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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UN) 4집 - Reunion
유엔(UN) 노래 / 지니(genie)뮤직 / 2004년 6월
평점 :
품절
누군가의 목소리를 들으며 설레인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이다. 나에겐 UN이라는 이름의 듀오의 목소리가 그렇다. 2002년 가을 선보였던 정규앨범 이후로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려 이 듀오의 새 앨범이 선보였다. REUNION이라는 의미심장한 앨범 타이틀에는 항간에 떠돌았던 이런저런 소문에 대한 한 방이 느껴져 아주 속시원하다. ^^
이 앨범은 전체적으로 아주 듣기 편하게 구성되어 있다. 소위 '영혼을 내지르는' 스타일의 창법, 과도한 바이브레이션만을 편애하는 사람들에겐 그게 밋밋함으로 받아들여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이 사회를 매일매일 힘들고 덥게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그저그런 '댄스'와 '꽃미남' 그룹이라는 선입견을 버리고, 다리를 쭉 펴고 시원한 옷차림으로 편하게 앉아 이 앨범을 듣기를 권하고 싶다. 흥겨운 디스코(허니문)로 시작해서, 감미로운 미디엄 템포(사랑할 걸 그랬나 봐), 다시 약간은 느끼한 여름 낭만의 보사노바(연인들의 바다), 그리고 비내리는 저녁 같은 발라드(리멤버), 차분한 김정훈의 솔로 발라드(알아요), 그 다음엔 우주로 튕겨나가고 싶을 정도로 귀여운 최정원의 디스코 넘버(Romantic Boy Cosmic Girl)를 지나, 클라이막스가 의외로 짜릿한 미디엄 템포(Love of my life), 애절한 가사가 남는 발라드(늘...)를 찍고, 그리고 지난 앨범의 'Full moon'을 연상시키는 도발적이고 직설적인 댄스넘버(Butti), 다시 천진난만하게 여름을 선동하는 댄스(Paradise), 마지막으로 차분하게 서정적인 미디엄 템포(아주 가끔). 쭉, 들어보자. 개인적으로 무척 아끼는 김정훈의 미성과, 활력과 에너지에 넘치는 최정원의 목소리는 전혀 다르면서도 훌륭하게 다시 합친다. 1집부터 함께 작업해온 최수정과 이정현 콤비는 대중음악의 달콤함을 맘껏 풀어내준다. 특히 김정훈의 목소리는 남성적이고 거친 맛을 많이 보여주려고 하던 3집과 스페셜 앨범에서 다시 방향을 선회해서 1집 때보다 더 다듬어지고 매끈해진 사탕 같은 목소리를 내는데, '사랑할 걸 그랬나 봐'의 서두 부분은 그의 목소리를 맘껏 즐길 수 있게 해준다.
타이틀 '허니문'과 무척 유엔스러움이 살아 있는 'Butti'를 가장 추천하고 싶다. 더운 여름 운전하느라 짜증이 심할 오너 드라이버 친구들에게 하나씩 건네고 싶은 그런 앨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