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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봄
조선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10월
평점 :
영한, 정희, 하민, 동민 네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들은 윤이 대통령이 되면서부터 가족 사이에 냉기가 흐르기 시작한다. 좌파에서 우파로 변한 동민이 사전투표를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영한과 정희는 어떻게 내 아들이 이렇게 변했나 한탄한다. 이렇게 네 가족은 가족이란 제도 속에서 서로 마음이 점점 멀어져 가게 되고 이로 인해 대화조차 사라진 서먹한 관계가 되고 만다. 정말 그들의 관계를 보고 있으면 사계절 중 겨울이 생각난다. 그 정도로 차갑디 차가운 공간이다. 과연 그들에게 다시 봄이 찾아올 수 있을까?
종교관은 같지만, 정치색은 다른 네 가족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마냥 정치에 관한 네 가족의 생각만을 담고 있는 책이라기보다는 LGBT, 정년퇴직 후 허망함, 취업 문제 등 실제 요즘 사람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도 함께 이야기에 담고 있다. 그래서 그들이 자신의 인생을 가로막고 있는 고난 앞에서 어떻게 이 고난을 헤쳐나가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이름만 가족이던 이 사람들이 어떻게 다시 완전한 가족이 되어가는지 매우 자세하고 진지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나도 이 가족이 어떻게 다시 봉합될지 추측하며 더욱더 몰입하게 된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미래는 계속해서 바뀌어 나간다. 지금 이 순간도 바뀌어가고 있다. 결국 어느 한쪽만 옳은 정치, 사상, 국가는 없다. 과거에만 머물러 있다면 그것은 구시대적인 사상으로만 기억될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새로움을 받아들이고 고칠 건 고치고 받아들일 건 받아들여야 한다.
내가 이 책을 읽고 든 생각은 가족 간에 정치 얘기는 금물이라는 것이다. 선후배 사이에도, 동료 사이에도, 심지어 친구 사이에도 이렇게 정치를 바라보는 시선이 다른데 가족이라고 다 똑같이 생각할 수 있겠는가? 서로 상반된 입장을 갖고 있는 영한, 정희, 하민과 동민은 계속해서 부딪히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지 않으며 비난하기만 한다. 이 모습이 마치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서로의 악행을 고발하며 비난하기만 하는 좌파와 우파, 제대로 된 공약은 없고 이 사람이 왜 대통령이 되면 안 되는지 설교하기만 하는 후보들, 서로의 다른 점을 이해하고 존중하기보다는 서로 혐오하고 헐뜯기만 한다. 이것이 날이 갈수록 점점 심해지고 있는데, 이 모습이 네 가족의 모습과도 같아 가슴이 답답해진다. 어느 순간부터 정치계를 바라보면 이것이 정치인가 아니면 싸움장인가 혼돈되는 순간이다.
솔직히 이 책은 지금 대한민국의 어느 가족에 이야기를 담아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우 현실적이고 사실적이다. 계속 읽고 있으면 소설이 아니라 내가 다큐멘터리 한 편을 본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다. 그만큼 작가님께서는 지금 우리가 풀어나가야 할 문제들을 계속해서 말하고 있다. 솔직히 이 책을 읽기 전 정치 이야기라면 학을 떼는 내가 과연 이 책을 재밌게 읽을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며 읽었는데 역시 재밌게 읽으면서도 진지하게 지금 이 세대가 갖고 있는 문제에 관해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이 책은 모두가 꼭 읽어봐야 하는 책이 아닐까 생각하게 만든다. 서로가 가진 사상이 다르다고 마냥 혐오하고 경쟁하기보다는 서로의 차이점을 존중하며 같이 협력하고 공존하는 삶을 살아보는 것은 어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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