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책
카타리나 폰 데어 가텐 지음, 앙케 쿨 그림, 심연희 옮김 / 다산어린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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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디지털 감성 e북 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입니다.


책장을 펼치는 순간, 단어의 향연이 시작된다.

우리말 속 ‘죽음’을 뜻하는 수많은 표현들이 2페이지를 가득 채운다. 그렇게 첫 장부터 죽음은 하나의 단어가 아닌, 수많은 삶의 형태로 다가온다.


죽음은 설명하기 어려운 주제다. 아이에게조차 쉽게 꺼내지 못한다. 그러나 이 책은 그 어려움을 단어로, 이야기로, 직업의 현장으로 끌어내어 보여준다.

죽음을 다루는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우리는 죽음의 ‘무게’가 아니라 ‘결’을 느끼게 된다.


죽음은 늘 우리 곁에 있지만, 대부분의 우리는 그 존재를 보지 않으려 한다. 그러나 이 책은 그 외면의 어둠 속에서 빛나는 죽음을 보여준다. 누군가의 마지막이 누군가의 배움이 되고, 누군가의 끝이 또 다른 시작이 될 수 있음을 조용히 일깨운다.


의외의 페이지가 있었다.

진지한 죽음의 이야기 속에 ‘죽음 관련 농담’이 등장한다. 그 짧은 유머들이 만들어내는 여백 덕분에, 독자는 숨을 고르고 다시 죽음을 마주할 용기를 얻는다.


그리고 이 한 문장이 오래 남았다.


죽음은 누군가의 끝일 수 있지만, 모두의 끝은 아니다.


죽음을 통해 삶을 이야기하는 책,

죽음을 무겁게 다루지 않으면서도 그 경건함을 잃지 않은 책.

『죽음의 책』은 죽음을 두려움이 아닌 이해의 언어로 풀어낸, 진정한 ‘삶의 기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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