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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