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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트 - 어느 작은 개구리 이야기
제레미 모로 지음, 박재연 옮김 / 웅진주니어 / 2025년 10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이 글은 디지털 감성 e북 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얼핏 책 소개를 보았을 때는 개구리의 성장기를 만화처럼 다룬 책이라 생각해, 아이들에게 과학적으로도 도움이 되겠다 싶어 선택했다.
그런데 막상 책을 펼쳐보니 예상보다 훨씬 더 깊고 진지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주인공 개구리의 이름은 ‘알리트’. 책 속에서 그 이름은 풀리지 않는 매듭이라는 뜻을 지닌다고 한다. 왜 그런 의미를 담았을까 생각하며 읽어 내려가다 보면, 그 이유를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이야기는 알리트의 아버지 개구리가 새끼 개구리의 알을 옮기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책 말미에서는 성장한 알리트가 똑같이 알을 옮기고 있는 모습으로 마무리된다.
‘알리트’를 산파개구리라고도 부르는 이유가 여기서 드러난다. 이름 속 ‘풀리지 않는 매듭’은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끊임없이 순환하는 생명의 흐름을 상징하는 듯하다. 아버지의 여정을 이어받아 알리트가 또 다른 삶의 시작을 품는 장면이 인상 깊게 다가왔다.

이 과정에서 책은 먹이사슬을 비롯해 자연 속 관계를 보여주지만, 그것을 선악의 문제로 단정하지 않는다. 그저 자연의 질서 속에서 이어지는 생명의 이야기일 뿐이다.
책에는 글자 없이 그림만으로 구성된 페이지가 많아, 부모가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설명을 덧붙여 줄 수 있다. 어린아이에게 혼자 읽도록 주기보다는 함께 읽으며 생명에 대한 대화를 나누기 좋은 책이라고 느꼈다.
책을 다 덮을 즈음, 생각이 깊어지면서 마음 한켠이 먹먹해졌다. 작은 개구리 알리트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생명의 순환과 그 안의 무게를 조용히 되새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